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숲'
- sungmi park
- 10월 17일
- 4분 분량
2025-10-13 박성미 총괄
경북 문경시 문경읍 관읍리 산93은 산림청 소관 국유림으로 '국민의 숲'으로 지정되어 있다. 남부지방산림청 영주국유림관리소는 '이 숲은 사단법인 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과 남부지방산림청 영주국유림관리소와의 협약을 통해 '단체의 숲'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숲을 좀 더 이해하고 가까이 할 체험을 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총 면적은 17ha로 2023년 11월 30일 부터 5년간 협약되어 있다.

시민단체가 나서 국민의 숲을 만들다
산림청 영주국유림관리소(소장 정연국)는 지난 2023년 11월 30일 영주국유림관리소에서 (사)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회장 윤여창, 이하 산과자연의친구)과 함께 「국민의 숲」업무협약식을 개최하면서 국유림(경북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 산93(면적 17ha)을 활용하여 문경숲자연학교 운영을 통해 지역협력과 지역인재육성, 나아가 젊은 임업인을 양성하고 배출하여 산림 활성화를 통해 인구 소멸 대응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모범 사례를 만들고자 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은 보존 가치가 높은 자연환경을 보존하여 후대에 계승함을 목적으로 자연환경의 현장 조사 연구 및 모니터링, 자연 보전 방안 제시와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교육·홍보·출판 활동을 위해 1994년에 설립된 비영리민간단체다.

윤여창 산과자연의친구 회장은 “일자리 창출형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여 산림 분야 인재 양성에 기여하며,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가 산림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다른 분야의 협업을 통한 임업의 영역을 확장시키겠다”며, 이를 위해 “민간 자연보존단체와 문경 지역사회 그리고 산림청이 협력하여 인구 소멸 대응의모범 사례를 만들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영주국유림관리소장은 “민간과의 협력강화를 통하여 숲을 더 건강하고, 가치 있게 보존·경영하기 위한 숲 가꾸기를 매년 체계적으로 실시하여, 앞으로도 미래 세대가 산림의 경제적·공익적 가치를 누릴 수 있는 기반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국민의 숲'은 한국 산림청(KFS)이 국유림을 국민에게 개방하는 제도로 '체험의 숲', '단체의 숲', '사회환원의 숲'으로 나뉜다. 국유림에서 운영되며, 지역 국유림 관리소에서 관리한다.
산림청 보도자료에 의하면 2016년에는 150개 소(8251ha)가 지정·운영 중이다. 현재 산림청 국민의 숲 대상지 목록에는 전남 장흥·보성, 경남 거제, 울산 울주 등 약 170여 곳이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증가하는 산림의 공익 가치, 지역 문제 '숲'이 해결할 수 있어

국민의숲(단체의숲)을 제안한 산과자연의친구는 문경을 선택한 이유로 가장 먼저 '지탱 불가능한 인구 구조'를 꼽았다. 문경시는 2019년 7만2242명에서 2020년 7만1406명으로 836명이 감소했다. 구성비 기준으로 보면 60세 이상이 2019년보다 2020년에 879명 늘어남에 따라 38.9%에서 40.6%로 증가하고, 그 외 연령대 구성비는 모두 감소했다. 무엇보다 ‘15세 미만(9% 대)’과 ‘청년층(13% 대)’의 경우 구성비가 매우 낮으며 미래 세대인 ‘15세 미만’이 최저로 인구 구조상 지탱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우려되는 도농 갈등'이다. 귀농귀촌 형태별 기준으로 보면, 귀농의 경우 ‘농촌에서 태어나서 도시생활 후 연고지 이주’하는 경우가 2018년 53.0%, 19년 54,4%, 20년 57,6%, 21년 67,6%로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귀촌의 경우도 ‘농촌에서 태어나서 도시 생활 후 연고지 이주’하는 경우가 19년 29.5%, 20년 28.6%, 21년 32.4%로 늘고 있는 추세다. 귀촌의 경우는 ‘도시에서 태어나 비연고지로 이주’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베이비 부머 이후 세대의 경우 농촌보다 도시에서 출생하는 비율이 높으며, 농촌과 연고지가 없는 도시민이 늘어남에 따라 도농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결국 인구 소멸 지역의 미래 비전은 산림이라는 것이다. 문경을 포함하여 전국적으로 인구 감소 지역 89곳이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한 주변 지역과 산림의 비중이 높은 산촌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문경시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국토 면적 9만1194ha 중 산림 면적이 6만8387ha로 산림율이 74.99%다. 전국 평균이 62.61%임을 감안하면 산림 비중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산림의 공익 가치는 1987년 기준 17조6560억원에서 2005년 기준 65조9066억원, 2018년 기준 221조원, 2020년 기준 259조원으로 급상승했다. 2020년 국내총생산(GDP) 1941조원의 13.3%, 농림어업총생산(34.3조 원)의 8.1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05년 공익 가치 항목이 총 7개에서 2018년도 12개 항목으로 늘었고, 산림경관제공 28.4조원과 산림치유 5조2천억원이 신설되었다. 산림휴양 항목은 6조8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산림에서 휴양과 치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고, 산림을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이다.

