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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규ㅣ미래학자 |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 | 관측과 대기모델을 통한 검증이 필요

최종 수정일: 2월 15일

 

대담 홍진규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교수  김우성 자연과 공생연구소



사건들은 지구 표면 근처에서 일어납니다


저는 기상학, 대기과학 중에서 지상 근처에 있는 공기의 특성을 연구합니다. 인간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물들은 지상으로부터 1~2km 안에서 살아갑니다. 이 구간의 공기는 지형 특성의 영향을 받습니다. 건물의 특성, 숲과 나무의 종류, 바다, 육지, 산 등 지표면의 상태에 따라서 지표면 근처에 있는 공기의 특성이 달라집니다.

 

바람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미있습니다


최근 풍력발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풍력발전은 지상 80~100m 사이에서 부는 바람으로 날개를 돌립니다. 이 높이에서 공기의 흐름 예측은 매우 중요합니다. 화력이나 원자력과 같은 전통적인 전력 생산 방식으로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연료를 넣는 만큼 전기가 나오는 거죠. 그러나 풍력이나 태양광으로 우리가 내일 필요한 양을 얼마나 만들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바람이 불지, 날씨가 좋을지에 대한 예측은 생산되는 에너지의 양을 예측하는 것입니다. 생산되는 에너지의 양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필요한 곳으로 에너지를 옮기거나 배터리에 저장하거나 양수발전을 돌릴 수 있습니다. 바람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재미있습니다.


관측을 통해 실제로 온실가스가 줄어드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온실가스의 배출량과 흡수량을 추정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과제를 수행 중입니다. 온실가스는 지상에서 배출됩니다. 국가별 NDC에서 얼마나 배출하는지 계산하는 것을 '인벤토리를 추정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서는 얼마나 나오고, 시멘트 1kg을 만드는 데는 얼마나 배출하는지를 계산합니다. 이런 배출량이 고의든 실수든 틀릴 수 있습니다. 검증이 필요합니다. 특정 국가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다고 주장하면, 온실가스 농도가 줄어야 합니다. 관측과 대기모델을 통해 실제로 온실가스가 줄어드는지를 검증하는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원이나 흡수원을 찾는 연구는 즐겁습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거나 흡수하는 곳을 찾는 일은 재미있습니다. 실제로 나무를 심었을 때 나무가 탄소를 얼마나 흡수하는지 측정합니다. 또 우리가 놓치고 있는 새로운 온실가스 흡수원이나 배출원은 없는지를 찾는 일도 즐겁습니다. 도시에서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가 높아지면 온도, 미세먼지, 폭염의 패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연구하기도 하고, 도시에 공원을 만들었을 때 온도나 미세먼지가 저감되는지에 관한 연구도 수행합니다. 기업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다고 주장할 때 실제로 줄었는지를 확인하는 연구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자연 기반 해법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연구의 핵심은 온실가스 감축이에요. 다음은 적응입니다.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재난의 유형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관한 연구가 활발합니다. 폭염과 폭우, 가뭄 등 파생되는 문제들이 어떤 빈도와 강도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예측하는 연구는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자연 기반 해법들이 많이 언급되고 있어요. 염생식물이나 맹그로브 숲 같은 블루 카본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저는 나무를 심고 베는 작업이 대기에 미치는 영향을 기상학적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어요. 아마존과 같은 큰 숲에서 대규모 벌채가 일어나면 그 지역에는 비가 더 많이 올까요? 더 적게 올까요? 이건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나무를 베면 단기적으로는 숲의 바닥이 드러나면서 증발량이 늘어나지만 장기적으로는 숲의 바닥이 건조해지면서 증발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럼 비가 적게 오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마존에 내리는 비는 아마존에서 증발한 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아마존이 건조하고 뜨거워지면서 저기압이 형성되면, 대서양의 습한 공기가 밀려와서 더 많은 비가 내릴 수도 있습니다. 자연은 서로 복잡하게 관계 맺고 있으며, 기상 현상은 더더욱 복잡합니다.

 

재개발 하면, 살기 좋아지나요?


최근 재개발, 재건축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난히 재건축 주기가 짧아요. 거의 30년 주기로 재개발, 재건축이 일어납니다. 제 관심사는 부동산 가격은 아니고요, 재개발하고 나면 실제로 주변 환경이 좋아지는가입니다. 재개발하면 우리는 어떤 이득을 얻으며, 주변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궁금하죠. 10층 건물이 30층이 되면 더 많은 사람이 살게 되고, 전기도 더 많이 쓰고, 냉난방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당연히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납니다. 중요한 게 1인당 배출량입니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고 단열이 강화되면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어들 수 있어요. 온실가스 배출량만큼 중요한 게 도시의 열섬현상입니다. 열섬현상은 건물이 낮 시간 동안 열을 흡수했다가 밤에 열을 내뿜는 현상이에요. 열섬현상의 아주 중요한 특징이 열대야입니다. 이처럼 도시의 재개발과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온도나 미세먼지 농도와의 상관 관계는 어떠한지를 알아보는 것이 저의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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