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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인당 기후협약’에서 ‘정의(justice)’를 본다

최종 수정일: 4월 12일

 

김용만 대표 편집인


‘블랙 스완(Black Swan)’은 드물고 예측할 수 없으며 극단적인 사건을 말한다. 연결해서 최근 ‘그린 스완(Green Swan)’이란 말이 생겨났다.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하고 극단적인 경제적 사건을 의미한다. 자연재해일 수도 있고 경제적 충격일 수도 있다. 기후 변화가 진행됨에 따라, 그린 스완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린 스완은 특히 금융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자연재해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전략을 만들어 내는 데 중점을 둔다. 해수면 상승, 극심한 날씨 변화, 건조와 홍수로 인해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결국 기후 변화는 경제의 문제이다. 우리가 자본주의를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 대응을 한 줄로 요약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완화’하는 것이다. 이를 주요 목적으로 하는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는 2005년 2월에 발효되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체결 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최초의 국제 조약이다. ‘탄소배출권 국제 거래’를 처음으로 인정한 조약이기도 하다. 탄소배출권이라는 개념이 없었다면 교토의정서는 없어졌을지도 모른다. 교토의정서는 단순 기후 조약만이 아니라 경제 조약이기도 하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소요된다. 화석 연료 에너지 시스템을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하려면 재생 가능 에너지 소스의 대규모 개발이 필요하다. 산업 공정상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설과 기술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사회가 적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강화하고 지역사회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도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사우스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현대 문명의 본성과 부(富)를 고려하면, 더 잘 살수록 탄소배출 활동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이것이 ‘발전’의 경제적 의미다. 더 많은 재화와 용역을 필요로 할수록 이를 생산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더 많은 온실가스가 생긴다. 오랫동안 부의 행진과 탄소배출은 밀집 보행으로 나란히 성장해 왔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부담’은 엄정하게 다루어지고 분배되며 합리적인 방법으로 소요 자금이 조달되어야 한다. 그 대답은 부자들이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부자들만이 지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지불하지 않으면 현재 진행형인 지구온난화의 파고를 저지할 수 없다. ‘기후 형평성’은 ‘선호’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부자들이 지불하는 돈이 ‘원조’나 ‘자선’ 혹은 ‘세금’은 아니다. 원래 소유했던 사람들의 자원을 사용하는 데 따른 정당한 대가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1인당 기후협약’을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1인당 기후협약은 ‘인구 기반의 온실가스 배출 권한 할당’이라는 개념이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온실가스 배출 권한을 갖는다.


온실가스 배출권을 국가가 아닌 개인에게 할당하게 되면 좀 더 공평한 방식으로 기후 변화 대응책임을 분배할 수 있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하면 글로벌 사우스와 글로벌 노스의 불균형을 줄이고,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도 개인의 권리가 존중된다. 무엇보다도 온실가스 감축 소요 자금을 선순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전 지구인의 1인당 탄소배출권 거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려면 많은 장애를 넘어야 한다. 영악한 시장의 ‘포섭’을 극복해야 하고 부패와도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 ‘정의로운 이행’은 항상 쉽지 않은 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마지막 무기는 ‘정의(justic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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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의가 특수화된 기후정의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진다. 정치인들이 정의(justice)를 오해하고 있거나 말로만 욀 뿐 실천을 멀리하고 있어, 정의로운 전환도 어렵다. 이벤트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탄소 발자국 지우기와 같이 그 정의에 이르는 길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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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Park
F Park
13 באפ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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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기후협약'... 생각해보지 않은 개념인데 어찌 보면 '정의로운 이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고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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אורח
12 באפר׳

기후정의(climate justice)에 걸맞는 글입니다. EU와 달리 탄소세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애로가 많겠으나, 요원(燎原)의 불길처럼 복음이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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