지역 자원인 숲과 공존하는 새로운 시도 필요해
기후위기는 인류 생존과 직결된 과제다. 기후위기의 심각한 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위기 적응 대책을 강화하고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ᆞ환경적ᆞ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다. 지역 경제와 지역 환경이 함께 공존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ᆞ녹색성장 기본법(약칭: 탄소중립기본법)을 2021년에 제정했고, 2022년부터 시행 중이다. 이 법은 생태계와 기후 체계를 보호하며 국제사회의 지속가능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역의 산림과 자연을 활용한 탄소중립 노력과 산림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이 지역의 인구 소멸을 막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전통 임업은 이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임업의 기본인 목재 생산과 경영 활동은 산주들의 노령화, 노동력,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과자연의친구 윤여창 회장은 서울대 산림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내에서 손꼽히는 '산림경제학자'이다.

윤여창 회장은 산림경제학의 측면에서 임업의 손익분기점이 타산업과 달리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는 분석기법이 아니며 임업 투자 경제성 분석에서 불리한 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산림의 다목적 이용은 산림의 여러 가지 기능 간의 양립 가능성으로 어려움이 처해 있고,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에 대한 새로운 시대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임업직불금 제도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생태계 서비스 공익 지불제' 등의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민에 의한, 미래를 위한 '국민의 숲'으로
산림이 가지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는 사회문제 해결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산림청도 '숲'에서 주민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지역이 직면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원해야 한다. 산림청이 산림 일자리 발전소를 통해 지역의 산림 자원을 활용한 주민 공동체 중심의 비즈니스 육성을 하고 산림 자원 순환을 통해 지역 일자리 확대에 주력하는 것은 바람직 하다. 산림 일자리는 넓은 면적을 관리하고 운영해야 하는 특성으로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한 분야다. 도시 내에 기반이 없는 지역 아이들에게 지역 자원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 일자리가 만들어 질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어내 지역 산림을 활용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한다.

귀농이나 귀촌을 고민하는 도시민들에게도 자녀 교육과 청년 일자리에 대한 가능성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려면 거점이 필요하다. 산과자연의친구는 '문경 국민의 숲'을 거점이라고 말한다. 도시민들에게 교육 및 홍보, 활용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문경숲자연학교(가칭)' 를 통해 지역주민과 지역의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청년을 육성하고자 한다. 산림을 통해 인구 소멸을 막아보자는 취지다. 문경을 모범 사례로 각 지역에 이러한 성과를 전파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문경의 지역 활동가인 박준형 산과자연의친구 사무국장은 ‘숲과 자연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문경의 아이들이 숲과 자연에서 본인들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다양한 일자리 창출로 지역 내 아이들이 문경을 이끌어 갈 핵심 인력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자연 자원 발굴 및 일자리 창출형 체험 프로그램 개발이 한창이다.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가 산림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전통 임업과 새로운 문화 분야의 협업으로 임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문경숲자연학교를 통해 민간 자연보존단체와 문경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새로운 경제문화가 만들어지는 것, '국민의 숲'이 그 시작점이다.









국민의 숲 모델이 문경 뿐만아니라 전국으로 확대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