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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인간을 몸을 공격하다

 

2025-01-21 김사름 기자


보이지 않는 적, 미세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은 생산할 때부터 5㎜ 이하로 작게 만들어진 1차 미세플라스틱과 생산 이후 부서지거나 마모돼 작아진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사진 https://lifestraw.com/blogs/news/filtering-microplastics-and-nanoplastics-from-drinking-water
미세플라스틱은 생산할 때부터 5 이하로 작게 만들어진 1차 미세플라스틱과 생산 이후 부서지거나 마모돼 작아진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사진 https://lifestraw.com/blogs/news/filtering-microplastics-and-nanoplastics-from-drinking-water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은 2004년 영국 플리머스대학교의 리처드 톰슨 박사가 해양 표면에서 발견하면서 주목받았다. 미세플라스틱은 생산할 때부터 5 이하로 작게 만들어진 1차 미세플라스틱과 생산 이후 부서지거나 마모돼 작아진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1차 미세플라스틱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치약, 세안제 등 생활용품이나 화장품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이 있는데 이를 '마이크로비즈(Microbeads)'라 부른다. 길이 1µm(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플라스틱은 '나노플라스틱(Nanoplastics)'이라 한다. 2차 미세플라스틱은 의류에서 나온 섬유 조각에서, 타이어의 마모 과정에서 많이 나오고, 양식장에서 쓰이는 스티로폼도 연안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작아 하수 처리 시설에 걸러지지 않고 하천과 바다로 흘러가는데, 한번 바다로 흘러간 미세플라스틱은 제거가 불가능하다.

2016년 영국 플리머스대학교 연구진은 4인 가족 1회 빨래량(6㎏) 만큼 의류를 빨래해 재질별로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나오는지 실험했다. 그 결과 한 번 빨래할 때마다 아크릴에서 미세플라스틱 약 73만개, 폴리에서테르에서 미세플라스틱 약 49만개가 나온다고 밝혀졌다. 2차 미세플라스틱은 물병, 빨대, 비닐봉투, 낚시 그물 등과 같은 대형 플라스틱 제품이 태양열이나 파도, 바람 등 외부의 물리적 충격으로 잘게 부서진 것이다. 2차 미세플라스틱은 모든 미세플라스틱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인간의 몸에 스며드는 미세플라스틱


세계자연기금(WWF)과 호주 뉴캐슬대학교의 ‘플라스틱 인체 섭취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일주일 동안 약 5g의 미세플라스틱을 먹는데 이는 신용카드 한 장의 크기와 같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많은 음식물에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되어 있고, 이는 체내에 꾸준히 축적되어 떠다닌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연구팀은 2022년, 인간 혈액 샘플의 80%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검출된 주요 성분은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와 폴리스티렌으로, 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음료수 병과 포장재의 주재료였다.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은 호흡기 문제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장 내 유산균과 같은 미생물을 교란해 소화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플라스틱에는 내분비계 균형을 깨뜨리는 환경호르몬이 있어 호르몬 작용과 생식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심지어 미세플라스틱은 DNA를 손상시키거나 암을 유발해 인체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한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미세플라스틱 


'우리는 바다에서 참치를 꺼내고 그 자리에 플라스틱을 채운다.' 미국해양교육협회(SEA)의 캐라 라벤다(Kara Lavender) 연구교수가 플라스틱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한 말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현재 바다에는 약 1억5천만톤의 플라스틱이 떠다니고 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미세플라스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년 800만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는데, 이는 서울시보다 큰 미국 뉴욕시(783.8)만한 쓰레기차가 1년 내내 1분마다 폐기물을 버리는 것과 같은 양이다. UNEP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50년까지 바다의 플라스틱 양이 물고기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육지에서 발생한 플라스틱의 최종 종착역은 해양이다. 특히, 플라스틱이 부서지면서 발생한 5 미만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물에 녹지 않는다. 분해되지 않고 잘게 부서진 미세플라스틱을 플랑크톤이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고, 이는 다양한 상위 포식자로 이동하며 먹이사슬의 모든 단계에 있는 해양 생물들이 미세플라스틱을 삼킨다. 결국 사람들은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생선, 바닷가재, 홍합, 굴 등 모든 해산물을 먹으면서 미세플라스틱도 함께 먹는다. ‘혈중 미세플라스틱 농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플라스틱 쓰레기는 돌고 돌아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 자연 생태계 곳곳에 광범위하게 스며든 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거쳐 결국 인간에게 다시 돌아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병입수 시장은 매년 5%씩 성장하며 2027년 약 5억5천만 가구가 병입수를 소비할 것이라고 한다. 1분에 100만병이 소비되는 양이다. 사진 https://tappwater.co/blogs/blog/how-many-people-consume-bottled-water-globally
전 세계적으로 병입수 시장은 매년 5%씩 성장하며 2027년 약 5억5천만 가구가 병입수를 소비할 것이라고 한다. 1분에 100만병이 소비되는 양이다. 사진 https://tappwater.co/blogs/blog/how-many-people-consume-bottled-water-globally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플라스틱이 수돗물과 병입수에서 발견되며, 대기 중 떠다니는 미세 입자들이 호흡을 통해 체내로 유입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클렌징 제품, 스크럽제, 세탁 세제에 포함된 1차 미세플라스틱은 사용 후 하수로 배출되어 다시 환경과 인체로 돌아온다.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티백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 2019년 9월 국제과학학술지 ‘환경과학기술저널(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95℃의 뜨거운 물에 '실크티백'이라고 불리는 삼각 티백을 담을 경우 티백 1개에서 미세플라스틱 약 116억개가 나온다.

