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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북ㅣ위기의 시대에 대통령의 리더십을 묻는다

2025-06-13 박옥균 객원기자

이 책은 역사 속 리더들의 선택과 리더십을 소환하며, 위기 시대에 요구되는 대통령의 자질과 역할을 탐구하고 있다. 뉴딜정책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연방 대법원에 맞섰던 루스벨트, 진주만 폭격 직전 상황을 오판한 일본 지도자들 등 역사 속 리더들의 사례를 통해 사고 실험을 한다. 책은 국가 위기를 직시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리더의 모습을 통해,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리더십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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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균 리더스가이드 대표

독자의 길라잡이라는 뜻의 리더스가이드를 운영하며, 이곳에서 책을 만들고, 소개하고, 파는 일을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물리교육과에서 ‘과학’과 ‘교육’을 공부했다. 중학교에서 3년 동안 과학을 가르쳤고, PC 통신 ‘하이텔’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2002년부터 ‘리더스가이드’를 창립해 도서 정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빅데이터 관련 기술을 공부하면서 도서 7만여 종에 대해 빅데이터 작업을 진행했다. 빅데이터 관련 특허 두 건(‘도서 관리 시스템 및 도서 관리 방법’, ‘집단 지능을 이용한 상품 검증 방법’)을 등록했고, 데이터 교육과 관련한 자문과 최신 흐름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이전에 쓴 책으로는 『수학은 스토리다』(2023),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데이터 이야기』(2022)가 있다.

블로그 리더스가이드 / 홈페이지 www.readersguide.co.kr / 서점 알지책방


국민이 리더를 못 믿는다면...


분열하는 세상, 추락하는 경제, 후퇴하는 민주주의 시대다. 사회가 온통 질병에 걸린 듯하다. 이제 처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용 칼인 메스를 쥔 ‘리더’가 어떻게 국가를 이끄냐에 따라 한국의 향후 10년이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다. 수술실에 들어갈 국민은 칼을 쥔 의사인 대통령을 믿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 세상에서 일부 리더의 모습은 가관이다. 패권 국가 미국을 이끄는 지도자인 트럼프는 중요한 무역 정책을 하루가 멀다고 바꾸고 자신의 코인을 산 사람들에게 세금을 써서 만찬을 즐기고 있다. 국민이 리더를 못 믿는다면 국가에는 지배 엘리트층의 생각과는 완전히 엇나간 기괴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


모식 템킨 지음, 왕수민 옮김,  『다시, 리더란 무엇인가』, 어크로스, 2024
모식 템킨 지음, 왕수민 옮김,  『다시, 리더란 무엇인가』, 어크로스, 2024

역사 속 리더들을 통한 사고 실험


혼란의 시기를 넘어 국가의 리더가 된 새 대통령에게 당장 한 권의 책을 권해야 한다면 『다시, 리더란 무엇인가』(모식 템긴 지음, 어크로스)을 권하고 싶다. 하버드 케네디스쿨 역사학 교수 모식 템킨이 역사 속 리더들을 통해 사고 실험을 하며 리더십을 배울 수 있게 쓴 책이다. 소설과 연설, 영화, 음악, 사진 등 방대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 역사 속 리더들이 처한 절체절명의 상황과 고뇌의 순간들을 정리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과거로부터 배워 똑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 민족이 번영할 수 있다는 뜻일 거다. 주로 전쟁과 변화의 상황에 놓인 국가의 리더들을 소환하고 대조적인 인물을 비교하며 어떤 선택이 옳을지 이야기한다.



누가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 해결책을 제시하는가


한국경제가 마이너스 혹은 한 자리 숫자로 표현되는 경제지표를 보인다. 수많은 사람이 위기를 직감하고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이렇게 극심한 경제난이 닥쳤을 때, 사람들은 리더의 정치적 이념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중요한 것은 누가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 상황을 설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가다. 이 상황에서 소환할 리더는 대공항기의 미국 지도자들이다. 대공황이 발생한 시기의 미국 대통령은 허버트 후버와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4선에 성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였다. 후버는 뛰어난 공학자이자 경제학자였고 인기 있는 정치 지도자였다. 하지만 그는 대공황이 닥쳤을 때 미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인지하거나 인정할 능력도 의지도 없었다. 그저 원칙을 내세우며 재정 건전성을 지키고자 정부 지출을 대폭 줄였을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굶주린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의 시위에 무력 진압했을 뿐이다.


