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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포럼 | 오일장에서 만나는 탄소발자국

최종 수정일: 5월 4일

 

걸어서 갈 수 있는 시장이 있는 곳으로


“산들아, 오늘 장날이야! 장에 가지 않을래?”

아내가 일하는 백년숲 사회적협동조합이 있는 다운동에는 5일마다 장이 열립니다. 산들이는 장에서 호떡과 튀김과 순대, 떡볶이를 사 먹습니다. 아빠는 청양고추가 들어간 부추전에 막걸리를 마십니다. 엄마는 호박전과 두부를 사고, 오븐에 구워 먹기 좋은 채소와 버섯을 삽니다. 우리 가족은 산들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전통시장을 사랑했습니다.



아내와 결혼하고 처음 자리잡은 집은 서울시 관악구의 관악중부시장 근처였습니다. 다음으로 살게 된 곳은 서울시 성북구의 정릉시장 인근이었습니다. 지금은 달력을 보며 울산시 중구의 다음 장날을 기다립니다. 살 곳을 정할 때 아내는 창 밖의 숲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저는 걸어서 갈 수 있는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마을 할머니의 주머니 속으로


식재료가 우리 식탁에 오기까지의 유통 과정은 아주 복잡합니다. 농민의 손을 떠난 채소는 현지 생산자 단체, 현지 유통업자, 도매업자, 중간도매업자, 소매업자, 유통업자의 손을 거쳐 우리에게 옵니다. 도축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고기는 조금 더 복잡합니다.



쿠팡이나 이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사를 통해 유통 과정을 단순화한다고 해도 유통 마진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전통시장에서 사람들이 직접 기른 채소와 버섯, 직접 만든 두부를 가려내기 위해 물건들을 꼼꼼하게 살핍니다. 제가 쓰는 돈이 제가 모르는 대기업 회장님의 계좌가 아니라 제가 시장에서 만나는 마을 할머니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을 오일장에서


우리는 장에서 다양한 채소를 삽니다. 장에 갈 때는 비닐봉지를 쓰지 않기 위해 장바구니나 에코백을 가져갑니다. 포장돼 있지 않은 채소들을 살 수 있으니 분리 배출을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포장재를 만들고 포장하고 버리면서 배출되는 탄소배출을 줄이고, 자원 순환을 위한 복잡한 분리 배출의 과정도 생략할 수 있습니다. 쓰레기를 적게 배출하는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일입니다. 채소를 많이 먹으면 고기를 만들면서 배출되는 탄소도 줄일 수 있습니다. 장에 갈 때 걸어가야 하니 차량이 배출하는 탄소도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시장에서 많은 것들을 줄이고,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제철 식재료에서 식탁의 건강과 행복을


봄입니다. 우리 식탁에 달래와 냉이가 오르기를 바랍니다. 남도에서 생산된 나물이 가락시장을 거쳐 마트를 거쳐 식탁에 오르는 게 아니라 내가 사는 집 근처에서 생산된 나물이 나의 식탁에 오르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지역에서 생산된 제철 식재료를 선택함으로써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제철 식재료는 생산하는 과정에서 온실을 짓거나, 농업용 연료나 전기를 써서 열을 추가하는 과정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태양이 우리에게 주는 빛과 열로 생산되는 식재료를 소비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일입니다. 우리는 전통시장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낍니다. 식재료를 선택하고, 조리법을 고민하고, 제철 식재료의 맛과 향을 느끼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뇌를 건강하게 사용합니다.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을 계절의 이야기로 연결합니다. 전통시장의 장보기가 여러분의 삶을 건강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또한 행복한 방향으로 안내하기를 바랍니다.


글 사진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생태정치포럼 운영위원장

자연과공생연구소 소장

전)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

서울대 산림과학부 석사

 청년활동가, 청년 김우성의 기후숲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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