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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택 | 기후위기의 시대, 스포츠의 생태계를 살려야
기후위기가 끌어올린 '올림픽', 또는 '스포츠'가 잃어버린 가치
모든 것에는 나름대로의 가치와 기능이 있다. 올림픽도 순기능이 있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고 '잃어버렸던 가치'가 다시 보인다. 잃어버린 것은 다시 원래 갖고 있던 것을 잃어버렸으니 찾아오면 된다. 스포츠의 중심이던 것이 주변이 되었다. 기실 수십년 동안 우리는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를 본 적도 없었고 볼 수도 없었다.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경기를 보고 박수 치고 환호하는데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부담했다. 하지만 그 부담은 당연해 보였고, 서로 그 부담을 지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이 당연히 보이지 않게 되었다. 100년 전 올림픽 때 만해도 인간들이 운동 경기를 연다고 멀쩡한 산을 깎아내리고 노동자가 죽어가는데 ‘모두를 위해서’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은 그렇지 말아야 할 시대다.
기후변화로 사라지는 스포츠
기후위기는 이제 더 이상 가설이 아니다. 실제로 전 세계는 기후위기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사회적 영향에 타격을 받고 있다. 스포츠계 역시 예외일 수 없다. 특히 동계올림픽과 같은 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그 심각성은 더 크게 나타난다. 수십년 동안 동계올림픽 개최지들은 눈 부족과 이상 기온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과거에는 자연 설만으로 충분히 경기를 치렀던 곳들이 이제는 인공 눈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도 한계가 있다. 인공 눈을 만드는 설비와 운영에 엄청난 비용이 들고, 물과 에너지 사용량도 만만치 않다. 이로 인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반복되는 악순환을 만든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
스포츠의 기후 행동
스포츠기후행동협정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의해 설립된 협정으로, 스포츠 산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된 글로벌 협약이다. 270개 이상의 국제연맹(IFs, International Federations), IOC, FIFA, UEFA, NBA를 포함한 스포츠 단체, 경기, 프랜차이즈 및 팀과 함께 스포츠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UN과 IOC가 공동으로 만들어 2018년 12월에 동시 출범했다. 스포츠기후행동협정은 스포츠 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강조하고, 스포츠의 영향력을 통해 기후변화와 관련된 인식과 행동을 전...
체육이 변해야 한다
2021년 8월 10일에 제정된 스포츠기본법은 ‘스포츠에 관한 국민의 권리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정하고 스포츠 정책의 방향과 그 추진에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스포츠의 가치와 위상을 높여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나아가 국가사회의 발전과 사회통합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다. 현대 사회에서 스포츠의 공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고 국민의 건강 증진과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해 마련된 법적 틀이다. 스포츠기본법 이전에는 국민체육진흥법이 있었다. 기본법의 역할보다는 진흥법으로 그 기능을 강조해, 스포츠권을 보장하고 스포츠의 기본이념을 담고 스포츠 전반을 규율...
올림픽을 반대하는 사람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가 올림픽 위원회의 ‘그린워싱'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가 올림픽 위원회는 ‘그린워싱’을 하고 있다. 환경보호를 내세우고 있지만, 세계를 위협하는 생태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2024년 9월 8일 폐막식을 끝으로 파리올림픽⋅패럴림픽이 막을 내렸다. 두 달여 동안 세계 주류 언론의 이목은 파리에서 열린 국제 체육대회에 집중되었지만, 체육 경기는 올림픽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올림픽 개발사업, 또 이와 연계된 ‘그랑파리’ 광역 개발사업으로 유럽연합 자연보호 구역이 파괴되었고,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커뮤니티 가든이 철거되었으며, 가파르게 상승하는 지가에 주민들은 더욱 외곽으로 밀려난다. 사회주택은 축소되며, 빈민과 노숙인의 주거가 위협받고 있다.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를 2050년까지 달성하려면 올림픽을 포함한 메가 이벤트의 개최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 하계 올림픽 종목 중 하나인 서핑 경기는 파리에서 1만5천킬로미터 떨어진 프랑스령 타히티에서 개최되었다. 타히티에서는 유명한 국제서핑대회가 개최되어 왔으며 경기를 위한 기존의 시설이 바다의 산호와 조화를 이루며 잘 갖춰져 있었으나, 올림픽 주최 측은 콘크리트 기초와 알루미늄 구조로 이뤄진...