뉴딜정책이 위헌이라는 연방 대법원에 맞서 재판관 인원을 늘리려 했던, 루스벨트


루스벨트는 참전 용사들에게 아내 엘리너를 보냈다. 그들을 감싸 안았다. 명문가이자 부잣집 도련님이었지만 루스벨트는 약자와 취약자의 고통을 이해했다. 최저임금제 등 노동자, 국민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 갔다. 당연히 기존 엘리트들은 반발했다. 이 엘리트들은 노변정담 등을 통한 소통과 경제 약자들을 위한 정책으로 선거를 통해서는 루스벨트를 꺾을 수 없었다. 그러자 등장한 것이 헌법 소원이었다. 보수성향인 연방 대법원은 최저임금법 등 뉴딜정책의 핵심 방안들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루스벨트의 대응은 총인원이 9명인 대법원을 15명까지 늘릴 수 있는 법안 제출이었다. 일명 ‘법원 무력화’법으로 불렸다. 대법원 구성을 변화시킨다는 압력으로 대법관 중 일부의 입장이 변경되었다. 미국 대법관은 종신형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위헌 판결은 5대4의 합헌으로 바뀌었다. 한국에서 대법관 증원을 논의하는 갈등 상황이 거의 100년 전에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니 기시감이 든다.


진주만 폭격 직전, 일본 어전회의 논의 과정


오랜 역사에서 경제 위기는 곧 전쟁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두 세계대전이 겉으로는 정치적 사건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식민지를 둘러싼 경제적 이익에 관한 충돌을 뿌리로 하고 있다. 이번에 소환할 리더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 지도자들이다. 이들이 ‘천황’과 함께 한 회의록을 통해 왜 미국과 무모한 전쟁을 일으켰냐를 살펴볼 수 있다. 태평양전쟁의 도화선이 된 진주만 공격을 할 때 일본인의 지도자들은 생각했다. 미국과의 전쟁에서 시간을 끌면 질 수 있고 결국에는 외교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이들은 어전회의에서 진주만 공습 전과 진행 과정에서 몇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전쟁의 광기로만 치부할 수 없는 나름의 집단 지성의 논의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패배의 두려움에도 전쟁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 관한 근거도 있었다. 미국이 중국과 인도차이나 점령지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며 석유 등의 자원 판매를 중단하자 대립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 진주만 주둔한 해군에 큰 타격을 준다면 쉽게 유리한 협상을 이끌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미국의 문제시했던 중국 점령에서 물러날 생각은 없었다. 메이치유신을 통해 ‘아시아 제국주의자’의 면모를 갖춘 일본은 서구 제국주의로부터 배운 대로 다른 나라에 관한 무력 점령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피부색이 다른 서양인보다는 아시아인인 일본이 점령하는 게 더 ‘선’하다는 자기 최면을 걸었다. 근본을 고찰하지 못한 일본의 지도자들은 수백만 명의 자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었다.


일본 지도자들의 오만은, 의지를 강하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무사도'에 있다

     

일본 지도자들의 오만은 그들의 사고 철학에서 나왔다. ‘무사도’라고 표현하는 “의지를 강하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사고 철학이다. 이들의 리더십에서 마키아벨리가 읽힌다. 마키아벨리에게 리더십은 얼마든 노력을 들이고 발전시키고 연마할 수 있는 것이다. 도덕성에서 벗어나 있고 적들과의 대립이 중요했다. 리더는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역사는 역사의 흐름을 거슬린 지도자는 잠깐은 성공했을지라도 길게 가지는 못했다.


우리는 빈부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 가는 세상이 과거 대공황이나 전쟁과 같은 큰 위기를 가져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시기에 역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훌륭한 리더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다만 그 리더십이 역사의 방향에 맞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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