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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 개그맨ㅣ나는 자연인이다

최종 수정일: 2월 9일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제가 12년째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프로그램을 하기 전에도 가끔 산에 갔어요. 자연 자체가 아름답고, 그 속에 있으면 복잡한 생각을 안 하게 되니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근데 오래되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어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근데 그게 안 좋은 쪽이에요. 그게 좀 안타까워요. 요즘은 계곡물이 심각하게 줄어드는 게 보이고, 벌도 줄어드는 게 보여요. 예전에는 진짜 벌이 많았거든요. 근데 지금은 벌도 개체수가 줄어 가는 게 체감이 되요. 확실히 지구 환경이 좀 변해가고 있구나 느껴져요. 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멸종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 우리가 경각심을 가져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도 하게 되지요. 아무래도 자주 접하니까 자연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은 벌도 벌이지만 지역에 가면 사람이 줄어 드는 게 보여요. 사라져간다는 느낌이랄까. 그런 것도 안타깝게 느껴져요. 오랫동안 자연을 다니다 보니까. 그리고 봄과 가을이 짧아졌다는 게 절실하게 느껴져요. 겨울이 지나서 봄이 왔다 싶었는데 어느덧 여름이더라구요.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하던데, 봄과 가을이 사라져가는 것 같아요.



이러다가 위기가 닥치지 않을까  


이러다가 우리 아이들 세대에서는 정말 더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우리가 자연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얻었다면, 이제는 자연을 위해 정말 많은 것들을 해야 될 때라고 생각해요. 이거 진짜 멀지 않아 심각해지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죠. 기후 변화 문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신경을 굉장히 많이 쓰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뭔가 작은 것부터 할 건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죠. 우리 아이들한테 미래를 물려줘야 되잖아요. 지금 우리는 자유롭게 숨 쉬고 활동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그러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생각하면 경각심이 생겨요. 아이를 키우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어요. 어느 순간이 되면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 진짜 살기 힘들어질 수도 있겠구나. 환경적으로 좀 더 안 좋은 상황이 될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 자연을 잘 지켜내고 보존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죠. 아이가 커 갈수록. 부모라면 그런 생각을 다 하잖아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에 기후 위기가 닥치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줘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누구나 다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꼭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우리 다음 세대를 생각하며.



자연에게 실수하지 않기   


저는 백패킹도 가끔 가는데요. 최소한 흔적을 남기고 오지 않으려고 해요. 일단 산에 가면 쓰레기를 주워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이죠. 쓰레기 줍고 좀 깨끗하게 하는 거. 그런 거는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자연이 사실 인간에게 많은 걸 내어 주잖아요. 인간이 잠시 자연을 빌려서 거기서 혜택을 받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가끔 자연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오래 산에 다니다 보니 버리고 간 쓰레기도 보이고, 산에서 음식을 먹는 분도 보이고, 그런 게 보이기 시작하는 거죠. 처음엔 그냥 아름다운 것만 보였는데, 인간들이 자연을 좀 함부로 하는구나. 이런 게 좀 느껴져요. 이제는 자연이 이 만큼 우리에게 해줬으니 최소한 우리가 자연에게 해 줄 수 있는 걸 해 줘야 할 것 같아요. 그게 흔적을 남기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자연을 위해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는데 우리가 실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들이랑 가끔 캠핑을 가면, '이곳이 우리에게 주는 만큼 우리도 잘 사용하고 가야 된다.' 뭐 그런 얘기를 하게 되더라구요.

 


맛집으로 갑시다


개인적으로 그냥 느끼는 게, 산에 가서 먹을 거에 너무 큰 비중을 안 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먹을 거에 비중을 두려면 캠핑장을 가시거나 맛집을 가셔야지 산에서 뭔가를 거하게 먹을 생각을 안 했으면 해요. 산에 올라가서 먹으면 뭘 먹어도 맛있죠.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저는 산 정상에서 누가 버리고 간 불판을 가지고 내려온 적도 있고, 술병도 가지고 내려온 적도 있어요. 어쨌든 산에 가서 뭘 거하게 먹으면 흔적이 남아요. 안 남을 수가 없거든요. 음식을 거하게 싸오면 가방도 무거워져요. 사실 산행도 쉽지 않고요. 저는 그래서 산에 갈 때는 짐을 최소화해요. 먹을 걸 최소화하는 거에요. 산에 먹으러 가는 건 아니었으면 해요. 먹는 거 말고 그냥 산행하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 거고 충분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거고 눈으로 이 아름다움을 담을 수 있는 거고. 전투 식량 정도 가져 가면 좋을 거 같아요.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애는 거죠. 한 번 정도는 가볍게 먹어도 되잖아요? 우리가 밖에서 얼마나 잘 먹어요. 그러니까 한 번 정도는 가볍게 먹자는 마음으로 산에 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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