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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 카이스트 김진형 교수 | 인공지능,인류에 도움되는 도구로 활용해야

최종 수정일: 2월 10일

 

'AI대부'라 불리는 김진형교수는 사회 곳곳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살펴보고, AI를 활용한 해결책을 찾아내기만 해도 사회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문제를 잘 찾아내 목표를 정한 뒤 AI를 적용하면 된다. 기후·환경 분야에서 작은 성공 사례들이 하나둘 누적되면, AI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증명될 것이다.


2025-02-06 최민욱 기자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컴퓨터과학자 인공지능 연구자이며 교육자다.1973년부터 KIST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했다. UCLA에서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휴즈 연구소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했다. 1985년부터 2014년까지 KAIST 전산학부 인공지능연구실을 이끌어 약 100명의 석박사 전문인력을 양성했다. KAIST에서 인공지능연구센터(Center for AI Research, CAIR) 소장을 역임했다. 1985년 정보과학회 인공지능연구회 설립을 주도하고 초대 연구회장을 역임했다. 환태평양인공지능학술대회 설립에 참여,1992년 제2회 서울대회 조직위원장을 했다. 국내 초기 인공지능 연구의 방향을 한글 및 한국어의 컴퓨터 처리에 관심을 갖도록 했으며 2005년 서울에서 개최한 국제문서인식학술대회의 대회장을 맡았다. 1995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당시 KORDIC) 원장으로 근무했다. 2014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설립을 주도하고 초대 소장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 공공데이터 전략을 수립했다. 2016년 지능정보기술연구원(2018년 ㈜인공지능연구원으로 개명) 설립에 참여하여 원장으로 연구를 리드했다. 2019년부터 2021년 8월까지 중앙대학교에 석좌교수로 근무했으며, 2021년 9월 인천재능대학교 총장을 역임해 AI교육 중심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개혁 사업을 추진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의 원로회원, 한국정보과학회, 한국인지과학회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2001년 홍조근조훈장, 2015년 동탑산업훈장, 2010년 인터넷 대상(개인공로부문), 2010년 대통령상(한글 발전 공로), 2017년 공학한림원 일진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KAIST 김진형 교수에게 듣는 AI 최강의 수업(2020년, 매경신문사), AI와 사회변화(공동, 2022년), 청소년을 위한 AI 최강의 수업(공동, 2021년, 매경출판), 인공지능 이론과 실제(공동 번역,1998년) 등이 있다.

 

70년대, 인공지능의 미래를 발견하다


1970년대 후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컴퓨터를 배우며 “이 분야가 미래를 크게 바꿀 것”이라는 예감을 했다. 당시 국내에는 컴퓨터가 흔치 않았지만,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1976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현지에서 인공지능(AI)을 공부하며 “기계가 사람 지능을 흉내 낸다면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품었고, 이후 박사 과정을 마치고 휴즈 연구소에서 당시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인공지능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미국에서도 최첨단으로 손꼽히던 AI 분야에서 많은 봉급을 받으며 연구를 이어가는 선택도 있었지만, 외국인 신분으로 접근할 수 없는 국방 등 보안 프로젝트들이 있을 때, 회의 중간에 시민권자만 남고 한국 국적인 자신은 일어나서 나와야 하는 일들을 겪으면서 귀국을 해서 국내 환경을 한번 바꿔 볼까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당시 체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셨던 최순달 박사가 근무하던 미국 연구소를 방문했다. “여기서 뭐 하느냐, 한국으로 돌아와야지”라며 내 귀를 잡아끌었는데 막연히 품던 애국심까지 자극되어 귀국을 결심했다. 1985년, 전두환 정부 시절이었다.


