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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구교수ㅣ국립인천대 생명과학부| 야생동물과의 갈등을 줄여야

최종 수정일: 2월 23일

 

박성미 총괄 2024-02-22




이종구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에서 숲의 생태계를 배웠고, 생태계의 구성 요소인 야생동물을 다루는 연구실에서 공부했다. 석사를 마치고 미국 인디애나주립대학에서 야생동물의 생태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립인천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이다.


인간과 야생동물과의 갈등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


1800년대 후반 생태계의 수용력(carrying capacity)이라는 개념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서식지 안에서 살아가는 동물의 적정 개체수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에 관한 질문을 가지고 있었다. 야생동물 서식 환경의 모든 세부적인 부분들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동물들의 적정 개체수 파악도 어렵다. 인간이 숲 근처에서 농사를 지어 식량을 생산하면 야생동물은 이 공간에 침입해 먹이를 얻게 된다. 인간과 야생동물의 공간이 겹쳐지면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적정 개체수를 유지하는 것이 인간과 야생동물의 갈등을 줄이는 길이다. 특정 종의 개체수가 줄어들면 우리는 보전(conservation)이라는 방식을 통해 개체수를 늘리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반대로 개체수가 너무 늘어나면 우리는 개체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벚꽃을 좋아하기 때문에 벚나무는 도시생태계 안에서 자연상태보다 수백배 혹은 그 이상 높은 밀도로 존재한다. 벚나무와 인간 사이에 특별한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벚나무의 개체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중대형 포유류의 경우는 다르다. 고라니나 멧돼지등은 숲 가까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킨다. 도시에 나타나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라니와 멧돼지의 밀도에 대한 연구는 없다. 정확한 개체수와 밀도를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중대형 포유류의 정확한 밀도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연구를 통해 적정 밀도를 설정하고 관리를 통해 인간과 동물과의 갈등을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 환경계획에 야생동물에 대한 데이타 반영


전국 자연환경 조사, 동계동시센서스, 도요물떼새 조사, 멸종위기종 조사등 야생동물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비오톱 지도라든가 야생동물 서식지와 식물들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들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야생동물의 분포와 서식지 정보를 다양한 영역에서 유기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원청개구리는 환경부에서 분포를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수원청개구리 서식지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그 존재를 모른다. 농사짓는 과정에서 농약을 사용하기도 하고, 도시 계획에 의해 서식지가 훼손되기도 한다. 수원청개구리의 분포에 관한 데이터만 가지고 있는 것은 종의 보전에 도움 되지 않는다. 환경계획이나 국토계획에 멸종위기종에 관한 데이터가 반영되고 이를 바탕으로 중요한 생물종의 서식지 보전을 고려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서식지의 소유주나 지역에서 농사짓는 사람들과의 정보 공유


1970년대 이후 숲을 만들고 가꿔 왔고, 밀렵도 줄어들었다. 법적으로도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규정이 마련되면서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산양이 도심지에서 발견되거나 담비등의 야생 동물들이 충남지역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야생동물의 서식지 환경이 전반적으로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멸종위기종의 보호는 여전히 부족하다. 멸종위기종에 관한 정보가 서식지를 소유한 지주나 그 지역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전달돼야 한다. 그 생물종이 지역에서 어떤 중요성을 가지는지, 생물다양성이나 멸종에 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수원청개구리나 금개구리와 같은 경우,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10년 전 조사 결과와 현재 조사 결과를 비교해 보면 개체수가 줄어들거나 사라진 지역들이 있다. 멸종은 되돌릴 수 없다. 멸종위기종이나 그들의 서식지는 지금보다 훨씬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원래 살고 있던 종들을 위한 정책이 반드시 필요


갯벌을 매립한다거나 숲을 개발한다거나 보전 지역을 설정한다거나 휴양지를 만든다거나 하는 행위를 할 때, 그 공간이 인간만 쓰는 땅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 공간 안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공간을 빼앗긴 야생동물들을 위해 대체서식지를 마련해 주는 등 그 공간에 원래 살고 있던 종들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환경영향평가 또한 전문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국가기관에서 진행해야 한다. 토지이용의 변화가 발생할 때, 그 공간 주변에서 살아가는 생물의 서식지에는 어떤 영향이 발생하는지, 어떻게 피해를 줄일 수 있는지를 좀 더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


현장생물학자가 많아지기를


인간이 야생동물의 생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우며, 이상론에 가깝다. 우리는 야생동물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인간은 존재만으로 야생동물에게 영향을 미친다. 야생동물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야생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말은 모순이다. 인간이 어쩔 수 없이 야생동물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 야생동물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리를 해야 하고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 살아있는 다윈으로 불리던 하버드대 에드워드 윌슨 교수는 현장생물학을 강조했다. 실제 자연 현장에서 야생동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행동하는지를 이해하고 관찰하는 현장 생물학자가 많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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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Park
F Park
Feb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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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보존을 실천하고 있는 학자의 문제의식을 알게해줍니다. 기사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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