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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포럼 | 김우성 | 송이버섯이 만드는 소나무 숲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2 024. 09. 12. “이모, 올 추석에 송이 나와요?” “올해는 안 나와. 날씨가 너무 더워. 온도가 한 17도 정도까지는 내려가고, 비도 좀 와야 해. 좀 늦게는 나올지도 모르겠는데, 추석 때는 안 나와.” 경주에 살고 계시는 이모님의 목소리가 무겁습니다. 시중에 거래되는 모든 송이버섯은 소나무 숲의 바닥에서 채취한 자연산 송이버섯입니다. 송이버섯은 인공재배가 되지 않는 버섯입니다. 산주 또는 채취 허가를 얻은 산촌 주민이 허가된 지역에서만 야생 송이버섯을 채취할 수 있습니다. 가격도 굉장히 비쌉니다. 형태가 훌륭한 송이버섯의 경우 입찰가가 kg당 50~60만원 선이며, 2017년에는 강원도 양양 송이버섯의 입찰가가 100만원을 넘기도 했습니다. 물론 소비자가는 입찰가보다 훨씬 비쌉니다. 추석을 앞둔 산촌마을에서 송이버섯은 아주 중요한 소득원입니다. 하지만 올해 추석은 송이도 없고


생태포럼 | 김우성 | 나뭇가지로 만드는 숲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2 024. 09. 05. “아! 벌써 은행이 떨어지네!” 차에서 내리던 딸이 때 이른 은행나무 열매를 발견했습니다. 지난 밤 세차게 내린 비에 떨어진 것 같습니다. 여물지는 않았지만 크기가 꽤 큽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폭염과 열대야의 계절, 여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야생 은행나무는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오래 전부터 인간에 의해 심어진 나무입니다. 1100살이 넘는다고 추정되는 경기도 양평의 용문산 은행나무가 유명한데, 그 유래가 재미있습니다. 신라의 고승인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땅에 꽂았더니 뿌리를 내려 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의상대사의 법력(法力)이 그리 대단했던 것일까요? 나무의 가지를 잘라 땅에 심은 뒤에 그 곳에서 뿌리가 돋아나게 하는 방법은 꽤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왔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방식을 꺾꽂이


생태포럼 | 김우성 | 산호가 만드는 바다의 숲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2 024. 08. 29. 지난기사 보기 https://www.planet03.com/post/생태포럼-김우성-해달이-만드는-바다의-숲 https://www.planet03.com/post/생태포럼-김우성-태양이-만드는-숲 https://www.planet03.com/post/생태포럼-김우성-비가-만드는-숲 https://www.planet03.com/post/생태포럼-김우성-새가-만드는-숲 저는 바다가 무섭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의 밑바닥도 무섭고, 어딘가에서 나타날지 모르는 미지의 존재도 무섭습니다. 바다에서 헤엄치는 동안 제 머릿속에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죠스>의 배경음악이 울려 퍼집니다. 저의 할아버지는 어부였고, 아버지와 삼촌들은 바다에서 자랐지만, 그 삶이 저에게까지 이어지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겁이 많은 저와 달리 아내 님께서는 숲과 대자연을 사랑하는 것처럼 바다 또


생태포럼 | 김우성 | 해달이 만드는 바다의 숲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2 024. 08. 22. 저는 ‘아기해달 보노보노’와 숲속 친구들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보노보노의 사랑스러움도 좋고, 포로리의 ‘나 때릴 거야?’를 말하는 순간과 너부리의 폭력성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해달은 만화 또는 다큐멘터리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존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해달을 볼 수 있는 아쿠아리움은 없습니다. 현실 세계의 해달은 일본의 홋카이도, 러시아의 캄차카 반도와 쿠릴 열도, 미국의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멕시코의 바하 칼리포르니아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제는 유튜브와 같은 경로를 통해 보고 싶을 때 조금 더 자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달은 커다란 바다코끼리나 물범처럼 추운 바다에서 사는 다른 포유류들과는 달리 토실토실하지 않습니다. 두꺼운 지방 대신 부드럽고 촘촘한 털로 체온을 유지합니다. 해달의 털은 인간의 털보다 훨씬 빽빽하게 자랍니다. 게


