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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25년 피해갈 수 없는 기후 쟁점

 

기후만큼이나 세상은 격변하고 있다. ‘트럼프 2.0’ 시대는 위기이자 기회다



김용만 대표 편집인



올해 1월 20일이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기후 정책에 소극적이었던 과거 그의 모습을 볼 때, 기후위기 대응이 퇴보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다. 다분히 현상에 대한 우려다. 사실에 접근하려면 본질을 봐야 한다. 대중의 선택이 항상 옳은 건 아니지만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국가 단위의 결정에는 시대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 마련이다. 트럼프의 재등장은 현상은 위기이지만 본질은 기회일 수 있다. 갈 길을 가기 위해 올해 다루어야 할 기후 쟁점을 정리해 본다.


그동안 탄소 흡수원으로 육상 식물인 ‘그린카본(Green Carbon)’이 주목을 받아 왔다. 그린카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블루카본(Blue Carbon)’에도 신경을 써야 할 때다. 블루카본은 해양식물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저장하는 능력을 말한다. 지구 표면적의 3분의 2는 바다다. 해조류의 탄소 흡수력은 육상식물의 10배가 넘는다고 한다. 올해 해조류와 갯벌의 국제인증 여부가 결정된다. 반도국가로서 갯벌과 해조류가 풍부한 우리나라에게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플라스틱은 현대 인류의 생활 편익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처럼 보인다. 생활용품, 화학제품 그리고 의류도 플라스틱이다. 하지만 축복은 저주가 되었다. 플라스틱은 지금 인류에게 치명적 위협이다. 플라스틱은 화석연료에서 나온다. 플라스틱과 화석연료는 운명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 생산 감축 국제협약 체결을 위해 작년 부산에서 있었던 최종 협상이 결렬되었다. 모든 공은 올해로 넘겨졌다. 지구와 인간의 건강을 위해 꼭 넘어야 할 산이다.


플라스틱 국제협약이 우리가 해야 할 숙제라면, 기후변화협약은 이미 한 숙제다. 물론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당사국총회가 열린다. 서른 번째다. 이전 파리협약에서 산업화시대 대비 평균온도 1.5도 상승을 막겠다는 최소한의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작년에 이미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올랐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대기 중 탄소가 줄어들어야 한다. 흡수하는 노력도 해야겠지만 배출을 줄이는 게 필수다. 2025년 30차 당사국총회에서는 이행 가능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길은 원인이 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근현대 산업문명을 지탱해 온 화석연료와 결별할 때다. 값싸고 효율이 높은 익숙한 에너지원과 이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살기 위해 해야 한다. 태양에너지, 풍력, 수력, 조력은 크게 이견이 없다. 논쟁이 되는 건 원자력이다. 원자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볼 것인지 여부에는 찬반이 나뉜다. 분명한 건 원자력 발전이 경제성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에너지전환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건 이행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에 대한 고려다.


인공지능은 느닷없이 찾아와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충격은 있지만 대체로 일반 인공 지능(AGI)이 인간의 삶을 개선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기후위기 대응에서도 인공지능이 긍정적 역할을 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처럼 클라우드 서버에서 작동하는 중앙 통제 방식에 대해서는 우려가 있다. 개인정보 유출과 투입되는 막대한 전기와 물을 염두에 두면 말이다. 그래서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에이전트’ 방식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소규모 인공지능이 개인 컴퓨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근대 산업문명을 연 1차 산업혁명 이후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와중에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기술독점, 부의 불평등, 환경파괴, 회복력 부족이라는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 대안에 대한 고민으로 유럽에서 시작한 ‘인더스트리 5.0’은 눈여겨 봐야 할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기존 산업혁명과는 달리 자연에서 해법을 찾고자 한다. 인더스트리 5.0을 5차 산업혁명이라 부르지 않는 이유다. 올해는 인더스트리 5.0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우리 헌법재판소는 아시아 최초로 기후소송에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따라서 정부는 2026년 2월28일까지 법률 개정을 해야 한다. 2031년부터 205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을 정량적으로 설정하고 명문화해야 한다. 모든 걸 정부에만 맡기는 건 아니다. 계속 모니터링해야 하고 독려해야 한다. 부족한 내용은 보완해야 한다. 기후언론이 중심을 잡고 기후리터러시로 무장한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모든 종은 멸종한다. 살아있는 것들의 숙명이다. 그렇다고 모든 멸종이 당위성을 갖는 건 아니다. 자연 상태 생물은 다양성이 보존된다. 자연 복원력의 위대함이다. 2025년은 국가생물다양성 전략 2차 년도인 만큼 종 다양성이 더욱 풍부해지길 바란다. 이기적인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다양한 종이 공존해야 하는 건 인간 종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서이다. 어쩌면 우리가 지구를 지키려고 그렇게 애쓰는 건 인류의 멸종을 뒤로 미루기 위함인지 모른다.


트럼프2.0 시대, ‘북미 종전 선언’이 이루어지고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온다면 할 일이 많다. 북한의 숲은 황폐화 수준이다. 철도가 놓이고 도로가 건설되고 공장이 지어진다 해도 나무가 없는 숲에서 유실되는 흙더미는 모든 걸 무용하게 만든다. 한반도 내 진정한 ‘기후평화’는 조림(造林)이 같이 가야 실현될 수 있다. 산림녹화를 하는 데 우리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는지 생각해 보면 지금이라도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수락연설 모습 CNN
트럼프 대통령 당선 수락연설 모습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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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de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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