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이준이의 급격한 기후변화 | ② 기후 목표-이행 간극 해소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2025-05-23 이준이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후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적응’과, 모든 부문의 공정한 전환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즉, ‘완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생물다양성을 보전·증진하고, UN 지속가능발전 목표(SDGs)를 달성할 수 있는 지속가능하고, 기후 탄력적인 발전 경로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을 위한 글로벌 목표와 실제 이행 사이에는 여전히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한 과감하고도 신속한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준이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기과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한 기후과학자이다. NASA 가다드 우주비행센터 박사후연구원과 하와이대학교 국제태평양연구센터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글로벌 기후시스템 예측 연구를 수행했으며, 현재는 부산대학교 기후과학연구소 교수이자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프로젝트 리더로 재직 중이다.그는 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서 제4장 ‘미래 글로벌 기후’의 공동 주도 저자로서 기술요약본과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SPM), 몬순·기후변동성 부록 집필에도 참여했다. 2021년 한국과학기자협회 ‘기자가 뽑은 올해의 과학자상’을 수상하였으며, 2021년부터 세계기상기구(WMO) 산하 세계기후연구프로그램(WCRP) 계절내~수십년 예측 실무그룹(WGSIP)의 공동위원장을 맡아 국제협력도 이끌고 있다.그의 연구는 기후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IPCC 및 WCRP와 연계한 실질적 기후 대응 시나리오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2030년을 향한 우리의 목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아직 열려 있으나, 빠르게 닫혀 가고 있고, 향후 10년이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전환의 기회가 될 것이라 평가하였다. 특히, 2030년은 인류의 생존과 번영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이정표이자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이는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지구온난화 제한을 위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그리고 자연재난 피해 저감을 위한 센다이 프레임워크의 달성 여부에 대한 성적표를 받게 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주요 글로벌 목표와 이행 스케줄
주요 글로벌 목표와 이행 스케줄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리우 환경회의에서 지구 환경 보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의제 21(Agenda 21)이’ 선언된 이후, 국제사회는 지속적으로 관련 논의를 이어왔으며, 2015년에는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주요 글로벌 목표가 공식적으로 채택되었다. 우리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지구 환경 변화와 관련된 문제들을 인식해 왔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목표를 설정해 왔다.


첫째는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이행해야 하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이다.  2015년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은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지표 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1850~1900년) 대비 2°C보다 충분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나아가 1.5°C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글로벌 장기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 각국은 자국의 여건을 반영한 2030년 감축 목표(NDC)를 2016년에 최초 제출했으며, 이후 5년마다 이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당초 목표에서 2021년 ‘2018년 온실가스 총배출량 대비 40% 감축’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하였다. 이는 모든 부문에서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는 매우 도전적인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의 NDC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충분하지 않다.


둘째는 2015년 9월 제70차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이다. SDGs는 인간, 지구, 번영, 평화, 그리고 파트너십의 5대 영역을 중심으로 지속가능발전 이념을 실현하고자 마련된 17개 주요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구성되어 있다.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다(Leave no one behind)’는 원칙을 바탕으로, 모든 국가가 2030년까지 인류의 공동 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동시에, 기후변화, 환경오염, 생물다양성 훼손 등 지구적 문제 해결을 공동의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 중 13번째 목표는 ‘기후변화와 그 영향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나머지 모든 목표들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빈곤, 건강, 식량, 물, 에너지 등 다른 주요 지속가능발전 목표의 달성 역시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셋째는 2015년 3월 일본 센다이에서 채택된 ‘재난위험경감을 위한 센다이 프레임워크(Sendai Framework for Disaster Risk Reduction)’이다. 이 프레임워크는 2030년까지 자연재해 및 재난으로 인한 인명 피해와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조기경보 시스템을 강화하고, 전 지구적 협력 체계를 확대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한다. 기후 및 기상 극한 현상의 빈도와 강도가 점점 증가하면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위험 요인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위협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은 인류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배출 목표와 이행의 간극


현재 전 세계 국가들이 제출한 NDC가 2030년까지 모두 이행된다고 하더라도,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할 것으로 평가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현재 추진 중인 기후정책만으로는 이 NDC조차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탄소중립이라는 장기 목표와 NDC 간의 괴리 뿐만 아니라, NDC와 실제 이행 사이의 격차 또한 상당하다.