우리는 다양한 해산물을 먹으며, 그 안에 든 미세플라스틱도 함께 먹게 된다. 2022년 11월 국제해양환경학술지 '마린폴루션불레틴(Marine Pollution Bulletin)'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인간이 먹는 어류 75%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과일과 채소도 뿌리를 통해 매우 작은 미세플라스틱을 흡수한다. 또 미세플라스틱은 먼지처럼 공기 중에 떠다녀 호흡기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올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을 거부하라


미세플라스틱은 화장품과 스크럽제, 메이크업 제품에 매끄러운 질감과 광택을 부여하는 주원료로 사용된다. 소비자는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생산을 억제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화장품과 스크럽제, 메이크업 제품에 매끄러운 질감과 광택을 부여하는 주원료로 사용된다. 소비자는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생산을 억제할 수 있다.

과거 화장품 업계는 미세플라스틱을 제품의 품질 향상을 위해 사용해 왔다. 미세플라스틱은 화장품과 스크럽제의 주원료로 사용되어 피부에 부드럽게 작용하면서 강한 세정 효과와 점도를 조절하고 내용물을 균일하게 유지시키는 데 사용되었으며 메이크업 제품에 매끄러운 질감과 광택을 부여했다. 폴리에틸렌(PE),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나일론(PA), 폴리프로필렌(PP), 메틸메타크릴레이트(PMMA)등의 성분명이 있으면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한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는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생산을 억제할 수 있다. 최근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의 신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대체 소재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Zero Plastic Inside', 'EU Ecolabel'과 같은 인증이 있는 제품은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하지 않은 친환경 제품임을 보증한다.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단순한 환경 오염을 넘어, 인간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소비자는 신중한 구매로 변화를 이끌고, 기업은 대체 소재 개발과 생산 과정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미세플라스틱을 피해 생산을 억제하자


미세플라스틱을 피하는 방법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보습제, 치약, 클렌징폼, 비누, 선크림, 립밤, 화장품, 향수 등의 성분표를 보고 마이크로비즈가 있는지 확인하고 구매를 조절해야 한다. 플라스틱 용기에 있는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않는다. 일부 플라스틱은 가열하면 유해 성분이 나와 음식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플라스틱 용기에 든 음식물을 구매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어쩔 수 없을 때는 다른 그릇에 옮겨 데워야 한다.

또 코팅이 된 종이컵을 사용하지 말자. 여기에 뜨거운 음료를 부으면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 텀블러를 사용하자. 플라스틱병에 든 물과 음료수는 구매하지 말자. 2018년 3월에 미국 뉴욕 프레도니아 주립대학교 연구자들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병에 든 물이 수돗물보다 2배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함유하고 있다. 플라스틱병에 든 물과 음료수를 거부하자. 세탁 방법도 바꾸자. 옷을 세탁할 때 수많은 미세섬유가 나온다. 2017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섬유는 바다에 유입된 미세플라스틱 중 35%를 차지한다. 세탁 방법을 바꾸면, 이 미세섬유가 하수도를 거쳐 강과 바다로 흘러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세탁기에 미세섬유 필터를 설치하거나 건조기를 사용하면 옷에서 미세섬유가 떨어지기 쉽기 때문에 햇빛에 말리는 것이 좋다. 편리함보다 자연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미세플라스틱에서 해방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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