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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김진열 감독, 다큐멘터리가 응시하는 기후위기 세상 속으로

최종 수정일: 5월 24일

김진열 감독 | 바로 지금 여기- 마주보다


<바로 지금 여기>는 세 개의 영상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남태제 감독의 ‘돈의동의 여름’, 문정현 감독의 ‘열음지기’, 김진열 감독의 ‘마주보다’로 구성되어 있다. 기후위기의 한국, 협동과 돌봄으로 폭염을 이겨 내는 서울의 쪽방촌 사람들, 이상 기후 속에서 생태적인 농사와 여성 농민의 연대로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상주의 농부, 석탄 발전을 추진하는 자본과 권력에 맞서 기후 행동에 나서며 서로 손잡아 가는 20대 청년과 60대 노년의 이야기를 담아 낸 옴니버스 다큐멘터리다.


제목  바로 지금 여기 |120분

감독  남태제, 문정현, 김진열

대진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95학번 김진열 감독은 시사주간지 기자로 2년간 근무하다가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었다. 제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여성신문상, 제4회 서울국제다큐멘터리영상제 신진다큐멘터리스트상을 수상했다.

<왕십리김종분>(2021), <나쁜 나라>(2015), <그녀를 마주하다>(2012), <진옥 언니, 학교 가다>(2007), <잊혀진 여전사>(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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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보다'는 청년 세대와 노년 세대의 기후 운동 연대 이야기


젊은 청년 활동가와 노년 세대의 이야기로 구성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맞는 청년을 찾다 보니 기후와 관련해 기업과 소송이 걸려 있는 강은빈 씨를 만나게 되었다. 20대 청년 은빈 씨는 석탄발전소를 짓는 대기업 두산의 입간판에 녹색 스프레이를 칠하고, 이 일을 시작으로 기나긴 법정 싸움 중이다. 그런 부분이 나에게 와 닿아 촬영을 제안했다. 60대의 민윤혜경 씨는 노년기후운동단체 '60+기후행동'의 창단 멤버다. 어렵게 얻은 손녀딸이 살아갈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자신이 그동안 살아왔던 것들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있었던 분이라, 만나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주인공으로 함께하게 됐다.

두산은 베트남의 경제발전특구인 붕앙에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석탄발전소를 없애는 추세인데,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해외에 수출하는 두산에 대한 청년 활동가 강은빈 씨의 저지 활동을 담아냈다. 민윤혜경는 강원도 삼척에 포스코그룹과 협력사인 두산이 짓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막기 위해 국회 앞 피켓 시위에 참여한다. 


개인, 기업, 국가가 할 일이 다르다


우선 석탄화력발전소의 문제를 보다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좋겠다. 삼척 같은 경우 직접 현장을 봤는데, 석탄발전소 굴뚝이 삼척 시청에서 내려다 보인다. 이 풍경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되면 그 탄소를 지역 주민들이 몸으로 다 흡수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끔찍했다. 곧 삼척의 석탄화력발전기 2기 중 1기가 가동된다. 4월 20일 기후단체와 '석탄끄자' 삼척 집회에 함께했다. 그런 현장 상황을 시민들이 좀 더 공감해 주고, 화력발전소가 가동을 멈추는 데 조금이라도 역할해 주었으면 좋겠다. 다음으로 시민들의 자기 반성도 중요하지만, 개인이 바꿀 수 있는 걸 병행하면서 국가에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민원을 제기해 기업의 행동을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1%라면, 기업이나 국가가 할 수 있는 건 몇십, 몇백 배가 될 수 있으니 그런 규제를 가하기 위해서 시민들이 국가나 기업에 지속적으로 요구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석탄화력발전소와 기후위기에 관하여


앞으로 기후 작업을 더 해 보고 싶다. 두 번째 작업에서는 현장을 좀 더 보고 싶다. 삼척과 당진 쪽을 취재할 예정이다. 고향이 당진인데, 『녹색평론』을 보면서 당진에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되게 많은 석탄화력발전소가 충남 지역에 있다. 다음 작업에서는 삼척과 당진을 연결해 볼까 한다. 주변에서 태안의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쇄된 후의 이야기들을 기록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도 있다. 지금은 그냥 다 열어 놓고 고민하고 있다.