‘Climate Action Tracker’에서 평가한 우리나라 NDC 경로 및 1.5°C 달성 경로 비교와 현재 기후 정책에 대한 평가 (출처: https://climateactiontracker.org/countries/south-korea/)
‘Climate Action Tracker’에서 평가한 우리나라 NDC 경로 및 1.5°C 달성 경로 비교와 현재 기후 정책에 대한 평가 (출처: https://climateactiontracker.org/countries/south-korea/)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이행될 경우, 2030년 총 배출량은 약 4억 3700만 톤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C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Climate Action Tracker(CAT) 분석에 따르면 2030년까지 총 배출량을 약 3억 톤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 이는 장기 목표와 현재 NDC 간에 1억 톤 이상에 달하는 배출 격차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현재의 국내 기후 정책이 유지될 경우 2030년 총배출량은 약 6억 50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NDC 목표와 실제 이행 사이에 2억 톤 이상의 격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2030년까지의 감축 로드맵은 여전히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단기 감축 전략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보다 정교하고 실효성 있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2018년을 정점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최근 평가에 따르면, 2023년에는 전력, 산업, 건물 부문에서 유의미한 감축이 이행되었다. 그러나 민간 석탄발전의 증가와 무공해차 전환의 부진 등으로 인해 일부 부문의 감축 속도는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목표와 이행 간에 존재하는 중대한 배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근본적인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2030년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 우리나라 포함 대부분 국가에서 여전히 요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2030년까지 UN SDGs를 달성하는 것은 여전히 요원한 과제로 남아 있다. 2023년에 발간된 『지속가능발전보고서』는 2030 어젠다의 중간 시점을 기준으로 SDGs 이행 현황을 평가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목표 중 약 18%만이 이미 달성되었거나 달성 가능한 경로에 있으며, 67%는 진전이 제한적이거나 전혀 없는 상태이고, 나머지 15%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SDG 13은 상당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해양 생태계(SDG 14)와 육상 생태계(SDG 15) 보전을 위한 목표는 가장 높은 수준의 어려움, 즉 ‘심각한 도전’ 상태로 평가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SDG 14와 SDG 15는 물론, SDG 13에서도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대부분의 SDGs는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SDGs 달성을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며, SDGs 이행 없이는 기후위기 대응 또한 성공하기 어렵다.


현재 이미 직면한, 그리고 미래에 직면할 위험 및 엄청난 위협에 대한 준비 부족


IPCC 제6차 평가보고서는 지난 10여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심화될 위험과 위협에 대한 준비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 및 복합재난으로 사회·경제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손실과 피해 비용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이미 크게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수준을 지금보다 대폭 강화하지 않으면, 향후 우리가 감당해야 할 손실과 피해 비용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금까지 누적된 온실가스 배출량만으로도 향후 수십 년간 기후변화가 지속되며, 이에 따라 전 세계의 수입은 향후 26년 동안 최대 19%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지구온난화를 2℃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완화 비용의 6배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재난으로 인한 인명 및 사회·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복합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학 기반의 재난위험 저감 전략 수립과 함께, 조기경보 시스템 개발과 같은 통합적이고 선제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기후위기 대응과 다양한 글로벌 도전과제 달성 동시에 해결해야


현재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는 단편적인 몇 가지 대응 방안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 위기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과 완화는 물론, 다양한 글로벌 도전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때 비로소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는 단순한 정책 조정보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경제 시스템 전반의 대전환을 요구한다. 이러한 전환은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고 기후위기를 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 복지의 증진, 빈곤 해소, 평등과 정의 실현, 생태계 보전 및 회복 등 포괄적 목표를 함께 추구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우리의 목표와 실제 이행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모든 실천적 노력은 작더라도 결코 헛되지 않으며, 그 하나하나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중요한 전진이 된다.

Comments

Rated 0 out of 5 stars.
No ratings yet

Add a rating

ㅇㅇㅇ

회원님을 위한 AI 추천 기사

loading.jpg

AI가 추천 기사를
선별중입니다...

loading.jpg

AI가 추천 기사를
선별중입니다...

loading.jpg

AI가 추천 기사를
선별중입니다...

유저별 AI 맞춤 기사 추천 서비스

로그인한 유저분들께만
​제공되는 기능입니다.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이 기사를 읽은 회원

​로그인한 유저들에게만 제공되는 기능입니다. 로그인 후에 이용 가능합니다.

이 기사를 읽은 회원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로그인한 유저분들께만 제공되는 기능입니다

유저별 AI 맞춤
기사 추천 서비스

로그인한 유저분들께만
제공되는 기능입니다.

​ㅇㅇㅇ

회원님을 위한 AI 추천 기사

loading.jpg

AI가 기사를 선별하는 중입니다...

loading.jpg

AI가 기사를 선별하는 중입니다...

loading.jpg

AI가 기사를 선별하는 중입니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