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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동 열풍…‘제철’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공감

  • 1시간 전
  • 2분 분량

2026-03-10 김사름 기자

2026년 봄, '봄동비빔밥'이 유행이다. 봄의 도착을 알리는 채소가 열풍인 것은, 어쩌면 제철이 사라진다는 불안의 징후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지금 아니면 못 먹는 맛’에 이토록 반응이 뜨거운 것은, 제철의 질서가 곧 자연의 질서이며, 그 질서의 붕괴가 지금의 기후위기로 이어졌음을 이미 감각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유행이 된, 봄동비빔밥 열풍


3월 들어 봄동을 무쳐 밥에 비벼 먹는 단순한 한 접시가 숏폼과 검색어, 외식 메뉴, 편의점 상품으로 번지고 있다. 2월 말~3월 초 ‘봄동’은 식품 분야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고, 가락시장 봄동배추 평균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약 29% 올랐다. 봄동 그 자체보다 ‘봄동비빔밥’이라는 형식이 유튜브와 숏폼을 통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셈이다.


봄동은 겨울을 지나 노지에서 자라 속이 꽉 차지 않고 겉잎이 벌어진 형태의 배추다. 새로운 식재료는 아니지만, 오래된 봄 채소가 디지털 유행 속에서 다시 소환된 것이다. 조리법이 단순하고 시각적으로도 강렬한 데다, 무엇보다 “지금 아니면 못 먹는다”는 제철성이 결합하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제철 코어, 지금 아니면 못 먹는다


흥미로운 것은 이 유행이 단순한 먹거리 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봄동 열풍은 ‘제철코어’라고 불리는 최근의 소비 감각과 맞물려 있다. “지금 이 계절에만 가능한 맛”을 소비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 최근 유통·라이프스타일 흐름을 보면 봄동, 냉이, 미나리 같은 봄 채소가 건강과 웰니스, 장내 미생물 다양성, 계절 식단과 연결되며 주목받고 있다. 이 흐름은 비싼 미식보다, 시기와 산지, 짧은 생애주기를 가진 재료의 희소성을 즐기는 감각에 가깝다.



제철 음식은 자연의 시간표가 제대로 흐르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역할


봄동의 유행은 사계절 내내 비슷한 식재료를 아무렇지 않게 소비해 온 사람들에게, 제철 음식의 소중함이 문득 다가온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계절을 잊은 식탁에 익숙해져 있다. 제철 음식은 자연의 시간표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래서 제철 음식은 곧 기후위기를 생각하게 하는 음식이다. 제철이 있다는 것은 기온과 강수, 햇빛과 토양의 리듬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말하면, 제철이 흔들린다는 것은 자연의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봄동을 먹는다는 일은 단순히 봄 채소 한 가지를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겨울을 지나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의 흐름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기후위기가 심해질수록 그 계절의 리듬은 점점 불안정해진다. 따뜻한 겨울, 갑작스러운 한파, 가뭄과 폭우는 제철 채소의 생산과 가격, 맛까지 모두 흔들어 놓는다.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지켜야 할 계절의 감각


결국 제철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미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기후 속에서 살고 있는지 감각하는 일이다. 제철 음식의 소중함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제철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 조건들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 앞에서, 기후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된다. 과도한 에너지 소비, 장거리 운송, 계절을 거스르는 생산과 유통, 끝없이 편리함만 추구해 온 소비 방식이 결국 계절의 질서를 약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봄동의 유행은 가벼운 밈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꽤 깊은 질문을 던진다. 왜 사람들은 지금 ‘제철의 맛’에 끌리는가. 그것은 우리가 계절을 잃어버린 채 살아왔기 때문이고, 동시에 그 계절이 점점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봄동 한 접시는 그래서 봄의 맛인 동시에,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지켜야 할 계절의 감각을 다시 불러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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