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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 식물식평화세상 대표 | 내가 먹는 것이 내가 원하는 세상과 연결된다

 

박성미 총괄 2024-03-12


평화밥상 연구가. 식물식밥상 지도사. 20살 무렵 세상의 평화를 고민했다. 결혼 후 밥상을 차리면서 참된 밥상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었다. 자연식물식을 공부하면서 세상의 평화가 밥상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후 식물식 평화밥상을 알리는 일을 소명으로 삼고 살았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채식평화연대’ 대표로 6년 넘게 활동했고, 2022년 뜻을 함께하는


비건식도 가공하면 할수록 사람과 지구에게 해롭다. 자연스러운 식물식이  최고의 식사다.

'자연에 답이 있다'라고 말하는 이영미 대표. 사진 제공_ 이영미


사람들과 ‘식물식평화세상’을 창립했다. 현재는 현미식물식이 평화의 시작이자 완성임을 알리고 있으며, ‘숲속오이네비건홈스테이’ 살림꾼으로 사람과 동물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삶터를 가꾸고 있다. 또한 ‘비건피스플랫폼’에서 친환경 먹거리로 서로의 삶들을 연결하고자 노력 중이다.


 

당신의 밥상은 평화로운가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밥상에는 의외로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우리는 밥상과 함께 하루를 열고, 고된 하루를 마무리한다. 밥상은 오전과 오후, 오후와 저녁을 이어주고, 더 나아가 우리의 하루하루를 연결해준다. 우리는 좋은 일이 있으면 밥상 앞에서 축하하고, 힘든 일이 있으면 밥상 앞에서 위로를 받는다. 또한 우리의 수많은 만남은 밥상을 매개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가족, 지인, 회사 동료, 혹은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밥을 먹으며 소중한 인연을 쌓아간다.


한편 우리가 마주하는 밥상은 누군가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우리는 밥상을 통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타인과 연결된다. 이 연결은 쌀 한 톨, 과일 한 알, 채소 한 포기를 있게 한 드넓은 토양과 햇살과 물을 품은 자연으로 확대할 수 있다. 이처럼 밥상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연결' 감각은, 한 그릇의 음식이 내 앞에 당도하기까지 과정을 상상하게 한다. 그 과정이 평화로웠는지, 우리 밥상에 평화가 깃들어 있는지를 묻게 한다.


평화는 폭력과 대척점에 있으며, 평화로운 사회는 곧 폭력이 없는 사회이다. 이영미 대표는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폭력에 우리가 목소리를 내서 반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와 함께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밥상에 어떤 폭력이 숨겨져 있는지'도 찾아보자고 말한다. "평화란 한 그릇의 음식이 내 앞에 오기까지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울음소리나 피비린내가 없어야 저절로 다가온다. 그렇게 일상의 혁명은 사회혁명과 연결된다."라고 밥상평화의 연결성을 확장한다.

현미밥 한 공기, 상추 한 닢, 사과 한 알과 비교해 고기 한 접시, 생선 한 마리, 우유 한 잔, 달걀 한 알을 먹기까지 과정을 생각하면 우리가 무엇을 먹어야 할지, 그 답이 선명해진다고 한다. '평화가 깃든 밥상에서 몸과 마음의 평화는 물론 세상의 평화가 비롯될 수 있다.'라고 한다.


내가 먹는 것이 내가 원하는 세상과 연결된다

이영미 대표는 자연치유를 공부하면서 동물식(육식)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고기, 생선, 달걀, 우유, 꿀이 어떻게 밥상에 오르는지를 알게 되었다.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자연스럽지 않으며, 폭력과 착취로 얻어졌음을 알게 되었다. 생존을 위하고, 건강을 위하고, 환경을 위하고, 평화를 위하려면 자연 상태의 식물성 음식을 먹는 것으로도 충분함을 깨달았다. 고기와 생선이 동물의 시체라는 사실, 생산 가치가 없는 수평아리들이 산 채로 분쇄기에 돌려진다는 사실, 대부분의 우유가 끊임없는 강제 임신(인공수정)으로 얻어진다는 사실, 곡류 생산량의 70% 이상이 가축 사료로 쓰이면서 굶주림에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벌은 수백만 송이 꽃에서 모은 꿀을 강제로 빼앗긴다는 사실을 알고 그대로 있을 수 없었다. 시골 동네의 축사에 갇힌 소들을 마음 편안하게 볼 수가 없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동물성 음식이 나오는 학교급식을 그대로 놔둘 수 없었다. 먼저 내 가족의 식단을 바꾸고, 마을과 시민단체에 식물식 음식을 알리고, 사회에 동물식의 불편한 진실과 식물식의 가치를 알릴 방법을 모색했다.

