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5
해양생물 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갇혀있는 마지막 생존 흰고래 '벨라'의 전시중단과 방류를 촉구하는 탄원서 서명운동과 2024년 9월 26일 목요일 오전 10시 10분 서울동부지방법원 정문 앞에서의 기자회견 및 재판 참관을 함께 해달라는 연대요청을 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 는 지난 2022년 12월 16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마지막 생존 흰고래 '벨라'의 전시 중단과 방류를 촉구하는 행동을 진행했고 롯데는 방류촉구 행동에 참여한 '핫핑크돌핀스' 활동가와 시민들을 형사고소했다. 오는 2024년 9월 26일 목요일 오전 10시 40분 서울동부지방법원 제304호 법정에서 '핫핑크돌핀스' 황현진 공동대표의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비인간동물의 감금과 착취로 돈을 벌어들이는 롯데, 풀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롯데는 2013년에 흰고래 '벨루가' 3명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해, 2014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을 개장했다. 3명 중 한명인 '벨로'가 2016년 4월 사망했고, 2019년 10월 '벨리'가 사망했다. 그해 롯데는 마지막 남은 ‘벨라’는 죽기전에 자연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2021년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항의하자 롯데는 방류적응장으로 벨루를 이송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핫핑크돌핀스'는 시민참여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했고. 2021년 11월 5일 롯데월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2년 말까지 야생적응장으로 이송하겠다 발표하면서 방류약속을 번복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약속이행을 촉구하며 2022년 12월 16일 벨라가 갇혀 있는 수조에 '전시 중단'과 '방류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붙이는 항의 행동을 진행했다. 이에 롯데가 '핫핑크돌핀스'의 황현진 공동대표를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비인간동물의 감금과 착취로 돈을 벌어들이는 롯데가 방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형사고소를 통해 시민단체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연대를 요청했다.
흰돌고래 '벨루가', 식용에서 가죽으로, 이빨, 척추뼈까지 팔리다가 이제는 전시용으로
흰돌고래 '벨루가(beluga)'는 북극해과 러시아, 알래스카, 그린란드 등의 찬 바다에서 서식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18세기와 19세기 동안 흰고래들은 고기와 지방 때문에 고래 사냥되었고, 유럽인들은 고래에서 기름을 짜내 시계, 조명, 등대, 기계의 윤활제로 사용했다. 경화된 흰고래의 피부는 20세기 초까지도 말 마구와 기계 벨트등 가죽으로 사용되었다. 흰고래의 척추뼈와 이빨은 조각되어 판매되었으며 여전히 육류용으로 흰고래는 포획되고 있으며, 중국을 비롯한 각 나라의 아쿠아리움으로 전시동물이 되어 판매되고 있다.
'벨루가'에게 수족관은 1평 감옥과 다름없어
'벨루가'는 야생에서 하루에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자유롭게 헤엄치는 동물이다. 몇 평 되지 않는 수족관에 갇힌 '벨루가'는 인간으로 치면 1평 감옥에 갇힌 것과 마찬가지다. 좁은 수조는 벨루가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2018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수족관 벨루가들은 야생 벨루가에 비해 스트레스와 관련된 호르몬, 코티솔의 수치가 현저히 높았으며, 좁은 공간에서 움직이지 못해 근육 퇴화, 우울증, 비정상적인 행동(수조 벽에 반복적으로 머리를 부딪히는 등)을 보이기도 한다. 수족관에 갇힌 '벨루가'에게 소리지르면 'We love you'를 외치고 있는 관람객들에게 묻는다. 돌고래에게 권리가 있다면, 수족관에서 살고 싶은가, 자신이 살던 수십킬로의 차가운 북극 고향에서 맘껏 본능대로 살고 싶겠는가
고래들의 무덤, 거제씨월드의 비극
롯데월드 아쿠아리움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고래들의 죽음은 또 있다.2014년 문을 연 '거제 씨월드'에서는 지난 10년동안 무려 15마리의 고래가 사망해 '고래 무덤'으로 불린다. 2024년 7월에는 어미돌고래와 새끼돌고래를 체험하는 1인당 10만원짜리 체험권을 내놓아 또다시 비판을 받았다.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돌고래 수조에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허락하며 4배가량 비싼 체험료를 받으려 한 것이다. 특히 새끼 돌고래는 거제씨월드가 암수를 분리하지 않아 태어난 개체다. 개정 동물원수족관법에서는 수족관에서 증식된 동물을 포함해 새로운 고래류를 보유할 수 없다. 그러나 거제씨월드는 법을 피해가기 위해 번식을 의도적으로 조장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태어난 새끼 돌고래에게 학대가 대물림되고 있었다. 급기야 2024년 8월에는 새끼 돌고래가 사망했다. 태어난지 열하루 만이었다. 깊이 6m, 크기 300제곱미터가 채 안 되는 수족관에서 어미돌고래도 새끼 돌고래도 살수 없는 곳이라는 의미다.
