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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박지혜 변호사| 현실의 정치로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최종 수정일: 2월 15일

 

박지혜 | 변호사

민주당 인재 1호


    

지난 11월 17일 전 세계는 놀라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지구 표면 온도가 일시적이지만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2.06도 높아졌다는 소식입니다. 올해 지구 온도는 사상 최고 수준을 수차례 갱신하며 가장 더운 해가 될 거라고 합니다. 기후 변화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한 목표였던 1.5도 지지선이 곧 무너진다는 예측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연의 변화에 주목하고 회복을 추구하는 우리에게 현실의 '변화'는 더디기만 합니다. 세계에너지기구를 비롯한 많은 전문 기구에서 지구 온도 상승을 막으려면 화석 연료의 빠른 퇴출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고, 전 세계 시민사회가 그에 걸맞는 강도 높은 대책을 소리 높여 정부에 요구해 왔지만, 이러한 변화에 관한 정치적 합의는 아주 고통스러울 정도로 천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 연료로부터의 전환'이라는 문구를 담은 합의문이 진통 끝에 겨우 통과되었을 정도입니다.


저는 기후 위기를 고민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시민사회에서 활동해 온 변호사입니다. 그간 국가의 미온적인 기후 정책을 바꾸어 내기 위해 청소년들을 대리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함께 기후 운동을 해 왔으며, 석탄 발전 감축 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해 전국의 석탄 발전 지역 주민들, 시민 단체들과 협력하여 전국적인 탈석탄 캠페인을 조직했습니다. 변호사가 되기 전에는 기업 내부에서 지구의 위기에 주목하고 기업의 고유 역량을 더 나은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사를 조직하는 사회책임경영(CSR)의 담당자로 살았습니다.


제가 환경과 기후 위기 대응을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로 여기고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지구를 지키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추구하여 온 끊임없는 양적인 성장의 신화에서 벗어나 '질적인 성장'으로 우리 삶의 이정표를 바꾸어 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항상 그러한 마음으로 꿋꿋이 이 길을 걸어 왔지만 이렇게 중요한 문제에 공감하고 빠른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사회의 변화 또한 더디게 일어나는 현실에 때로는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처음 국회에 들어와서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정치를 해보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도 ‘과연 현실의 정치로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컸습니다. 하지만 저의 결론은 무엇보다 현실의 정치가 기후 위기에 더 주목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먹고, 입고, 사는 방식을 좌우하는 게 바로 현실의 정치라면, 정치를 통해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0년 10월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습니다. 2021년 9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하여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위한 기본 틀을 마련했으며, 2030년 국가 감축 목표를 상향하여 기후 위기에 대응하려는 큰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의 이행은 무척 더디기만 합니다. 지난 2023년 4월 정부는 2030년까지의 연도별 감축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온실가스 감축의 부담을 최대한 뒤로 미루었습니다. 2024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가 예산은 오히려 줄었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실종된 가운데 태양광 보급 속도 역시 더뎌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퇴보하는 현실에 제동을 걸고, 우리가 세운 큰 목표들에 부합하는 법과 제도를 만들기 위해서 다시 정치가 힘을 내야 합니다. 기후 위기 대응을 넘어 더 깨끗하고 안전한 세상을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에 더 귀기울이고, 한발 앞서 미래를 대비하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저의 이러한 진심이 더 많은 분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많은 분들이 현실 정치에서 저와 같은 뜻으로 함께해 주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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