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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가오는 식목일, 산림조합의 재도약을 기대해 본다

  • 4월 3일
  • 3분 분량

산림조합은 단순한 임업 조직이 아니라 산림의 가치를 기획하고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김용만  편집인
김용만  편집인

대한민국 국토의 약 64%가 산림이며, 그중 약 70%가 개인이 소유한 사유림이다. 산주(山主)만도 220만 명이 넘는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황폐했던 산림을 반세기 만에 울창한 숲으로 바꾼 건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국가 정책과 국민 참여가 이룬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산림조합의 역할은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의 산림조합은 농협, 수협에 비해 많이 미약하다. 국토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산림이 있는데, 임업의 비중은 국가 경제에서 미미하다. 산업 조직으로도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산림조합은 경제 조직이 아니라 국토 복구의 실행 조직으로 출발했다. 정부는 주민 참여형 협동조직을 통해 조림사업을 추진했고, 산림조합은 묘목 생산, 조림, 숲 가꾸기 사업을 수행하며 치산녹화의 핵심 현장 조직으로 자리 잡았다. 국제사회가 부러워하는 ‘산림치수녹화’는 산림조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농업과 수산업은 매년 생산과 판매가 반복되므로 협동조합이 금융과 유통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반면 목재산업은 생산 주기가 20년에서 50년에 이르는 장기 산업이다. 많은 산주가 실제 임업 경영자가 아니라 단순한 산지 소유자다. 산림은 크지만 산업은 작고, 자산은 크지만 현금 흐름은 취약하다.


더욱이 값싼 수입 목재가 시장을 점유하면서 국내 임업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산림조합은 원목 생산과 유통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지만 가공 산업이나 브랜드 산업으로 육성하지는 못했다. 산림은 산업 육성보다는 공익적 관리 대상으로 인식되는 편이었다. 산림조합이 경제 조직이라기보다 정책 수행 조직으로 자리 잡게 된 배경이다.


산림조합은 조합원의 낮은 참여율, 임업 종사자의 고령화, 고부가가치 산업의 부족에 직면해 있다. 금융사업 역시 제한적이며 상당수 사업이 정부 위탁사업이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매우 크지만 시장에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산림은 탄소 흡수와 수자원 보호, 생물다양성 유지, 산불 예방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이러한 가치가 경제적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산림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보상을 현실화하고 탄소 흡수 기능을 시장과 연결해야 한다. 탄소배출권과 연계하여 산림 관리 활동이 새로운 소득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 공공건축에서 국산 목재 사용을 확대하고 목조건축 규제 개선도 필요하다. 산림을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탄소경제와 바이오경제의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


물론 자구 노력 또한 필요하다. 무엇보다 조합원 참여를 확대하고 공동경영을 활성화해야 한다. 사유림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산림을 규모화하지 못하면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어렵다. 산림조합은 분산된 산림을 모아 경영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산림을 목재에 한정하지 않고 탄소 흡수, 산림 치유, 관광, 바이오 소재 등 다양한 산업과 연결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산림 관리 체계 구축과 전문 인력 확보는 전제 조건이다. 산림조합은 단순한 임업 조직이 아니라 산림의 가치를 기획하고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핀란드의 ‘Metsä Group’은 소규모 산주를 조직화하여 목재 생산에서 펄프와 바이오산업까지 이르는 대표적인 협동조합 모델이다. 오스트리아의 ‘Austrian Federal Forests’은 목조건축 산업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고, 독일의 ‘German Forestry Council’은 지역 기반 공동경영 모델을 발전시켰다.


일본의 ‘Japan Forestry Association’은 우리와 유사한 산림 구조 속에서 경영 위탁 제도를 활성화하고 있다. 캐나다의 ‘FPInnovations’은 산림을 탄소자산과 바이오경제의 핵심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 모두 산림을 자산으로만 보지 않고 산업과 금융, 탄소시장과 연결하는 공통점이 있다.


탄소중립 시대는 산림조합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과 함께 탄소 흡수원을 확대해야 한다. 산림은 현재 기술로 가장 현실적인 탄소 흡수 수단이며 충분한 축적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경제 시스템과 연결하느냐가 문제다. 산림조합은 분산된 산림을 통합 관리하고 탄소 흡수량을 측정하며 기업과 시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목재 이용 확대를 통한 탄소 저장, 산림 관리 일자리 창출, 산촌 경제 활성화는 따라온다.


사유림 비중이 70%에 달하고 산주가 220만 명이 넘는 우리나라에서는 산림청, 산림조합, 산주의 관계 설정이 특히 중요하다. 산림청은 공공 정책과 제도를 설계하고 공익적 기능을 보장해야 한다. 산림조합은 현장에서 이를 실행하는 경제 조직이 되어야 하며 산주는 산림 경영의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


정책은 공공성을 확보하고 조합은 경제성을 확보하며 산주는 자산 가치를 높이는 구조가 형성되어야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이 가능하다. 세 주체가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할 때 산림은 보호의 대상에서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다.


거듭해서 말한다. 산림조합은 단순한 임업 단체가 아니라 산림의 가치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며 이를 시장과 연결하는 기관, 지역 경제와 기후 정책을 동시에 실현하는 협동조합, 공공성과 시장성을 함께 갖춘 조직이 되어야 한다. 산림은 더 이상 방치된 자원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다.


숲을 다시 살려 낸 경험을 가진 나라라면 탄소경제 역시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경험을 미래 경제와 연결하자. 산림조합이 변화한다면 탄소중립은 부담이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 다가오는 식목일, 산림조합이 그 중심에 서게 되길 두 손 모아 기대해 본다.


"산림조합은 단순한 임업 단체가 아니라 산림의 가치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며 이를 시장과 연결하는 기관, 지역 경제와 기후 정책을 동시에 실현하는 협동조합, 공공성과 시장성을 함께 갖춘 조직이 되어야 한다." 사진_지난 3월 30일 보은군산림조합이 보은군 장안면 오창리 일원에서 개최한 제81회 식목일 나무 심기 행사 모습. 산림조합뉴스 248호
"산림조합은 단순한 임업 단체가 아니라 산림의 가치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며 이를 시장과 연결하는 기관, 지역 경제와 기후 정책을 동시에 실현하는 협동조합, 공공성과 시장성을 함께 갖춘 조직이 되어야 한다." 사진_지난 3월 30일 보은군산림조합이 보은군 장안면 오창리 일원에서 개최한 제81회 식목일 나무 심기 행사 모습. 산림조합뉴스 2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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