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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ㅣ박진희ㅣ원자력과 화력이 키우는 농산물을 먹으며, 지구의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가?

최종 수정일: 4월 26일

 

박진희 2024-04-25


박진희

로컬의 지속가능성 활동가

(재)장수군애향교육진흥재단 사무국장

초록누리 협동조합의 이사장 역임

한국농어민신문, [박진희의 먹거리 정의 이야기] 연재


 


매일 저녁 TV 생활정보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농촌의 여러 지역과 먹거리를 소개한다. 각 채널마다 재밌고 호기심이 동하게, 농촌의 일상을 '활력 넘치게' 묘사한다. 그러나 이는 그저 농촌을 콘텐츠로 다양하게 소비하는 것일 뿐, 농촌의 실생활상은 생활정보 프로그램이 아닌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 가깝다. 현재 농촌의 실상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단어는 고령화, 기후변화, 소멸이다.


농촌에 사는 2명 중 1명은 65세 이상


지난 4월 18일, 통계청은 ‘2023년 농림어업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2월 1일 현재 우리나라 농가는 99만9000가구, 어가는 4만2000가구(내수면 어업 제외), 임가는 9만9000가구이다. 농가수가 100만 아래로 떨어졌다. 농림어업인구는 농가 208만9000명, 어가 8만7000명(내수면 제외), 임가 20만4000명으로 농가 비율은 우리나라 가구수의 4.6%, 농가 인구는 우리나라 인구의 단 4%에 불과하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8.2%이다. 그러나 농촌의 고령인구는 이보다 몇 배나 많은 52.6%. 65세 이상 인구는 농촌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농촌의 실상이 수치로 다시 한번 증명되고 말았다. 고령화, 소멸 위험,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후 위기까지 가속화되니 '스마트 농업'은 어느새 농업의 구세주로 추앙받고 있다.


고령인 농부가 ‘스마트 농업’을 감당할 수 있을까


우리는 스마트 농업이라고 하면 온습도가 통제되는 하우스에서 농산물을 수확하는 풍경이나 드론이 논밭을 날고 있는 풍경을 상상한다. 하지만 스마트 농업은 종자의 생산, 가공부터 생산, 수확, 출하, 유통, 소비까지 농업 가치 사슬 전반에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 농업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해 왔다. 도구의 사용이 기계의 사용으로, 그리고 기술적 진보로 이어졌다. 농사는 땅의 힘으로, 하늘에 맡기는 것에서 인간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

농업 후계 자녀가 있다면 모를까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로봇, AI 기술이 적용되는 스마트 농업을 농촌의 고령인구가 배워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막대한 초기 비용의 투자와 불안정한 시스템, 혹은 더욱 발전하는 기술 진보로 더 많은 자본이 계속 투입되는 것을 평범한 농부가 감당할 수 있을지도 문제이다.



스마트농업을 적극지원하겠다는 윤석렬대통령이 태블릿PC를 이용해 온도조절기능을 작동해보고있다 대통령실사사진기자단


원자력과 화력으로 농산물을 키우는 ‘스마트 농업’은 답이 아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스마트 농업이 정말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농업이 될 수 있는가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농업양식업, 어업 생산과 토지를 이용한 농사가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이 되므로 스마트 농업이 오히려 생태발자국을 저감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스마트 농업은 필수적으로 막대한 전기에너지 사용을 필요로 한다. 스마트 농업이 진짜 인류의 구세주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친환경적 에너지 사용 기술을 다양하게 접목하고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 지구를 위한 소등이 이루어지는 때, 지구를 위한다며 불을 계속 켜고 있으면 안 된다. 원자력과 화력이 키우는 농산물을 먹으며, 지구의 미래를 이야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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