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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사라지는 스포츠

 

황희정 기자 2024-11-15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은 100% 인공 눈이었고 인공 눈을 만드는 데 쓰인 물의 양은 1억명이 하루에 마실 양이었다. 사진 베이징올림픽

스포츠계도 피하지 못한 기후위기 타격


기후위기는 이제 더 이상 가설이 아니다. 실제로 전 세계는 기후위기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사회적 영향에 타격을 받고 있다. 스포츠계 역시 예외일 수 없다. 특히 동계올림픽과 같은 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그 심각성은 더 크게 나타난다. 수십년 동안 동계올림픽 개최지들은 눈 부족과 이상 기온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과거에는 자연 설만으로 충분히 경기를 치렀던 곳들이 이제는 인공 눈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도 한계가 있다. 인공 눈을 만드는 설비와 운영에 엄청난 비용이 들고, 물과 에너지 사용량도 만만치 않다. 이로 인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반복되는 악순환을 만든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열리던 해에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그 결과 대회 조직위원회는 충분한 눈을 확보하기 위해 헬리콥터, 트럭을 동원해 먼 지역에서 눈을 운반해야 했다. 이는 환경적인 비용 외에 경제적 비용도 크게 증가시킨다.


자연 눈이 없는 동계올림픽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인공 눈이 80%를 차지했다. 대회가 열린 동안 평균기온은 섭씨 10도에 달해 많은 설상 종목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려웠다. 인공 눈 시스템이 총동원되었지만, 자연 설이 부족해서 질 좋은 경기 환경을 조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스키, 스노보드와 같은 종목은 특히 눈의 질과 양에 따라 경기의 공정성이 영향받는다. 이는 선수들에게 큰 타격이 된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인공 눈 100%로 진행된 역사상 최초의 동계올림픽이다. 1920년에서 1905년대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평균기온은 0.4도였는데, 2022년 베이징은 영상 6.4도였다. 인공 눈을 만들기 위해 막대한 양의 물과 전력이 사용됐고, 이는 해당 지역의 물 부족 문제를 초래했다.


국제스키대회 26개 취소


작년에는 국제스키대회 26개가 취소됐다. 국제스키연맹 FIS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전 세계 166개 경기장에서 스키와 스노보드 국제대회 616개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 가운데 26개가 취소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26개 모두 기상 여건으로 인해 취소됐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의 관광산업과 관련 업체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지난 10월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2030년과 2034년 개최지를 동시에 선정하겠다고 발표했다. 2040년쯤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국가가 10여 곳 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인공 눈이나 얼음을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생존의 위험에 처한 동계 스포츠


동계올림픽뿐만 아니다. 동계 스포츠와 관련된 산업들도 위기에 처했다. 스위스,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의 알프스 산맥은 전통적인 동계 스포츠 중심지다. 최근 몇 년간 이 지역의 기온 상승으로 겨울철 자연 눈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많은 스키 리조트들이 정상적인 시즌 운영을 위해 인공 눈 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일부 저지대 리조트는 아예 운영을 중단하거나 폐쇄됐다. 이는 지역 경제, 지역 주민들의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또한 인공 눈 생산은 많은 물을 소비하며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키는 원인이 된다. 악순환의 반복인 것이다. 1972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일본의 삿포로도 겨울철 강설량이 감소하고 눈이 빨리 녹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 유타, 캘리포니아 등지의 스키장들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스키 리조트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문 닫는 국내 리조트 스키장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리조트 스키장들도 기후위기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전국 17곳에 이르던 스키장은 지난해 초까지 6곳이 폐업 또는 운영을 중단했다. 경기 포천의 ‘베어스타운’, 충북 충주의 ‘수안보’, 강원 고성의 ‘알프스’, 경기 용인의 ‘양지 파인’, 경기 남양주의 ‘스타힐’, 경남 부산의 ‘스노우캐슬’이 이에 해당한다. 기후변화는 스키장의 개장 시기와 영업 일수까지 바꾼다. 보통은 11월 중순에서 하순에 개장을 해 왔던 스키장이 이제는 12월에 영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세계기상기구 WMO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상승할 경우 전 세계 리조트의 53%, 4도 상승할 경우에는 98%가 눈 부족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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