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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 한희 산림과학자 | 탄소흡수 기능 증진을 위한 산림시업체계 개발해야

최종 수정일: 5월 4일

 

대담 한희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 김우성 자연과 공생연구소

2022년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에 부임한 한희 교수는 숲을 어떻게 경영해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젊은 학자다. 한희교수가 이끌고 있는 스마트산림경영연구실(Smart Forest Management Lab, 이하 SFM Lab) 은 산림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 연구한다. 현재 박사과정 4명, 석사과정 1명, 학부연구생 2명의 학생이 풀타임으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Q. 산림경영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A. 산림경영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산림의 가치와 목적에 따라 숲을 가꾸고 관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산림이 제공하는 목재와 비목재 임산물을 포함한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를 정확히 평가하고, 산림을 둘러싼 국내외 임업 환경의 변화와 산림자원경영관리의 기본 원칙에 입각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Q. 목재 뿐 아니라 비목재 임산물이나 다양한 서비스 등을 포괄하는 숲 경영에 관한 연구라면 범위가 상당히 넓을 것 같은데 최근에는 주로 어떤 연구들을 수행하고 계신가요?


A. 연구실에서는 산림경영 분야 전반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실에서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연구 분야는 ICT 기반의 정밀임업(precision forestry) 연구부터 방대한 산림자원정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다루는 산림빅데이터-의사결정(forest big data and decision making) 연구, 임업인의 소득과 지속가능한 임업을 다루는 지역임업(local forestry) 연구, 산림자원의 효율적인 공급과 이용, 부가가치 제고를 다루는 산림가치사슬(forest value chain) 연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합니다. 이밖에도 국내 임업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산림수확체계 개선 연구, 탄소흡수 기능 증진을 위한 산림시업체계 개발 등 현장 중심의 문제들을 발굴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연구도 수행할 예정입니다.


Q. 굉장히 즐거운 표정으로 연구 내용을 설명해주시네요. 혹시 최근에 하고 계신 연구 중 가장 즐겁게 하고계신 연구를 좀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위한 산림활용 전략에 관해 고민중이에요. 창 밖에 숲이 보이시죠? 우리나라는 산림녹화에 성공한 나라이고, 목재 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아닙니다. ha당 임목축적도 OECD평균보다 높습니다만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목재 자급률은 15% 정도에요. 나머지 85%는 수입목재를 쓰고 있습니다. 국산목재 이용률 15%도 세부내용을 보면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제재목과 보드류는 국산재가 쓰이기도 하는데, 방부목재나 난연목재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은 전적으로 수입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Q. 숲을 가진 산주들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군요?


A. 산주들의 만족도가 매우 낮습니다. 숲에서 나무를 길러서 목재로 파는 것은 수익성이 매우 떨어지는 일입니다. 비교적 좋은 가격으로 팔 수 있는 낙엽송을 기준으로 수익성을 분석해보았을 때, 나무를 심고 가꾸고 수확하는 과정 전반에서 국가의 보조를 받으면서 40년 이상 나무를 기르면 ha당 220만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합니다. 만약 보조금 없이 40년간 나무를 기르면 ha당 2,000만원 정도 손해를 보는 구조입니다. 나무를 심어서 기르는 과정은 수지타산이 안맞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대부분의 산주들이 숲을 가꾸는 일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습니다.



Q. 산주들이 숲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나 지구의 입장에서도 공익적인 측면이 있지 않을까요?


A. 물론입니다. 숲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편익을 제공합니다. 목재를 비롯해 다양한 임산물을 생산하고, 맑은물을 제공하며, 산사태를 막아줍니다. 또한 자연생태계를 보존하고, 휴양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며, 대기를 정화합니다. 숲은 가까이서 또 멀리서 우리 삶에 많은 혜택을 제공합니다.


Q. 그럼 우리는 숲을 잘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건가요?


A.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아요. 한국사회가 합계출산율 0.7이나 지방소멸같은 인구구조의 위기에 처해있잖아요? 숲도 비슷한 문제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숲의 대부분은 1960년부터 1970년대에 만들어졌어요. 그 전에는 대부분의 산이 황무지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다보니 숲의 나이가 40~50년생에 몰려있어요. 지금의 우리나라와 같이 전체 숲의 나이 구조가 편중되면 인구가 특정 연령대에 편중된 것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인구의 지속성 측면에서 어린 아이들이 필요한 것 처럼, 산림의 지속성 측면에서 10~20년생 유령기의 숲을 지금 보다 많이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숲에도 인구절벽 현상이 있다니 놀랍습니다. 숲은 그럼 어떠한 나이구조를 가져야 할까요?


