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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소비ㅣ어글리어스(Uglyus), 못생겨도 괜찮아

 

황희정 기자 2024-05-30


식품의 낭비는 기후 위기와 직결되는 문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품 생산량의 1/3이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버려진다고 한다. 수확 전후로 폐기된 농산물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40%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식량 낭비는 어마어마한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 위기를 심화하고, 기후 위기는 식량 생산의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농산물시장정보시스템(AMIS) 데이터베이스를 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2020년~2022년 평균 19.5%에 불과했다. 해마다 엄청난 양의 곡물을 수입하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580만톤, 유통 및 가공 중 버려지는 양까지 포함하면 약 770만톤이다. 연간 식품 소비량의 1/4이 쓰레기로 버려졌다.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 Institute)는 2050년에 인구가 2010년 대비 10억 증가 시 식량이 56% 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인도 2배 크기의 농경지가 더 필요하다고 전망한다. 숲을 늘려 탄소 흡수를 늘려야 할 시기에, 농경지를 늘리기 위해 숲을 파괴해야 하는 것이다.


못난이 농산물도 사용하자, 푸드 업사이클링과 푸드 리퍼브


이러한 식품의 낭비를 줄이기 위한 방법들 중 하나가 ‘푸드 업사이클링(Food Upcycling)과 ‘푸드 리퍼브(Food Refurb)’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못난이 농산물을 화장품, 주스, 스낵 등과 같은 새로운 가공품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두부 공장에서 나온 식물 찌꺼기로 쿠키나 에너지바를 만들고 못난이 농산물인 흠집난 복숭아 등을 원료로 활용한 화장품 등이 이에 해당한다. ‘푸드 리퍼브’는 크기가 작거나 못생기고 흠집이 나서 상품 가치가 떨어진, 못난이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판매,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푸드 리퍼브는 음식(food)과 '새로 꾸민다'는 뜻인 리퍼비시드(refurbished)의 합성어로, 상품 가치는 떨어져도 사용에 문제 없다면 정상가보다 더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유통하자는 개념을 식품에 적용했다. 이러한 푸드 업사이클링, 푸드 리퍼브 시스템은 식품 손실을 막아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추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농가도 못난이 농산물을 바로 폐기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수입 증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계속되는 기후 위기로 자연이 위협받는 이 시기에 가치소비는 자원의 낭비를 막는 동시에 판매자와 소비자, 자연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는 국내 기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글리어스(Uglyus), 못생겨도 괜찮아


어글리어스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푸드 리퍼브 기업이다. 어글리어스는 못난이 농산물을 구출한다고 표현한다. 어글리어스가 구출한 농산물은 지금까지 152만4292Kg이고 이로 인해 아낀 플라스틱은 20만8508개, 절감한 탄소는 91만1374Kg이라고 밝히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대형 유통 체인 내의 관리 편의를 위해, 균일하고 깨끗한 농산물들이 정상품으로 분류돼 시장으로 나온다. 나머지는 규격 외 농산물로 분류되는데, 이 규격 외 농산물들은 맛도 영양도 정상품과 다름없지만 크기가 조금 작거나 크거나 개성이 있다는 이유로 적절한 판로를 찾기 어렵다. 어글리어스는 규격 외 농산물들이 폐기되지 않고 제 가치를 찾을 수 있게 돕는다. 판로를 잃은 농산물을 산지에서 직접 수매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고, 친환경 생산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땅을 늘려가며, 플라스틱 없는 포장으로 친환경 패키징을 추구한다. 고객들에게 정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채소 보관법과 레시피도 함께 제공해 소비자의 만족감도 올리고 있다.


울퉁불퉁 팩토리, 울퉁불퉁 못난이 농산물 가공


울퉁불퉁 팩토리는 국내 못난이 농산물과 친환경 제철 농산물로 다양한 식료품을 제조하는 푸드 업사이클링 브랜드이다. 조찬희 대표는 요리에 관심이 많아 19살에 영국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일을 시작했다. 조 대표는 주방 현장에서 작고 예쁜 채소만 고르고 골라 요리하고 나머지 재료를 모두 버리는 데 충격을 받아 플레이팅보다는 낭비 없이 식재료 전체를 사용하는 제로웨이스트 조리법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영국, 호주의 자연주의 레스토랑들에서 경험을 다양하게 쌓았고, 이렇게 울퉁불퉁 팩토리를 운영하게 되었다. 울퉁불퉁 해초 버섯조림, 울퉁불퉁 채소조림, 울퉁불퉁 치폴레 소스, 울퉁불퉁 당근김치 등을 가공해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사이트에서 추천하는 레시피도 찾아볼 수 있다.


라타플랑(Rataplan), 못난이 미나리 활용한 화장품 제조


사진: 라타플랑의 못난이 미나리를 사용한 화장품, 출처: 라타플랑 공식홈페이지

화장품 업체인 라타플랑은 못난이 미나리로 클렌저, 패드, 마스크팩, 토너, 세럼, 크림, 선크림 등을 제조한다. 강성진 팀장이 미나리 재배 환경을 확인하러 전남 순천에 갔다가 멀쩡한 미나리가 못난이 농산물이라는 이유로 버려지는 걸 보고, 못난이 미나리 활용 화장품 제조를 결심했다고 한다. 등급 외의 미나리는 물론이고 수확 과정 중 잘려서 버려진 줄기도 활용한다. 어차피 화장품은 농산물을 으깨서 그 성분만 추출하기 때문에 농산물이 예쁘지 않아도 된다. 순천시와도 업무 협약을 맺어 농산물의 낭비를 막고 지역 홍보, 상생 효과도 올렸다.



어글리러블리(Ugly Lovely), LG생활건강 농작물 업사이클링 클린비건뷰티


사진: 어글리러블리 공식 판매 홈페이지 메인 화면, 출처: 어글리러블리 공식 판매 홈페이지

대기업도 농작물 업사이클링 브랜드를 운영한다. LG생활건강의 어글리러블리가 그 예다. 어글리러블리는 경쾌하고 위트 있는 바이브로 지속가능한 컨셔스 뷰티를 선사하는 New 클린 & 비건 뷰티 브랜드를 표방한다. 낙과, 흠과 등과 같은 상품 가치가 떨어져 그대로 판매가 어려운 농작물을 새-활용(Upcycling)한 제품들을 선보인다. 전남 함평의 못난이 무화과, 전남 고흥의 못난이 유자, 제주 못난이 당근, 상주 못난이 감자 등을 활용한 화장품을 제조해 판매한다. 귀엽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MZ세대들의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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