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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활동가에서 평화운동가로

RCE에서 사무국장을 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이 사회의 모델을 하나 만들고 싶다. 통일이 됐을 때 지금의 자본주의 거대 문명이 아닌 좀 작은 문명, 적정한 문명이 돼야 된다. 작고 서로 협동해서 만들어 내는 그런 사회를 준비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보여 주는 작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인제시에서는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인제군은 인구 밀도가 가장 낮고 면적이 크다. 산림의 비중도 높다. 군사적으로 접경지대이니 규제와 제약이 많아 개발이 안 되었다. 역설적으로 그 덕분에 많은 생명들이 복원됐다.

땅으로 돌아가다

사람이 흙과 가까이 살아야 한다. 자연과 닿은 접점이 없으면 안 된다. 사람과 닿은 유대감도 필요하지만 자연과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땅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내가 하는 행위가 3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를 짓는 것이다. 땅과 멀어지고 자연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 내가 건축 설계를 해서 자연을 더 밀어낸다는 생각이 컸다. 공동체에 대한 갈증도 있었다. 설계하면서 노인정이나 보육시설, 커뮤니티 공간을 그리는 것은 마을 공동체처럼 서로 어우러져 사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하지만 빈 공간으로 남는다. 허탈감이 있었다. 그만둘 때 사장님이 왜 그만두냐고 물어봐서 답했다. 나는 건축의 디자인이 아니라 사회를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32살이었다. 선택한 곳은 강원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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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디자인이 아니라 사회를 디자인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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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군은 인구 밀도가 가장 낮고 면적이 크다. 산림의 비중도 높다. 군사적으로 접경지대이니 규제와 제약이 많아 개발이 안 되었다. 역설적으로 그 덕분에 많은 생명들이 복원됐다. 생물 다양성은 문화 다양성과 연관이 있다고 본다. 북의 도시들이 인제와 비슷하다. 인제시에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내면, 통일 후에 이 도시모델이 북의 도시에 좋은 사례로 쓰일 수 있다. 전쟁으로 분단으로 인제는 단절된 길이 많다. 단절된 것은 연결되어야 한다. 그것이 평화다. 사람도 연결해서 서로 돕게 해야 한다. 마을과 마을도 연결해야 하고, 분단으로 단절된 길도 연결해야 한다. 사단법인 '인제천리길'의 시작이다. 단절된 길을 걷는다. 인제가 끝이 아니다.

생태활동가에서 평화운동가로

RCE에서 사무국장을 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이 사회의 모델을 하나 만들고 싶다. 통일이 됐을 때 지금의 자본주의 거대 문명이 아닌 좀 작은 문명, 적정한 문명이 돼야 된다. 작고 서로 협동해서 만들어 내는 그런 사회를 준비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보여 주는 작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인제시에서는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땅으로 돌아가다

사람이 흙과 가까이 살아야 한다. 자연과 닿은 접점이 없으면 안 된다. 사람과 닿은 유대감도 필요하지만 자연과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땅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내가 하는 행위가 3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를 짓는 것이다. 땅과 멀어지고 자연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 내가 건축 설계를 해서 자연을 더 밀어낸다는 생각이 컸다. 공동체에 대한 갈증도 있었다. 설계하면서 노인정이나 보육시설, 커뮤니티 공간을 그리는 것은 마을 공동체처럼 서로 어우러져 사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하지만 빈 공간으로 남는다. 허탈감이 있었다. 그만둘 때 사장님이 왜 그만두냐고 물어봐서 답했다. 나는 건축의 디자인이 아니라 사회를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32살이었다. 선택한 곳은 강원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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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흠 | 건축디자인이 아니라 사회를 디자인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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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272-2 타워갤러리 7층

지사: 경기도 시흥시 동산길33, 숲 1976

신문등록번호 경기-아53860|출판 제2023-000129

발행인 박수영|편집인 김용만|대외협력총괄 박성미|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진아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maill to: planet03.fore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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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 경기도 시흥시 동산길33, 숲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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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정의로운 전환’

고용과 환경 사이의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한 키가 바로 ‘정의로운 전환’이다. 이를 단순히 일자리 창출이나 보존이라는 협소한 개념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탄소 배출 기업의 폐쇄에 동의하는 대신 노동자와 지역 주민이 당하는 희생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만드는 과정, 즉 사회주의로 희생을 분담하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 ‘정의로운 전환’에 해당한다. 단순히 공장을 없애는 것에 멈추지 않고, 탄소 배출, 생태 보전과 관련해서 노동자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공장 내 탄소 배출 실태를 조사하고, 에너지 효율화를 고민하고, 소비와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고, 식단을 바꾸고 통근 버스를 바꾸고 하는 그런 아주 사소한 움직임까지 모든 노력이 ‘정의로운 전환’에 해당된다. 더 이상 희생은 대안이 될 수 없다.

