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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희 | 이오테크노스 대표 |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최종 수정일: 5월 24일

 

이유경 기자, 김진아 영상기자 2024-05-20

     

기후 위기는 세계적이고, 국가적이며, 전 지구에 걸친 총체적이고 거대한 난제라고 한다.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 생길 것이라는 공포감도 존재한다. 그러나 각자 발 딛고 서 있는 곳에서, 각자의 직업 속에서,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 기후 위기를 극복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기후 위기의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실천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있어 절망은 희망이 될 것이고,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조금 덜 미안할 수 있을 지 모른다. 이번 주는 기후 위기의 시대, 3인의 선택을 들어본다.[편집자주]



안창희 대표는 공학도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환경단체에서 일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환경 관련 공부를 해 왔다.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가 열릴 때 수많은 한국 NGO들과 함께 그 현장에 있었다. 어느 날 미국 대륙을 횡단하며 봤던 풍경이 떠올랐다. 그곳이 한국의 20년 후, 25년 후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가 환경 문제에 있어서 미국과 일본보다 훨씬 뒤쳐진 개발도상국임을 깨달았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시민운동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것이 창업한 이유다. 이오테크노스의 '이오'는 Eco(생태), Environment(환경), Energy(에너지), Economy(경제), Earth(지구)라는 '다섯 개의 E'를 뜻한다. 지구를 중심에 두고 모든 E가 동양의 오행사상처럼 순환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이오테크노스는 순환 에너지 경제, 폐기물의 소각과 매립이 사라지는 세상을 꿈꾼다. 소각과 매립의 제로화, 이것이 이오테크노스가 실현하려는 미래다. 지구는 쓸데없는 것을 만들지 않는다. 이노테크노스도 모든 공정에 쓸데 없는 것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 지구를 닮았다. 기후가 변화무쌍하고 국토가 좁은 대한민국에서 소각과 매립의 제로화는 국가적 뉴패러다임이 아닐까.


패러다임의 대전환, 폐기물은 에너지 자원이다


생태계 파괴와 기후 위기를 지적하고 논쟁하는 것도 필요하나, 문제를 해결할 정책과 방안을 내놓고 현실화하는 일도 필요하다. 기후 관련 분야가 많지만, 실생활과 가장 가까운 것이 폐기물 분야라고 생각했다. 매일 쏟아지는 폐기물을 에너지 문제와 연결할 수 있다면 환경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의 재활용, 소각, 매립 방식은 20세기에 통하던 패러다임이다. 이 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한 삶을 유지할 수 없다. 소각하지 않는 방법을 고안하면, 매립도 필요 없다. 폐기물이 자원이고 자원이 에너지라는, 하나의 순환적 폐기 방식이 있어야 한다. 폐기물은 결국 유기물이다. 유기물은 에너지 자원이 된다. 다만 유기물 각각의 모습이 다르다 보니, 이런 유기물을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효율적으로 바꾸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대기업은 폐기물 산업을 바라보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는 폐기물 처리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할 때다.


한반도의 특성을 이해하다


창업을 하자마자 팬데믹이 왔다. 상용화된 시설은 전부 외국에 있는데 나갈 수 없었다. 그렇게 2년 세월이 흘러갔다. 아무것도 안 하고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다. 이오테크노스의 가수분해장치 및 유화장치 홍보물을 들고 온갖 기관을 찾아 설명하러 다녔다. 설명은 한반도가 갖는 특수성부터 시작한다. 한반도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계절에 따른 온습도 조건이 다르며, 한 계절 안에서도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그래서 외국의 기술이나 장치들도 대부분 한국에서는 무용지물이거나 제대로 된 결과를 내놓지 못한다. 그래서 한국 폐기물 공정의 핵심은 반응도에 달렸다. 한국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이면 사실상 전 세계가 쓸 수 있다.


우려해야 할 것들을 원천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일본의 신코라는 회사의 기술을 만났다. 신코의 기술과 시스템을 어떻게 한국식으로 해석할지, 공부하고 설치하고 시행하며 매일매일을 상당히 진지하게 보내고 있다. 우리 음식물은 다른 지역과 달리 염도가 높고 수분이 많다. 이런 세세한 특수성까지 고려하며,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에너지 자원화할 수 있어야만 한다. 자주 드는 예시가 중국 지린성의 폐기물 처리 장치다. 하루에 300톤 가량의 도시 쓰레기를 고형 연료로 만든다. 여기에는 음식물, 의류, 플라스틱, 종이도 들어간다. 가수분해장치로 들어간 폐기물들은 열량이 높은 액체와 고형 연료로 변한다. 이 변화가 진공 상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산소가 유입되지 않아 연소가 없고 대기 중으로 유해 가스가 나오지 않는다. 결론은 ‘우려해야 할 것들을 원천적으로 만들지 않는다.’가 아이디어의 핵심이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어떻게든 할 것이다


요즘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이 ‘1.5도’이다. 1.5도가 올라가면 지구는 자체의 자정 능력을 상실한다. 실제로 온도 상승의 속도는 계산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말이다. 미래 세대에게 악몽 같은 세상, 위험한 세상, 불안한 일상을 물려줄 순 없지 않은가. 적어도 내가 죽기 전까지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늘 처음을 주저한다. 그래도 요즘은 그 처음에 거의 다 왔다는 기분이 든다. 이오테크노스의 가수분해장치와 유화장치가 한국에서 첫 발을 내딛을 때가 다가오는 듯하다. 해야 할 일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폐기물 처리 분야는 극한의 상황에 처해 있다. 이를 모두에게 알려야 한다. 폐기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세상을 만들게 되면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하고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적어도 1.5도가 오르지 않도록. 딱 하나만의 뿌리라도 잡아내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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