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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ㅣ플라스틱 국제 협약의 현재와 미래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현황, 국제 사회가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주요 국가 간 갈등과 산업계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플라스틱 협약은 생산-소비-폐기 단계의 전면적 규제와 개발도상국 지원을 목표로 하지만, 법적 구속력과 재정 지원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25-01-24 황희정 기자

2024년 그린피스 최고의 사진들에 선정된 사진 중 하나. 그린피스 필리핀은 영 어스 세이버스(청소년 지구 보호대), 라 유니온의 환경 보호 단체, 지역사회 단체, 시민들과 함께 '라 유니온 어비즈톤도' 해안에 거대한 현수막을 펼쳐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지금 플라스틱 시대를 끝내 달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출처: https://www.greenpeace.org/korea/update/32847/blog-etc-2024gp-best-photo/)
2024년 그린피스 최고의 사진들에 선정된 사진 중 하나. 그린피스 필리핀은 영 어스 세이버스(청소년 지구 보호대), 라 유니온의 환경 보호 단체, 지역사회 단체, 시민들과 함께 '라 유니온 어비즈톤도' 해안에 거대한 현수막을 펼쳐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지금 플라스틱 시대를 끝내 달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출처: https://www.greenpeace.org/korea/update/32847/blog-etc-2024gp-best-photo/)

국제적 협력이 필수적인 플라스틱 문제


플라스틱 오염은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환경 문제 중 하나다. 연간 약 4억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일회용으로 쓰이고 버려진다. 해양에는 약 1억5천만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떠다니고, 매년 800만톤 이상이 추가로 유입된다. 이러한 오염은 환경,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고 인간의 건강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은 식수, 공기, 식품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고, 장기적으로 심혈관계 질환, 호흡기 문제, 호르몬 교란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고자 국제 플라스틱 협약 회의(INC, Intergovernmental Negotiation Committee)를 2022년 11월 말부터 지금까지 추진해 오고 있다. 협약의 핵심 목표는 생산, 소비, 폐기 단계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대폭 줄이는 것이다. 기존의 선형경제 모델(생산-소비-폐기)을 대체할 수 있는 순환경제 모델로의 전환, 국제 협력 강화, 해양 환경 보호 등도 협약의 목표다.


협약의 배경과 5차에 걸친 국제 플라스틱 협약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논의는 2019년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행동이 필요하다는 결의에서 시작됐다. 2022년 UNEA5.2(제5차 유엔환경총회 2부 회의)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 협약” 채택이 공식화되며, 협상의 초석이 마련되었다. 이는 175개국의 국가가 참여한 결의로 전 세계적인 협력과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협상은 각국 정부,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 단체들이 참여하는 다자간 회의 형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에 따라 2022년 11월 우루과이 푼타델에스테에서 진행된 INC-1(1차 국제 플라스틱 협약 회의)부터 2024년 11월 부산에서 진행된 INC-5(5차 국제 플라스틱 협약 회의)까지 총 5회에 걸친 국제 플라스틱 협약 회의가 진행되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초안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과 포장재 생산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거나 금지하는 플라스틱 생산 제한, 생산자가 제품의 전 수명 주기에 걸쳐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관리하도록 하는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EPR), 국제 모니터링 및 데이터 공유, 개발도상국 지원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 지원 부분에는 기술적, 재정적 자원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이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국제적 지원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있다.


제5차 국제 플라스틱 협약 결렬


부산에서 5차 회의를 시작하며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이 “시대를 초월한 협약을 만들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 것에 반해, 협상은 명확한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종료됐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5차에 걸쳐서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이유는 각국의 입장 차이가 첨예했던 것에서 찾을 수 있다.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폴리머의 생산 규제가 가장 큰 쟁점이었는데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소수의 산유국들의 극렬한 저항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 세계의 약 99%의 플라스틱이 석유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으로서 석유 기반 플라스틱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플라스틱 생산 감축 목표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며, 대체 기술 개발보다는 기존 플라스틱 생산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러시아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유사하게 석유 및 화학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플라스틱 생산 감축보다는 재활용 기술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협약 결렬의 다양한 이유들


이러한 플라스틱 생산 감축 목표에 대한 이견 외에도 법적 구속력에 대한 이견, 지원 자금 규모와 배분 문제 등이 이번 협약의 주요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EU와 일부 선진국은 강력한 법적 구속력을 주장한 반면에,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와 같은 국가는 이를 국가 주권 침해로 간주했다. 또한 개발도상국들은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배분 방안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선진국은 재정 부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2023년 부산 회의에서 주최국으로서 중재자 역할을 기대받았으나, 주요 국가 간 이견을 조율하는 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국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기술적 경험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국제 협상에서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플라스틱 협약이 나아가야 할 길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제5차 정부간협상회의는 2025년 추가 회의를 열어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협약의 성공 여부는 국가 간 협력과 이행 의지, 산업계와 시민사회의 참여에 달려 있다. 플라스틱 문제는 단일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글로벌 과제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협약은 여러 도전 과제들을 안고 있다.

우선 협약의 효과를 보장하려면 강력한 법적 구속력이 필요하지만, 일부 국가의 반대와 산업계의 로비로 인해 제한적인 구속력만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계의 저항도 무시할 수 없다. 산업계의 반발은 협약 채택과 이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기술 및 재정 지원의 격차도 협약의 실행 가능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제들은 주요 국가들의 협력, 산업계와의 협력, 법적 구속력 확보 등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 주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재정 및 기술 지원 체계를 확립해 신뢰를 형성하고, 플라스틱 산업계가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고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삼도록 유도해야 한다. 강력한 법적 구속력이 포함된 협약이 채택되어 이행 가능성을 높이고 실제적인 성과가 보장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플라스틱 문제는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외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지구 생태계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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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NanDa
BitNanDa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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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플라스틱 협약에 대해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후속 기사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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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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