지구 없이 야구 없다, 팬들의 목소리
프로야구 ‘직관러’들에게 2024년 시즌은 사뭇 달랐다. 울산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4 케이비오(KBO)리그 엘지(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는 리그 42년 역사상 처음으로 폭염 때문에 취소되었다. 추석까지 이어진 더위로 관중들은 35도가 넘는 추석 날씨에 이른 퇴장을 해야 했다. 팀 순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인 ‘가을 야구’ 때도 비가 자주 내려 경기가 취소되기도 했고, 한국시리즈 처음으로 서스펜디드(경기 연기)되기도 했다. 야구팬이라면 ‘기후변화’를 다 느낄 수밖에 없었다. 기후위기로 변하는 야구장, 팬들이 지킨다 크보플은 크보플은 출범과 함께 야구팬 1891명의 서명을 받...
스포츠의 혁신, 전문가들의 권고
2019년 출범한 ‘스포츠혁신위원회’는 민간위원 15인, 당연직 위원 5인 등 총 20인으로 이뤄진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위원회다. 2019년 유명 선수 성폭행 폭로와 체육계 곳곳에서 성 추문이 연이어 폭로되는 가운데, 체육 시스템 개혁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문체부가 2019년 1월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성)폭력 등 체육 분야 비리 근절 대책’으로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한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뒤 구성됐다. 민간위원은 시민단체와 체육계의 추천을 받아 선임했다. 위원회는 민간위원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운영, 정부는 위원회의 행정 등 지원에만 참여하는 게 원칙이다. 민간위원...
특별기고 | 김현우 탈성장과 대안 연구소장
통치 전략으로 등장한 ‘3S’:
Screen,Sports,Sex
전두환은 정권 말기에 좀 피곤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임기 7년 동안을 큰 걱정 없이 보낼 수 있었다. 출범부터 절차적 정당성이 극도로 취약했을 뿐더러 광주학살로 윤리적 정당성마저 완전히 부재했던 이 정권이 비교적 순탄하게 지탱되었던 이유는 여럿이지만, 국민에게 먹고 살만한 조건을 제공했던 탓도 컸을 것이다. 요컨대 시운을 타고난 정권이었다. 박정희 정권 시기의 경제 개발 계획이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다음 수출 몇 백억 달러를 계속 경신하는 경제 상황을 물려받은 전두환 정권은 80년대 후반의 3저 호황까지 유례 없는 호조건을 누렸다. 반발이 없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저항은 치열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정부에 아무리 불만이 많아도 어느 정도의 보상이나 타협의 여지가 제공된다면 사회의 다수가 계속 저항에 몰두하기는 어렵기 마련이다. 그리고 뻗어가는 고속도로와 올라가는 고층 건물을 배경으로 전두환 정부는 관제 축제를 벌였고 올림픽을 유치했다. 그런 와중에 치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체계적인 통치 전략 중 하나가 ‘3S’ 정책이었을 것이다.
전국의 개봉관들에 화려하고 야한 영화가 넘쳐 났고(screen),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대통령이 시구를 던졌으며(sports), 야간 통근이 해제된 밤거리는 흥청거렸다(sex). 당근과 사탕 정책이 일방적으로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영화인들은 은근히 진지한 메시지를 담아내는 작품을 내놓았고, 해태 타이거즈의 가을 야구는 반정부의 기운이 충만했으며, 젊은이들은 밤새 술을 마시며 정부 전복 방법을 토론했으니까. 그러나 어쨌든 88올림픽은 3S의 정점이었을 것이다. 전 세계가 지켜본 가장 스펙터클한 세리머니! 2002년 한일 올림픽이라는 속편도 있었다. 정부들도 바뀌었고, 경제 조건도 그때와 같지 않으며, 무엇보다 이제 기후가 너무도 빨리 그리고 돌이킬 수 없도록 변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후위기가 너무도 규정적이다. 미국의 환경 전문기자 마크 샤피로는 기후위기의 특징을 “정상성(定常性)의 종말”로 포착한다. 역시 미국의 환경 기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2050년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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