인공지능 기술은 늘 존재해 왔다


귀국 후 국내 상황을 보니, 한글을 컴퓨터에서 편하게 다루기 어려울 정도로 인프라가 열악했다. 자판 표준조차 없어 문서를 출력하거나 워드프로세서를 쓰는 일도 번거로웠다. “우리 언어부터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컴퓨터가 ‘우리 것’이 되기 어렵다”라고 생각했고, 자판 배열 연구와 한글 기계화 과제에 몰두했다. 논문보다도 현장에서 사람들이 곧바로 쓸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드는 데 집중했고, 그 공로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 경험을 통해 “작고 구체적인 문제라도 해결하면, 사회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이후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 연구를 이어갔지만, 현장 불편을 개선하는 ‘엔지니어적 관점’을 언제나 중시해 왔다. 인공지능은 국내외에서 몇 차례 주목받았다가 사그라지길 반복해 왔다. 1980년대 중반 잠깐 열풍이 일었고, 2016년 알파고(AlphaGo) 대국을 계기로 또 한 번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최근에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화두가 된 상황이다. 하지만 연구자 입장에서는, 인공지능이 늘 존재했음에도 정책이나 언론의 관심이 들쑥날쑥한 탓에 10~20년씩 필요한 꾸준한 연구 투자와 성과가 이어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교육·물류·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 AI가 자리를 잡아가는 걸 보면, 결국 기술적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고 현실에 뿌리내린다고 느낀다.


기후위기시대, 에너지 전환에 주목하다


최근 주목하는 건, 인공지능(AI)이 기후·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느냐다. AI가 ‘최적화(Optimization)’에 탁월하다는 점에서, 공장 설비·교통 신호·데이터센터 냉각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원을 효율화하고 탄소 배출을 줄일 잠재력이 크다. 예컨대 구글(Google)은 데이터센터 냉각에 AI를 도입해 전력 사용을 약 40% 절감했고, BuildingIQ & Verdigris 등 건물 에너지 관리 솔루션은 기계·조명·공조를 자동으로 제어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인다. Nest(네스트)처럼 집 안에서 거주자 일정·선호를 학습해 냉난방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사례도 있다. 이런 ‘에너지 사용 최적화’ 방식은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지금, 탄소 배출 저감에 직접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진형 교수 제공  60hz.io의 햇빛바람지도
김진형 교수 제공  60hz.io의 햇빛바람지도

AI는 최적화가 강점,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기술이 될 수 있어


기후 모델링·재생에너지 예측 분야 역시 AI가 힘을 발휘한다. 풍력·태양광 발전량을 미리 예측해 발전소 운영을 최적화하거나, 날씨 패턴을 기반으로 “지금은 풍력이 낫다, 저 시점엔 태양광을 활용하자”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Google DeepMind가 풍력 발전량을 사전에 예측해 효율을 20% 높인 사례가 대표적이고, 국내 스타트업 60Herz.io는 위성 영상·기상 데이터를 활용해 ‘햇빛 바람 지도’를 제공해 재생에너지 발전을 돕고 있다. 도시 차원에서 교통 흐름을 분석·최적화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Google Green Light Project, Telensa의 PLANet 시스템 등은 교통 패턴과 날씨 정보를 AI로 결합해 신호등을 조정, 불필요한 차량 정체와 연료 소모를 완화한다. 도시 설계 과정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어디에 어떤 시설을 배치해야 이동 거리를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할지” 등을 체계적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AI기업이 필요해

김진형 교수 제공 원 출처: https://www.mdpi.com/2072-4292/16/8/1312
김진형 교수 제공 원 출처: https://www.mdpi.com/2072-4292/16/8/1312

최근 각광받는 거대 언어 모델(챗GPT 등)이 전기·자원을 많이 소모한다는 역설도 무시하기 어렵다. 그래서 “모든 걸 한꺼번에 해결하는 범용 AI”만 고집하기보다, 특정 문제를 분명히 설정하고 그에 맞춰 효율화하는 전략이 더 실질적인 해법이라는 관점을 갖고 있다. 엔지니어적인 입장에서는 “모든 걸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범용 AI”가 효율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결국 중요한 건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AI를 도입하느냐”다. 구글처럼 데이터센터 냉각을 혁신하기도 하고, 풍력 발전을 예측해 효율성을 높이기도 하며, 도시 신호체계를 최적화해 교통 체증을 줄이기도 한다. 모든 것을 다 해결하려는 범용 모델보다는, 구체적인 도메인을 설정하고 ‘필요에 맞게’ AI를 도입하는 편이 에너지·자원을 아끼면서도 큰 효과를 낸다. 이러한 접근이야말로, 기후위기 시대에 AI가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거대 모델이 아니어도 성과를 낼 수 있다