평화는 보편적인 가치에 가깝다. 폭력과 다툼, 경쟁으로 가득한 세상을 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육식을 끊기 어렵더라도 비건 가공품을 먹을 수 있고, 비건 식물식 단체를 후원하는 등 일상에서 자그마한 실천을 할 수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서는 ‘어떻게 살 것인가’와 함께,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인간은 동물을 마음대로 먹고자 공장식 축산을 발명했다. 이는 생태계 파괴, 지구온난화 가속, 토양 오염, 수질 오염, 인수공통전염병 유행, 시민 건강 위협, 식량난 급증, 에너지 낭비 등을 초래했다. 고기를 안 먹겠다는 태도는 동물을 위하는 듯 보여도 결국은 나를 위한 길이다.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는 길이 곧 나를 위하는 길이다.


 

『이영미의 평화밥상』(호밀밭)은 저자가 현미식물식을 시작하고 10년 넘게 지역 미디어에 연재했던 ‘평화밥상’ 칼럼과 여러 곳에 기고했던 글, 그리고 일기처럼 써 왔던 글들을 모았다. 지속 가능한 평화로운 세상을 바라는 저자의 간절함이 하루하루 일상에 고스란히 녹아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한국 출판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발간하는 'K-Book Trends' 웹진의 Special Project- For Planet Earth, Where We Coexist 에 실렸다.

원문 보기 :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아이들에게 차려주고 싶은 밥상’에는 부모로서 아이에게 건강한 밥상을 차려 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2장 ‘하늘 아래 땅 위에서 햇살과 바람으로’에는 자연의 품에서 자라는 식물의 고마움을 말한다. 3장 ‘식물식평화여행’에는 수많은 관계와 만남에서 느낀 식물식의 소중함이, 4장 ‘밥상머리에서 배우는 공존’에는 평화와 공존의 가치가 밥상에서 꽃필 수 있다는 깨달음이 녹아 있다. 각 장의 끝에 자연식물식을 고민해 온 저자의 레시피가 계절별로 수록되어 있다.


책의 부제는 '햇살과 바람에게 배우는 무해한 밥상 이야기'다. 저자는 "현미식물식에서 더 요리하지 않는 게 최고의 식사"라고 여기지만, 이웃과 음식을 나눌 땐 요리를 하고 조리도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따라 진달래파드득주먹밥, 채소국수, 감자면파스타, 단호박찜밥 등 음식 16가지 요리법을 '바람결에 레시피'에 담았다. 부록은 채식과 자연식물식이 어떻게 다른가를 다룬다. 이 책 부록에서 황성수 박사는 말한다. "채식이라고 하면 채소만 먹는 것이라 오해하기 쉽고, 채식하는 분들 중에서도 건강이 나쁜 경우가 많으니 더욱 정확한 말이 필요하다." 그리고 '채식' 대신 자연 상태의 식물성 식품만 먹는다는 의미의 '자연식물식'이라는 용어로 바꿔 쓰자고 제안했다.


비건 활동가인 상헌 교수는 추천사에서 "우리는 착한 동물들을 가두어 죽이면서 동시에 자신과 가족의 안전과 행복을 염원하는 모순에서 벗어나야 하고, 인간이 외치는 평화는 협상이 아니라 자연식 밥상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라며, "공장에서 찍어내는 푸드 대신 자연의 햇살과 바람, 땅과 비가 만들어주는 풍부하고 다양한 자연식물에 빠진 삶이 진정한 행복이고 자유"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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