환경과 노동, 대립할 수밖에 없을까?

1990년대 중반에, 연맹의 위원장을 했었다. 그때 우리 연맹에 소속된 노조 중 하나가 대구염색공단 노조였다. 이른바 염색 과정에서 불법 폐수 배출로 악명이 높았다. 대구 염색공단 노조가 단체 교섭을 진행하다 교섭이 풀리지 않으니, 노조 위원장이 ‘최소한의 요구조차 들어주지 않으면, 염색 공단의 불법 폐수 방류 사실을 공개하겠다.’라는 최후의 수단을 꺼내었고 실제로 공개했다. 이 사태의 결과로 위원장은 조합원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회사로부터는 징계를 받았다. 또 다른 일례가 있다. 민주노총이 탈원전 성명을 발표했을 때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의 노조가 민주노총 산하에 존재했다. 이들은 ‘조합원의 이익에 반하는 선언을 민주노총이 할 수 있느냐.’라며 항의했다.

노동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1970년대 중반 학생운동이 활발하던 때, 사회 변혁에 대해 '믿거나 말거나'로 생각했었고, 그 주체가 노동자라고 봤다. 일명 ‘공활’을 다니며 공장으로 들어가 노동을 체험하기도 하고, 그런 과정에서 친구와 선배를 잘못 만나 ‘박태주’ 하면 노동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삶을 살게 되었다. 2016년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에서 정년 퇴임을 했다. 2017년부터 2019년에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의 상임위원이었다. 1987년부터 이제까지 노동조합원이자 노사관계연구자로서 부단히 움직여 왔다. 현재는 ‘60+ 기후행동’에서 활발히 기후 위기 대응에 참여 중이다. 날카로운 눈빛과 봄볕처럼 따스한 배려를 가진 박태주 박사를 만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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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주 | 노동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삶

희생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정의로운 전환’

고용과 환경 사이의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한 키가 바로 ‘정의로운 전환’이다. 이를 단순히 일자리 창출이나 보존이라는 협소한 개념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탄소 배출 기업의 폐쇄에 동의하는 대신 노동자와 지역 주민이 당하는 희생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만드는 과정, 즉 사회주의로 희생을 분담하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 ‘정의로운 전환’에 해당한다. 단순히 공장을 없애는 것에 멈추지 않고, 탄소 배출, 생태 보전과 관련해서 노동자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공장 내 탄소 배출 실태를 조사하고, 에너지 효율화를 고민하고, 소비와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고, 식단을 바꾸고 통근 버스를 바꾸고 하는 그런 아주 사소한 움직임까지 모든 노력이 ‘정의로운 전환’에 해당된다. 더 이상 희생은 대안이 될 수 없다. 기후 위기에 따르는 대전환이 있어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희생해 달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성장이 멈추는 사회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

환경과 노동, 대립할 수밖에 없을까?

1990년대 중반에, 연맹의 위원장을 했었다. 그때 우리 연맹에 소속된 노조 중 하나가 대구염색공단 노조였다. 이른바 염색 과정에서 불법 폐수 배출로 악명이 높았다. 대구 염색공단 노조가 단체 교섭을 진행하다 교섭이 풀리지 않으니, 노조 위원장이 ‘최소한의 요구조차 들어주지 않으면, 염색 공단의 불법 폐수 방류 사실을 공개하겠다.’라는 최후의 수단을 꺼내었고 실제로 공개했다. 이 사태의 결과로 위원장은 조합원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회사로부터는 징계를 받았다. 또 다른 일례가 있다. 민주노총이 탈원전 성명을 발표했을 때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의 노조가 민주노총 산하에 존재했다. 이들은 ‘조합원의 이익에 반하는 선언을 민주노총이 할 수 있느냐.’라며 항의했다. 대구 염색공단 노조의 일에서 처음 당혹감을 느끼고, 탈원전 성명 때 또 한 번 당혹감을 느꼈다. ‘환경과 노동은 근본적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는가.’라는 의문이었다.

노동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1970년대 중반. 학생운동이 활발하던 때, 사회 변혁에 대해 '믿거나 말거나'로 생각했었고, 그 주체가 노동자라고 봤다. 일명 ‘공활’을 다니며 공장으로 들어가 노동을 체험하기도 하고, 그런 과정에서 친구와 선배를 잘못 만나 ‘박태주’ 하면 노동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삶을 살게 되었다. 2016년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에서 정년 퇴임을 했다. 2017년부터 2019년에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의 상임위원이었다. 1987년부터 이제까지 노동조합원이자 노사관계연구자로서 부단히 움직여 왔다. 현재는 ‘60+ 기후행동’에서 활발히 기후 위기 대응에 참여 중이다. 날카로운 눈빛과 봄볕처럼 따스한 배려를 가진 박태주 박사를 만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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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주 | 노동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