분석형 AI가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특정 영역에 최적화된 AI는 연산량을 훨씬 줄이면서도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다. 예컨대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같은 '도메인 특화 AI'는 범용 AI보다 전기도 덜 들고, 결과 해석도 명확하다. 이는 최근 딥시크(DeepSeek)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각 분야의 전문 AI 모듈들을 만들고 이를 총괄하는 상위 모듈을 두어 효율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마치 법률, 공학, 화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하듯이, 특화된 AI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도 마찬가지다. 공장이나 도시 등 특정 영역의 탄소·에너지 문제를 잡아 AI를 적용하면, 짧은 기간에 눈에 띄는 효율 향상이 가능하다. 이는 굳이 거대 모델이 아니어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탄소 발자국, 소프트웨어에도 적용해야


“소프트웨어 카본 인텐시티(Software Carbon Intensity)”라는 개념이 글로벌하게 도입되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동작할 때,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지 일종의 ‘발자국’을 붙이는 시도다. 모든 소프트웨어가 중립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데이터센터나 네트워크를 통해 전기를 소모하며 돌아간다. 이걸 수치화·가시화하면, “이 소프트웨어가 쓰이는 데 탄소가 얼마나 드는지”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런 움직임이 매우 중요하다. 소프트웨어도 전기와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어떤 소프트웨어가 어느 정도의 탄소를 배출하느냐”를 공개하고 인식시켜 주는 시스템이 늘어나야 한다. “기후 문제는 나와 관계없다”라고 여기면 안 된다. 우리가 매일 쓰는 컴퓨터·인터넷·소프트웨어가 탄소를 유발하고 있다.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


매일 쓰는 인터넷, 챗GPT의 이미지 생성도 탄소 배출, 개인도 줄여나가야


기후 문제가 “나와 상관없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실제로 탄소를 조금이라도 덜 배출하려는 실천이 늘어나야 한다. 인공지능이 에너지를 절감해 주더라도, 사람들의 소비 습관이 계속 자원 낭비로 흐르면 실질적 개선이 어렵다. 가장 간단한 것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내와도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앞으로 더 이상 옷을 사지 않는다.” 옷을 사는 행위 자체가 단순히 필수적인 필요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더 멋을 내고, 유행을 따라가기 위해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옷 한 벌을 만드는 데도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들어가고, 폐기 과정에서도 환경 부담이 크다.


또한, 불필요한 데이터 생성이나 전력 소모를 유발하는 AI 사용도 가급적 줄이려 한다. 생성형 AI를 돌려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거나 단순한 자료를 찾을 때 몇 번의 검색이면 충분한데, 굳이 에너지 소비가 10배나 된다는 범용 AI로 검색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소한 절약이 쌓이면, 결국 대규모 서버 운영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알면서도 아무런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기후위기에 대한 고민도 의미가 없어진다. 작은 변화라도 개인 차원에서 실천이 시작돼야 한다고 믿는다.


AI든 기후든, 장기적 차원의 연구 투자가 필수적이다. 단기간에 우르르 집중했다가 곧 잊혀지는 식이라면 대규모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10년, 20년 이상 끈기 있게 사람과 자금을 투입해야 마침내 의미 있는 성과를 볼 수 있다. 기후위기는 소수 전문가나 대기업만 책임질 일이 아니다. 탄소를 조금이라도 덜 배출하기 위해선, 큰 시스템의 최적화를 돕는 AI도 필요하고, 개인 차원에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다시 인공지능 속으로


공공연구소와 대학총장 등을 하면서 한동안 인공지능을 떠나 있었다. 다시 인공지능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은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제자들에게도 말하고 특강할 때도 말한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살펴보고 AI를 활용한 해결책을 찾아내기만 해도 사회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문제를 잘 찾아내 목표를 정한 뒤 AI를 적용하면 된다. 기후·환경 분야에서 작은 성공 사례들이 누적되면, AI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증명될 것이다. 범용 AI로 모든 걸 커버하려는 비효율은 경계해야 한다. 엔지니어라면, 가장 적절한 규모와 방법을 택해 전기 낭비를 줄이는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정권 변화나 사회적 흐름에 휘둘리지 말고, AI를 기후위기 극복의 수단으로 꾸준히 육성한다면, 탄소를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도움이 될 것이다. 오랫동안 인공지능을 다뤄 온 사람으로서, 현장에서 필요한 문제를 붙들고 AI를 효율적으로 적용해나가는 길이 가장 현실적이고 유망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길이, 기후위기라는 전 지구적 과제에도 분명히 닿아 있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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