'벨루가'를 비롯해 모든 동물들은 그들의 서식지로 돌려보내야 한다
아쿠아리움의 입장료로 돈을 벌고 있는 수족관 측은 '벨루가'를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 사육한다고 주장한다. 동물원이나 해양동물을 가두어 전시하는 수족관은 더이상 교육적이거나 보존적 역할을 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벨루가를 자연 서식지로 돌려 보내야 한다고 말한다. 수족관에 갇혀있던 '벨루가'가 적응할 수 있도록 보호구역을 설치하고, 단계적으로 자연 환경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미국등 해외에서는 갇혀있는 수족관이 아닌 서식지에서의 '고래 관찰'조차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해양 생물 관찰 가이드”에서 고래와 최소 100야드(약 91미터) 이상의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고래를 쫓거나 괴롭히거나 방해하거나 만지는 행위는 절대 금지하고 있다. 수면 위로 나와 고래가 숨을 쉬어야 하는데 너무 가까이 배가 있으면 올라오지 못하는 등 회피 행동을 보이고, 청각에 의존하는 동물인 고래에게 보트의 소음은 의사소통, 먹이 탐색, 번식 활동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벨루가는 바다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상징하는 존재다. 그들이 자유롭게 헤엄치고, 번식하며, 자신의 생태계에서의 안전하게 살아가는 것은 그들의 권리다. 동물원이나 수족관은 지구라는 공간에서 인간의 위치를 착각하게 하는 공간이다. 동물을 인간의 오락물로 정해두고 먹이를 던져주며 구경하게 하는 구조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착각하게 한다. 인간이 수많은 동물 종 중에 하나라는 것을 배우는 곳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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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돌고래(Delphinapterus leucas, white whale)는 북극해 같은 차가운 바다와 그 주변에 서식하는 고래다. "벨루가(beluga whale, beluga)"라고도 한다. 학명은 ‘지느러미가 없는 고래’를 의미하며, 종명은 ‘흰색’을 의미한다. 몸 길이는 최고 5.5미터에 이르며 하얀 몸과 멜론 같이 생긴 머리를 가지고 있어서 "melonhead"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재 22종의 흰돌고래가 알려져 있다. 벨루가는 원래 러시아어로 '하얗다'는 뜻의 벨리(белый)에서 파생된 이름인 벨루가(белуга)에서 왔다. 현대 러시아어에서는 큰철갑상어를 벨루가라고 부르고 흰돌고래는 벨루하(белуха)라고 부른다. 멸종위기종 목록에는 ‘벨루가’와 ‘흰돌고래’가 모두 일반 이름으로 되어있다. 고래가 ‘바다 카나리아’라고 불리는 이유는 높은 음의 끽끽거리는 소리, 휘파람 소리 때문이다
'핫핑크돌핀스'는 환경부 등록 비영리민간단체로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에 '제주돌핀센터'를 세워 방류된 돌고래들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바다의 위기와 돌고래들의 생존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한다. 돌고래와 같은 해양 생물들을 자원이나 먹거리로 바라 보는 인간 중심주의적인 시각에 반대한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직접적인 행동으로 2011년부터 수족관 돌고래 해방운동을 시작했다. 2013년 제돌이의 야생 방류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여덟 마리의 남방큰돌고래를 제주 바다로 돌려보냈다. 이들의 활동은 돌고래 보호에만 국한되지 않고, 멸종위기 해양생물 보호와 해양 생태계 보전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아직도 20마리의 고래류가 좁은 수조에 갇혀 살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들을 모두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9월26일 핫핑크돌핀스의 공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