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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 이순형 동신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 ESS 비용, 호남 이전으로 발생하는 특수 비용 아니야

2026-01-23 이순형 교수 정리 박성미

[편집자주] 동신대학교 이순형 교수는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전기 계통의 유명한 전문가다. 에너지 고속도로를 비롯해 정부의 주요 에너지 정책에 대한 전문적 의견으로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용인산단' 논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1월 14일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물에 대해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 바로 잡고 싶습니다'라는 말로 시작되는 글을 올렸다. 국가 전체의 에너지 그리드 안정성과 탄소중립 경쟁력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 잠재량이 풍부한 호남을 에너지 허브로 육성하고 기업을 유인하는 전략이 합리적이고 필수 논의라는 것이다. 필자의 허락을 받아 원문을 게재한다.


비전문가분들의 논쟁으로 국가적 소모가 없었으면


지인이 보내온 영상에서 '전기 남는 호남? 삼성 SK가 못 가는 이유'란 영상을 받아 보고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합니다. 이 내용은 반도체 산업이 어디로 가느냐를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바로 잡고 싶은 내용을 정리했으니 참고하세요. 제발 비전문가분들의 논쟁으로 국가적 소모가 없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전문가와 기업이 현명하게 풀어 갔으면 합니다.


1. 재생에너지원 계산의 한계(태양광 편중과 해상 풍력 간과)

재생에너지 잠재량이 전남에만 444GW, 호남의 잠재력을 태양광 이용률로만 평가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과소평가

영상에서는 호남의 재생에너지를 주로 태양광에 국한하여 설명하며, 이용률 15%를 기준으로 반도체 산단 전력을 충당하려면 100GW 이상의 설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 비판적 분석

전남은 현재 단일 지역 세계 최대 규모인 30GW 이상의 해상 풍력 사업을 추진 중이며, 풍력의 이용률(약 30% 이상)은 태양광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풍력을 포함할 경우 영상에서 주장하는 '비현실적인 설비 용량' 수치는 대폭 감소합니다. 그리고 재생에너지 잠재량이 전남에만 444GW입니다.


○ 균형 잡힌 시각

영상은 풍력을 "비싸다"는 이유로 생략했으나 장기적으로 LCOE(균등화 발전비용) 하락 추세와 대규모 발전이 가능한 풍력의 특성을 고려할 때, 호남의 잠재력을 태양광 이용률로만 평가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습니다.


2. ESS(에너지저장장치) 적용의 논리적 오류

ESS 비용은 '호남 이전' 때문에 발생하는 특수한 비용이 아니야, 용인에 설치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사용 전력은 반드시 ESS가 필요

영상은 호남으로 이전할 경우 RE100 달성을 위해 60조 원 규모의 막대한 ESS 비용이 든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 비판적 분석

지적하신 대로, 호남 재생에너지를 송전선로(HVDC)를 통해 용인으로 가져가더라도 재생에너지의 간헐성(Intermittency) 문제로 인해 ESS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즉, ESS 비용은 '호남 이전' 때문에 발생하는 특수한 비용이 아니라, '국내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수반되는 인프라 비용입니다. 즉, 용인에 설치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사용 전력은 반드시 ESS가 필요합니다.


○ 균형 잡힌 시각

용인에 산단을 둘 경우 장거리 송전망 건설비(약 8조 원 이상 예상)와 사회적 갈등 비용이 추가로 발생합니다. 반면 호남 내 소비 시 송전 손실과 송전망 부담이 줄어드는데, 영상은 ESS 비용을 호남 이전의 전유물처럼 묘사하여 비용 비교의 형평성을 잃었습니다.


3. 건설 기간과 미래 잠재력에 대한 단기적 시각

당장의 공사 진행 상황도 중요하지만, 2030년 이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나 RE100 요구가 기업의 사활을 결정

영상은 삼성이 이미 용인 부지 계약을 마쳤고 공사가 진행 중이라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 비판적 분석

반도체 공장(Fab) 1기를 짓는 데는 수년이 걸리지만, 용인 산단 전체가 완성되는 시점은 2040년대 이후입니다. 반면 호남의 재생에너지 공급망은 이미 구축 중이며 전력 계통 여유도 풍부합니다.


○ 균형 잡힌 시각

당장의 공사 진행 상황도 중요하지만, 2030년 이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나 RE100 요구가 강력해지는 시점에는 '전력을 어디서 가져오는가'보다 '전원을 옆에 두고 있는가'가 기업의 사활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호남은 풍부한 재생에너지 잠재량을 바탕으로 미래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으나, 영상은 기업의 단기적 편의성에 더 치중하여 분석했습니다.


4. 종합 분석 및 균형 잡힌 결론

국가 전체의 에너지 그리드 안정성과 탄소중립 경쟁력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 잠재량이 풍부한 호남을 에너지 허브로 육성하고 기업을 유인하는 전략이 합리적이고 필수

이 영상은 '현재의 기업 관점과 물리적 가용성'에 집중하여 현실적인 제약(인력 수급, 클러스터 효과 등)을 잘 짚어냈습니다. 그러나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 담론에서 다음과 같은 균형 잡힌 시각이 보완되어야 합니다.


○ 분산 에너지 활성화

전력은 생산지와 소비지가 가까울수록 효율적입니다. 호남의 전기를 용인으로 끌어올리는 천문학적 송전망 비용 대신, 전력 다소비 기업이 호남으로 분산되는 시나리오에 대한 정책적 혜택(차등 전기요금제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합니다.


○ 에너지믹스의 다양화

태양광뿐만 아니라 해상풍력, 원전(한빛) 등을 조합한 호남의 전력 공급 능력은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RE100 인프라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영상은 '용인이 확정되었으니 다른 대안은 무식하다'는 다소 공격적인 논조를 띠고 있으나 국가 전체의 에너지 그리드 안정성과 탄소중립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재생에너지 잠재량이 풍부한 호남을 에너지 허브로 육성하고 기업을 유인하는 전략은 매우 합리적이고 필수적인 논의입니다.



이순형 교수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대학원에서 에너지안전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동신대학교 전기공학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전기기술사이다. 전력계통 운영과 신재생에너지 접속 문제, 분산형 전원 기술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주도해 왔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과제인 ‘영농형 태양광 발전 표준모델 실증’ 연구의 책임자로서 농촌 기반 에너지 전환의 현장 모델을 설계했다. 2020년 은탑산업훈장, 2024년 전라남도지사 표창과 대한전기학회 춘계학술대회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대표 강의는 ‘전력계통’, ‘에너지변환공학’, ‘신재생에너지공학’ 등이며, 저서로는 『신재생에너지공학』과 『계통연계기술』 등이 있다. 전라남도 정책자문위원회 전략산업분과 위원으로도 활동하며, 지역 기반 에너지 정책의 실용화와 대중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순형의 교수의 에너지 관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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