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경포호수 인공분수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 모임 

 

2024-12-6 김사름 기자

경포호수 인공분수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의 모임 인스타그램 이미지 캡처https://www.instagram.com/keep_gyeongpo.lake?igsh=aTNzNTg4MTA4em11
경포호수 인공분수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들. 인스타그램 keep_gyeongpo.lake에서 캡처. https://www.instagram.com/keep_gyeongpo.lake?igsh=aTNzNTg4MTA4em11

‘경포호수 인공분수 설치 반대 시민 모임’은 강릉시가 대규모 인공분수 시설 추진을 위한 주민동의서 작성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강릉시가 인공분수 시설이 수질 개선 사업이라고 설명하지만,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 모임은 주민동의서가 부실하고 기만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서 무효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민 모임은 향후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하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며, 진행 중인 경포호수 인공분수 설치 사업을 전면 중단하라는 온라인 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포호는 바다와 이어지는 넓이 1,256,204평방미터(38만 평)의 자연호수로, 겨울 철새도래지 (청둥오리, 원앙 등)이며 경포호에는 붕어, 잉어, 숭어, 가물치, 뱀장어 등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보호지구다. 사진  http://gyeongpolake.co.kr/about/
경포호는 바다로 이어지는 넓이 125만6204㎡(38만 평)의 자연호수로 겨울 철새(청둥오리, 원앙 등)의 도래지이며 붕어, 잉어, 숭어, 가물치, 뱀장어 등이 서식하는 자연보호지구이다. 사진 http://gyeongpolake.co.kr/about/

강릉시는 20년 전 논란이 되어 중단된 경포호수 대규모 인공분수 설치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강릉시는 해당 사업을 수질 개선 사업으로 설명하고, 통반장과 관조직을 통해 주민동의서를 받고 있다. 그러나 주민동의서에는 수질 개선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근거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인공분수는 길이 400m, 분수 분출 시 최대 높이 150m에 달하며, 사업비로 약 250억 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시민들은 경포호수에 인공분수를 설치하는 사업에 대한 크게 우려하고 있다.


경포호수는 6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석호로, 생태계의 보고이자 강릉 지역의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경포호수를 포함한 동해안의 석호는 우리나라 유일의 자연호수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중요한 자연생태 경관 자원이다. 경포호수는 자연환경보전지역이자 생태관광지구로 지정되어 있으며, 주변에는 다양한 문화재와 천연기념물을 비롯한 많은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경포호는 본래 자연 경관과 생태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특정 지역 내 개발을 제한하는 도립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 경포호를 둘러싼 개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도립 공원 해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결국 2014년 경포호의 도립 공원 해제가 결정되었고, 이에 따라 공식적으로 경포호 주변 지역의 개발이 가능해졌다. 도립 공원 해제 이후 경포호는 법적 규제 완화로 지속적인 개발 위협에 직면했지만, 시민들의 보전 노력과 강릉시의 습지 복원 덕분에 난개발을 막을 수 있었다. 또한 경포호수에 인공시설물을 설치하려는 여러 시도와 계획이 있었으나, 경포호의 자연성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노력으로 이를 저지한 사례들이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동계올림픽 당시 시민들의 동의 없이 호수 내 인공구조물이 설치되자, 시민사회는 반대의 목소리를 낸 바가 있다.


경포호의  큰고니 사진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인디카'  의 대서천  작품  http://www.indica.or.kr/xe/Birds/1861844
경포호의 큰고니 사진.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인디카'의 대서천 씨 작품 http://www.indica.or.kr/xe/Birds/1861844

자연경관으로서 큰 가치를 지닌 석호에 인공구조물이 설치되면, 자연호로서 지닌 본래 가치가 상실되고, 이후 인공호로 취급돼 가치 훼손이 심각해질 수 있다. 이는 시설물이 자연경관에 한번 설치되면 그 원상 복구가 불가능한 비가역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한 사업이 이뤄지면 보통 다른 개발 사업들도 연쇄적으로 잇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사업의 본래 목적인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보완, 관광자원 활용은 무색해지고, 결국 자연호의 기능을 훼손되고, 관광자원 가치도 떨어뜨리게 된다.


강릉시가 인공분수를 설치하려는 경포호는 겨울철새들의 주요 먹이 터이자, 겨울에도 유일하게 얼지 않는 곳으로 많은 새들이 집단을 이뤄 모이는 장소다. 또 자연경관이 빼어나 시민들에게 많은 위로와 영감을 주는 휴식처이자 강릉 지역 생물종다양성을 보전하는 핵심 지역으로 여겨진다. 이곳에 대규모 인공구조물을 설치하는 일은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 인공분수가 쏟아내는 물의 흐름이 호수에 영향을 미치면, 퇴적물이 흩어져 생태계에 부정적일 수 있고, 수질 악화와 생물 종의 서식 환경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현재까지 나온 석호 관련 보고서와 논문을 보면, 자연석호는 습지로 오랫동안 기능해 와서 석호 수면 아래 두꺼운 퇴적층이 있고, 여기에 많은 양의 양분을 축적한 부영양호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인공분수에 의해 퇴적물이 분산하면 수질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인공적인 관리로는 수질이 크게 개선될 수 없으며 오히려 호수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 적당한 부영양호적 성격 덕분에 경포호와 같은 석호는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기에 유리한 환경이다. 단순히 수질 개선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경포호를 다양한 생물들이 균형 있게 공존할 생태계라는 관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이미 여러 논문과 보고서들은 경포호에서 풍부한 생물종 다양성이 잘 유지됨을 알려 준다. 수질 중심의 관리가 아닌 생태계 기반의 관리가 필요함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온 사항이다.


경포호에 설치할 분수의 수질개선 효과를 확실히 증명하지 않는다면, 시에서 계획한 수질 개선 사업 효과가 과대 포장되었다는 의혹이 생긴다. 예기치 못한 부정적인 결과가 일어나도 이미 훼손된 자연환경은 돌이킬 수 없고, 시민들의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강릉시는 수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는 인공분수 설치에 대해 구체적인 세부 예산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댓글 0개

Comments

Rated 0 out of 5 stars.
No ratings yet

Add a rating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