오정훈 감독 | 느티나무 아래


<느티나무 아래>는 2023년 11월에 개봉된 작품이다. 충북 괴산에 자리 잡고 있는 우리씨앗농장. 한국 재래종, 토종 씨앗(우리 씨앗)을 채종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곳이다. 갓끈동부, 밭벼, 자주감자, 구억배추 등 200여 토종 씨앗이 자연적 상태에서 자라고 순환된다. 농장에는 70대 늙은 농부와 30~40대 청년 농부들이 있다. 기후위기로 생태계가 무너져 가고,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쳇바퀴 속에서 농부와 토종 씨앗은 어떻게 생존하며, 자신들의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

제목 느티나무 아래 (Under the Zelkova) | 98분

감독 오정훈

그의 첫 영화는 경찰의 강경 진압에 희생된 故 강경대 열사를 다룬 <약속 하나 있어야겠습니다(1995)>였다. 박노해 시인의 삶을 담은 <세발 까마귀(1997)>,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을 담은 <낙선(2000)>, 호주제의 문제점을 다룬 <호주제 폐지, 평등 가족으로 가는 길(2001)>,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담론을 담은 <새로운 학교, 학생인권 이등변삼각형의 빗변 길이는?(2011)>, 다문화 다국적 노래단 ‘몽땅’을 이야기한 <나는 노래하고 싶어(2012)>, 파주 천지보은공동체 이원경 생산자의 벼농사 이야기를 담은 영화 <벼꽃>등 3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큐멘터리 감독의 길을 걷고 있다.

상영 문의: womdoc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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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고 있던 많은 생명들을 보다 


토종 씨앗을 다룬다는 것은 종 다양성의 문제다. 똑같은 사람이 하나도 없듯이 식물들과 동물들도 각각 다른 생명이다. 그런 존재들을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보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 상추 종류만 해도 여럿이다. 영화에서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많은 생명들을 볼 수 있다. 1년 사계절의 모습을 담아서 생생한 자연의 변화도 감상할 수 있다. 영화를 소리에 중심을 두고 봐도 재미있다. 마른 씨앗대를 바닥에 놓고 발로 밟는 장면이 있다. 그 모습이 신기하고 소리 자체도 정말 아름답다. 씨앗들의 색상도 정말 예쁘다.

토종 씨앗 지키기 운동의 계기가 되었으면


씨앗의 아름다움이 기억됐으면 좋겠다. 우리가 몰랐던 씨앗들이 많이 있고 그 시작 자체가 너무 아름다운 생명임을 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우리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생명을 취하는 것에 미안함과 감사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 사람이 하나의 토종 씨앗 지키기 운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 사람이 10개의 씨앗을 가지고 있는 건 어렵지만, 한 사람이 하나의 씨앗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으로 종 다양성을 지킬 수 있다고 본다. 

농민들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어​


미디어에 농부나 어부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농민 출신인 국회의원을 찾아보기도 너무 어렵다. 농민의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담론화되고 의제화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기후위기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진다. 도쿄의정서에서 국가 간 기후 협약을 맺기는 했지만 국가 간의 이익에 따라 의견이 첨예하다. 이런 부분에서 인류의 멸망에 대한 위기감도 상당히 느꼈다. 앞으로 기후위기와 농민의 모습을 좀 더 많이 보여 줄 수 있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큐멘터리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는 매개​


상영은 앞으로 계속할 예정이다. 공동체 상영 형태가 주된 방법이 될 것 같다. 제작사나 배급사로 신청하면 함께 영화를 볼 방법을 알려 드린다. 되도록 극장에서, 아니면 서로 모여 있는 공간에서 봤으면 좋겠다. 영화가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는 매개가 되는 게 바라는 바다. ‘저 사람도 나와 같이 환경을 생각하고 조금 더 공동체적인 삶을 살려고 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느꼈으면 좋겠다.


코메일 감독 | 종이 울리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로 환영받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어두운 그림자를 조명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인해 훼손된 가리왕산의 6년 후 모습. 과연 천년의 숲, 가리왕산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묻고 있다. <종이 울리는 순간>은 국내외 영화제에 출품을 준비 중이다.


제목  종이 울리는 순간 (As the Bell Rings)

감독  코메일 소헤일리

Komeil Soheili은 테헤란대학교에서 문화 연구 및 미디어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영화에 관한 교육서와 문화 심리학적 여행서의 저자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와 일본의 메이호도 국제 영화제의 심사위원 역임. 아내 김주영은 영화 감독 겸 프로듀서. 세종대학교 애니메이션과 졸업 후, 단편 애니메이션과 TV시리즈 애니메이션을 제작, KBS와 SBS에 방영했다.  