생태포럼 | 김우성 | 해초가 만드는 바다의 숲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2 024. 08. 16 우리는 땅을 밟고 살아갑니다. 땅 위에서 먹이를 구하고, 땅 위에서 일하고 쉽니다. 우리의 집은 땅 위에 있고, 우리가 누리는 숲 또한 땅 위에 있습니다. 우리의 삶과 생각은 땅 위에 묶여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 표면의 70%는 바다이고, 지구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의 70%도 바다에서 일어납니다. 바다의 숲은 어떨까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탐험가 크레이그 포스터와 로스 프릴링크는 잠수복이나 산소탱크 없이 맨몸으로 차가운 바닷속을 헤엄치며 바다의 숲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글과 사진, 영상으로 기록했습니다. ‘바다의 숲’이라는 좋은 책이 출판되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은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습니다. 숲은 육상생태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바다에도 빛이 있고, 물이 있으며, 흙이 있습니다. 땅 위에 숲이 있는것처럼 바다 속에도 숲이 있습니다.


생태포럼 | 김우성 | 태양이 만드는 숲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2 024. 08. 08. 한 여름의 태양이 쏟아집니다. 나뭇잎들은 너무도 강렬하게 반짝여서 오랫동안 쳐다볼 수가 없습니다. 태양이 내리쬐는 길에는 걸어 다니는 사람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늘을 찾아 나무 그늘 아래로 숨어듭니다. 사람들은 여름의 태양이 버거운데, 나무들은 밝고 뜨거운 빛을 찾아 위로 위로 자랍니다. 나무들은 태양이 뜨겁지 않은 걸까요? 나무들은 왜 태양을 향해 자라는 걸까요? 나무들은 오랜 진화의 역사를 통해 태양을 향해 자라는 일을 계속해 왔습니다. 태초의 생명체들은 개척자로서 광합성을 위한 공간을 찾아서, 새로운 틈새와 자원을 찾아서 물에서 육지로 올라왔습니다. 비어 있는 모든 땅은 개척자들의 몫이었지만 그들은 가혹한 건조를 견뎌야 했습니다. 땅 위에서 물은 언제나 귀했습니다. 키가 작았던 개척자들은 조금이라도 넓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했습니다. 차지하는 땅의 넓이


생태포럼 | 김우성 | 비가 만드는 숲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2 024. 07. 18 비가 내립니다. 숲에 내리는 비는 나뭇잎을 적시고, 나뭇가지와 줄기를 적시고, 땅을 적십니다. 빗물은 땅속을 천천히 흘러 계곡을 채우고 더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비가 지나가고 나면 나무들은 젖은 땅에서 물을 빨아올려 잎으로 보내고, 잎에서는 광합성을 통해 나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포도당을 만들어 냅니다. 나무는 어디에 뿌리를 내릴까요?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나무는 땅에 뿌리를 내립니다. 땅에 있는 물과 무기양분을 흡수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비가 매일 내리는 숲이 있다면 어떨까요? 나무는 굳이 땅에 뿌리를 내릴 필요가 없어집니다. 땅이 아닌 다른 곳에 뿌리를 내려도 뿌리가 마를 즈음에는 다시 비가 내립니다. 열대우림에 가까운 동남아시아에 가보신 적이 있다면 가로수에 붙어 있는 착생식물(着生植物, epiphyte)들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나무의 줄기나 큰


생태포럼 | 김우성 | 새가 만드는 숲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2 024. 07. 05 2012년 여름, 아내님과 저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새공원을 방문했습니다. 열대 기후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새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꺄아아아아악!!” 커다란 새가 아내님의 어깨에 잔뜩 똥을 쌌습니다. 과일을 먹는 새였는지, 묽은 똥의 색은 과일처럼 붉고, 냄새도 과일향이 났습니다. 우리는 재빨리 과일똥을 닦아 냈고, 얼룩이나 냄새도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새들의 똥은 왜 우리의 똥과 다를까요? 인간의 똥에는 우리가 먹고, 분해하고, 흡수하고 남은 음식 찌꺼기 이외에도 소화효소의 일부와 장에 살고 있던 미생물들이 잔뜩 섞여 있습니다. 길고 꼼꼼한 소화의 과정을 통해 우리가 먹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른 잘 분해된 배설물이 배출됩니다. 하지만 새들의 경우에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새들은 날아다니기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했습니다. 몸무게를 줄이


