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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북ㅣ알고리즘은 마법의 도구일까?

2025-11-21 박옥균 객원기자

AI와 알고리즘을 과거 연금술에 비유하며, 기술 만능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시한다. 알고리즘의 본질은 문제 해결 방법일 뿐이며, 그 이면의 권력 구조와 사회적 영향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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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균 리더스가이드 대표

독자의 길라잡이라는 뜻의 리더스가이드를 운영하며, 이곳에서 책을 만들고, 소개하고, 파는 일을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물리교육과에서 ‘과학’과 ‘교육’을 공부했다. 중학교에서 3년 동안 과학을 가르쳤고, PC 통신 ‘하이텔’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2002년부터 ‘리더스가이드’를 창립해 도서 정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빅데이터 관련 기술을 공부하면서 도서 7만여 종에 대해 빅데이터 작업을 진행했다. 빅데이터 관련 특허 두 건(‘도서 관리 시스템 및 도서 관리 방법’, ‘집단 지능을 이용한 상품 검증 방법’)을 등록했고, 데이터 교육과 관련한 자문과 최신 흐름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이전에 쓴 책으로는 『수학은 스토리다』(2023),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데이터 이야기』(2022)가 있다.

블로그 리더스가이드 / 홈페이지 www.readersguide.co.kr / 서점 알지책방


잃어버린 연금술과 오늘날의 알고리즘


오래전 사라진 직업 중에 연금술사가 있다. 이들은 화학의 발전에도 기여했을 정도로 '마법'적인 효과를 내는 실험을 연구했던 사람들이지만, 궁극적으로 금을 만들고 싶어 했다. 천재 물리학자인 아이작 뉴턴도 수십 년 동안 몰래 연금술을 연구했을 정도로 금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은 당대에는 매우 강력했다. 지금 우리에게 인공지능(AI)과 그 작동 원리인 알고리즘은 일종의 연금술과 같다. 세상은 온통 AI가 만드는 알고리즘에 빠져들고 있으며, 이 기술이 엄청난 부와 가치를 약속할 것이라는 기대에 가득 차 있다.


AI는 이미 생산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다. 기업들은 청년들이 배워야 할 반복 업무들을 AI에게 맡기면서 더는 청년들을 채용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AI를 만든 빅테크에서조차 노동자들이 대량으로 해고하고 있다. 모든 가치를 대변하는 금처럼, 알고리즘은 엄청난 부를 약속하는 듯하다. 향후 등장할 것으로 '주장'하는 AGI(범용 인공지능)는 인간을 넘어선 새로운 '존재'로까지 설명된다. 만약 AGI가 실질적인 존재로 평가된다면, 이는 단순히 부의 창출 수단을 넘어선다.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려는 기존 철학의 근본적인 영역에까지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 이미 몇몇 사람들은 새로운 윤리적,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철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알고리즘의 본질: '해결 방법'을 넘어서


과연 AI에 녹아든 알고리즘이 철학의 본질적인 변화를 추동하고 그 씨앗을 가지고 있을까? 알고리즘의 탄생부터 AI까지의 역사적인 행보를 따라가 보는 것은 그 이해를 도울 것이다. '알고리즘'이라는 용어는 페르시아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알 콰즈리미의 이름에서 따온 '알콰즈리즘'이 어원이라고 한다. 콰즈리미가 쓴 『복원과 상쇄에 관한 간략한 책』이 중세 이후 유럽에 전파되며 수학의 중요 교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콰즈리미는 이 책에서 자신의 저술 목적이 실용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데 있다고 명시했다. 알고리즘은 이렇게 수학 전문가들의 용어였지만,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급속히 대중화되는 언어가 되었다.


그 넓은 의미인 '과제 해결을 위한 수학적(논리적) 방법론'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목적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알고리즘은 본질적으로 '해결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세계를 해석하고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여 만들어진 개념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IT 혁명 이후 알고리즘은 마치 연금술사의 마술처럼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것도 돼? 저것도 돼? 어떻게? 알고리즘으로." 그러나 알고리즘은 IT에서만 작동하는 고유한 것이 아니었다. 산업혁명 시기의 자동기계화, 그리고 전기를 이용한 전기혁명에도 기계 설계나 장인의 손을 통해 알고리즘이 구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 혁명이 내놓은 놀라운 결과들은 알고리즘에 거대한 존재감을 주는 동기가 되고 있다.


변정수 지음, 『알고리즘으로 철학하기』, 이상북스, 2025
변정수 지음, 『알고리즘으로 철학하기』, 이상북스, 2025

알고리즘의 막대한 영향력과 철학적 성찰의 필요성


이런 상황에서 알고리즘과 철학을 연결하여 탐구하는 흥미로운 시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고리즘으로 철학하기』(이상북스)와 같은 책은 알고리즘이 인간의 사고방식, 진리, 자유, 존재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탐구합니다. 알고리즘의 다양한 구성 요소를 다양한 철학 사조와 연결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가장 빠른 도로를 찾는 알고리즘과 '인간은 왜 걷는가?', '여행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은 같이 놓기는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영향력이 본질을 다르게 보게 하는 현상은 화폐에서도 볼 수 있다. 화폐는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작용하는 '물신성'을 느끼게 한다.


돈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해서 화폐의 물신성을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그 자체를 철학의 주요 화두로 삼지는 않는다. 알고리즘이라는 안개를 제거하고 실체를 보는 데 오히려 물신성은 장애가 된다.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알고리즘 뒤에 숨어 있는 구조이다. 모든 사람을 연결하고 그들의 사생활을 통제하는 뒤편에서, 통제받지 않는 시스템이 있다. 바로 공급자의 존재이다. 점점 복잡화고 자체 학습 모듈이 가미되어 자신들도 잘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그 알고리즘이 사실 돈과 권력의 수단이라는 점은 분명히 알고 있다.


AI 멈춰


현상에만 매몰된 철학은 오래가지 못한다. 과거 사회주의 붕괴 현상을 해설하려 등장했던 포스트모더니즘이 현재 존재감이 거의 없듯, 새로운 현상(AI)이 나왔다고 쉽게 새로운 철학과 세계관으로 접근하는 것은 본질을 가리고 무의미한 과정을 낳을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AI나 그 작동 원리인 알고리즘만 봐서는 미래 세계를 바로 볼 수 없는 이유이다. 알고리즘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모델이 가진 불투명성과 책임성의 결여는 사회적 불공정을 대규모로 확대할 위험성이 있다. 대다수의 시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기술 사회가 진행된다면, 우리는 “멈춰!”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가 새로 만들어지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실업자를 양산하고, 빈부격차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 현실을 만들어 낸 구조를 직시하며 “AI 멈춰!”라는 화두를 정부, AI 빅테크 기업에게 던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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