​Painting through pain(2023), Land of Demons(2023), 2132 people are watching(2022), Once in a Million Years(2021), Coexist(2020), We are not Venice(2019), Laleh Complex(2016), Freedom(2015), 초 단편 다큐멘터리들 BBC(2019), 초 단편 다큐멘터리들 CCTV(2019), Great Big Stories CNN(2018~2019), 초 단편 다큐멘터리들 NGC(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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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의 올림픽을 위해 1만 7000여 그루의 나무가 사라진 자리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가리왕산의 1만 7000여 그루의 나무가 베어졌다. 5일간의 스키 활강을 위한 것이었다. 가리왕산은 강원도 정선군과 평창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 산림자원보호림이었다. 수많은 시민단체가 반대했고, 결국 원상 복구를 조건으로 나무는 베어졌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지 6년이 지난 지금도 케이블카는 운영되고 있다. <종이 울리는 순간>은 6년 전부터 가리왕산을 포기하지 않고 올림픽위원회에 책임을 묻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선수들이 탔던 스키 리프트를 개조해서 만들었다. 대회 직후 시설물을 철거하고 생태를 복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정부는 강원도에 2024년 말까지 한시적 국유림 사용 승인 조치를 내리고 케이블카 운영을 합의해 주었다. 2023년 1년 동안 정선군이 케이블카에 투자한 비용은 42억 원, 수익은 21억 8116만 원이다. 정선군이 주장한 경제활성화와 거리가 멀다.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 이면에 있는 것들


세계적 축제라는 동계올림픽은 다른 국제 경기보다 훨씬 많은 인프라를 만들어야 하는 환경 파괴적 행사이고, 4년마다 새로운 장소에서 반복되므로 매번 새로운 장소에 자연은 사라지고 유령 시설이 남는다. 2011년, 사회 초년생 시절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과 동시에 가리왕산 스키 활강 경기장 선정 소식에 이어 환경 파괴의 우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2년 전 가리왕산을 처음으로 직시하게 됐다. 생태, 동물, 식물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전문가들이 이 산을 지키기 위해 그날부터 지금까지 10년 이상 노력해 온 분들을 만나 함께 작업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었다. 파타고니아 펀드와 우이령사람들(산과 자연의 친구)을 만나 현재까지 작업할 수 있었고, 2023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코리아 POV 펀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작업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에도 동계올림픽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사람들과 전문가들이 존재하며, 매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희망하는 국가와 도시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선택를 해야 할 순간이다. 아직도 우리는 가리왕산에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


2004년 시작된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매년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에 맞춰 진행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전 세계 환경영화제들의 네트워크인 그린필름네트워크 소속으로 활동하며 한 편의 영화가 가진 힘으로 환경을 위한 적극적인 실천을 이끌어 내고자 합니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지구와 인류의 공존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축제이며,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어 나갈 청소년을 그린리더로 양성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최대이자 세계 3대 환경영화제입니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09년부터 시작된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대의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입니다. 2024년 제1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120여 편의 국내외 최신 다큐멘터리를 상영했으며 7일간 경기도 파주시와 고양특례시 일원에서 열렸습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 현장인 DMZ에서 DMZ의 시선으로 세상을 응시합니다. DMZ는 새롭게 냉전체제로 재편돼 가는 세계정세 속에서 평화의 의미를 증언합니다. DMZ는 온갖 생명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기적의 땅으로, 지구와 생명의 위기, 기후재난의 해법을 일깨웁니다.


하나뿐인 지구영상제


2022년 ‘하나뿐인 지구영상제’가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뿐인 지구영상제’는 진재운 KNN 기자가 구상하고 부산 지역 언론인들이 참여한 환경영화제입니다.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자’가 목표입니다. 진재운 기자는 1997년부터 ‘해파리의 침공’, ‘생명의 바다’ 등 30여 편의 환경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습니다. 영화제 개최를 위해 사단법인 ‘자연의 권리찾기’를 결성했습니다. ‘그린라이프쇼’에서는  다양한 환경 제품들을 만날 수 있으며 ESG 국제컨퍼런스도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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