생태포럼 | 김우성 | 씨앗으로 만드는 숲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2 024. 06. 20 하나의 작은 씨앗은 뿌리를 내리고 잎을 틔운 뒤, 오랜 시간을 자라 커다란 나무가 됩니다. 누구나 아는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씨앗 하나하나가 담고 있는 이야기들은 모두 다릅니다. 많은 씨앗들은 싹을 틔워 보지 못하고 동물이나 미생물의 먹이가 됩니다. 싹을 틔우더라도 대부분은 빛이나 물이 모자라서, 치열한 경쟁 속에 도태되거나 초식동물의 먹이가 되어 사라집니다. 드물게 병에 걸리거나 가뭄과 홍수, 산불과 산사태 같은 자연재해에 의해 큰 나무가 되지 못하고 사라지기도 합니다. 시련을 이겨 내며 묵묵히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어낼 수 있어야 하고, 셀 수 없이 많은 행운이 있어야 큰 나무로 자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작은 씨앗은 큰 나무가 되고, 큰 나무들이 모여 숲이 됩니다. 제 딸이 저의 모든 것이듯, 씨앗은 식물의 모든 것입니다. 현 세대의 소중한 유전정보와 모든


생태포럼 | 사람의 손으로 만드는 숲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2 024. 05. 24 우리는 창밖으로 초록색 풍경을 봅니다. 소파에 앉아 거실 창밖으로, 혹은 달리는 차창 밖으로 초록색 숲을 봅니다. 문을 나서면 정원과 가로수를 만나고 조금 더...


생태포럼 | 도파민 제로시티(Zero-City), 영양군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2 024. 05. 24 경상북도 영양군이 화제입니다. 3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피식대학’이라는 채널에서 제작한 영상 ‘경상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 영양에 왔쓰유예' 편이 지역...


생태포럼 | 대나무의 재발견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2 024. 05. 10 눈부신 5월입니다 어린이들은 신록과 들꽃이 가득한 짧은 봄을 만끽합니다. 저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면 많은 시간을 집 밖에서 보냈습니다. 친구들과 개울에서...


생태포럼 | 당근마켓을 통해 옷장에 들어온 파타고니아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2 024. 05. 03 당신 이 옷 한번 입어보지 않을래? 많은 물건들이 당근마켓을 거쳐 우리 손으로 옵니다. 가구, 전자제품, 주방용품, 책, 카메라, 운동기구 등등. 저희 집에는 새로...


생태포럼 | 조개와 물고기가 죽어버린 강가에서 사람들은 결코 건강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시민과 기업이 동식물의 서식지를 만들기 위해 모였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울산에는 버려진 철길을 숲으로 바꾸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도시가 확장되고 더 넓은 선로가 필요해짐에 따라 기존 선로는 그 쓰임을 다합니다....


생태포럼 | 나무로 만든 카누를 탑니다
우리는 강변에 삽니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가족과의 행복한 삶을 노래한 김소월의 시는, 어느새 끝없이 치솟아버려 이제는 살 수 없는 강변의 아파트 가격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회자되는 문장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강가에 삽니다. 강가를...


생태포럼 | 우리 곁의 자연을 소중하게 지켜주세요
우리는 도시에서 삽니다. 동물들은 어떨까요? 우리는 도시에 삽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90.7%는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의 도시화율은 97.1%로 전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우리는 왜 도시에 살까요? 사람들은 자연 가까이에서 살고 싶다고...


생태포럼 | 나무는 일반쓰레기입니다
나무는 일반쓰레기입니다 우리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습니다. 나무는 우리에게 열매를 주고, 땔감을 줍니다. 나무로 집도 짓고, 가구도 만들고, 악기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다양한 공예품과 장난감은 나무로...


생태포럼 | 오일장에서 만나는 탄소발자국
걸어서 갈 수 있는 시장이 있는 곳으로 “산들아, 오늘 장날이야! 장에 가지 않을래?” 아내가 일하는 백년숲 사회적협동조합이 있는 다운동에는 5일마다 장이 열립니다. 산들이는 장에서 호떡과 튀김과 순대, 떡볶이를 사 먹습니다. 아빠는 청양고추가...


생태포럼ㅣ한반도를 숲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한반도 전체 숲에서 연간 최대 5,200만톤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북의 숲은 황무지에 가깝습니다. 북의 산림면적은 약 900만ha로 대한민국의 산림면적보다 넓지만, 이 중 31.6%인 284만ha가 황폐산지입니다. 숲에 자라는 나무의...


현장취재 | 비례대표 출사표 김우성, '그린테이블’에서 시민 토론 이끌어내
박성미 총괄 2024-02-22 "청년들의 고충과 지역 소멸, 남북문제 등, 생태정치로 현실 고통 바꿀 것" 김우성 씨(40)가 경기도 시흥 '숲 1976'에서 '그린테이블'을 진행하고 있다. / planet03 DB 생태활동가 김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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