A. 지속가능한 목재 생산이 가능한 산림의 나이구조를 어려운 표현으로 ‘법정(法正) 영급분포’라고 해요. 즉, 어린 숲부터 오래된 숲까지 다양한 나이의 숲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어야 합니다. 목재 생산을 위한 숲 100ha가 있다고 가정해보죠. 100년 된 숲을 수확한다고 가정했을 때, 10년된 숲이 10ha, 20년된 숲 10ha, 30년된 숲 10ha, 쭉 이어서 100년 된 숲 10ha까지 다 합쳐서 100ha가 있어야 해요. 그러면 올해 100년된 숲 10ha를 수확하고, 현재 90년 된 숲이 10년 뒤에는 100년된 숲이 될테니 그 때 10ha 수확하고, 이렇게 10년 마다 지속가능하게 수확할 수 있는 연령분포의 숲으로 설계돼 있어야 합니다. 사실 현실에서는 산불이 나거나 산사태가 나거나 병충해에 걸리는 등의 이유로 숲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실제 어린 숲의 비율은 더 많아야 합니다. 마치 역-J자 형 곡선처럼 어린 숲이 많고, 오래된 숲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구조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숲의 나이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A. 이러한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요즘 연구적으로 중요하게 고민하고 있는 주제는 산림 기반의 바이오경제로의 전환에 관한 것입니다. 화석연료 기반의 물질 자원을 농업과 임업 영역에서 생산되는 재생가능한 물질자원으로 대체하는 방식에 관한 논의입니다. 나무는 셀룰로스, 헤미셀룰로스, 리그닌같은 물질을 생산합니다. 이런 물질들을 알뜰하게 쓰는 방식인데요, 목재로 쓸 수 있는 것들은 목재로 쓰고, 목재로 쓰지 못하는 것들은 다른 바이오 제품(bioproduct)를 만들어서 쓰면 됩니다. 목재 중 크고 훌륭한 아래쪽 줄기는 구조재, 건축재, 가구재 등 고부가가치 목재로 사용하고, 중간부분의 줄기는 펄프나 합판보드로, 가지와 잎은 바이오에너지 등 부산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목재를 부가가치가 낮은 토목가설재, 화목이나 축사용 깔개 등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이런 소재들을 건조한 뒤 방부처리해서 부가가치가 높은 목재로 이용하거나 그 과정에서 생산되는 각종 부산물을 바이오플라스틱 등으로 활용하면 부가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Q. 꿈같은 이야기네요. 우리가 참고할만한 선진국의 사례가 있을까요?


A. 핀란드에 좋은 사례가 많아요. 핀란드는 산림기반의 바이오경제 구축을 위해 10년 넘게 연구해왔습니다. 우리나라도 단계별로 한걸음씩 나아 가는게 중요합니다. 핀란드는 임업이 국가 주요 산업으로서 임업 생산품이 전체 수출의 1/5을 차지하는 임업 선진국이에요. 이런 임업의 위상을 산림기반의 바이오경제 구축을 통해 2030년 까지 임업의 GDP 기여율을 3% 이상, 수출을 33%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매년 우리나라 숲에서 자라는 목재량의 10~15%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핀란드는 매년 자라는 목재량을 대부분 사용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벌채를 시행합니다. 숲을 지속가능한 생산이 가능한 구조로 만들면서 더 적극적으로 수확하고,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Q.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넓은 면적의 숲을 경영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수십년 혹은 백년 이상의 시간을 염두에 두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해주시고 싶은 내용이 있을까요?


A. 우리 임업의 경제성은 여전히 낮습니다. 임업의 경제성이 떨어져 산림소유자들이 지금과 같이 산림을 방치한다면 국민들이 원하는 산림의 공익가치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지금 이 시점이 우리가 그동안 노력을 쏟아 조성한 산림을 바탕으로 임업을 한 단계 발전시켜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심각한 기후위기와 사회가치 변화에 따라 산림의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 기능의 효과적 관리를 위한 새로운 산림경영 방안 모색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고요. 이러한 문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산림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산림을 보호만 하고 그대로 두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우리 선조들이 그래왔듯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산림을 잘 가꾸면서 유지·보전하고 균형 있게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산림의 생태적 건강성도 지킬 수 있어요. 우리 산림과 임업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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