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추워도 너무 춥다, 지구온난화의 역설
- sungmi park
-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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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9 박성미 총괄
지구온난화는 겨울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한파를 더 오래 붙잡아 두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기후위기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기후위기의 대명사였던 '지구온난화'가 극한 겨울 한파로 왔다. 절기상 대한(大寒)이었던 지난 1월 20일 한반도에는 올겨울 들어 가장 강력한 한파가 몰려왔다. 경기 북부와 강원 내륙에는 한파경보가, 대부분 지역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파주의 아침 기온은 영하 14도, 철원은 영하 19.6도까지 떨어졌고, 서울도 영하 11도를 기록했다. 바람까지 더해지며 서울의 체감온도는 영하 15도 아래로 내려갔다.
기상청은 이번 한파가 하루이틀로 끝나지 않고 일주일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보했다. 다음날 경기 북부와 강원 일부 지역의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졌고, 서울은 영하 14도까지 내려갔다.
2026년 한파는 ‘춥다’는 표현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적 특징을 지닌다. 강풍, 눈, 장기 지속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형 한파다.
충남 서해안과 호남 해안, 제주에는 강풍특보가 발효됐고,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의 돌풍이 예상된다. 강원 남부 동해안과 경북 동해안에는 약한 눈이 내렸고, 내일부터는 호남과 제주를 중심으로 눈이 길게 이어질 전망이다. 찬 공기가 서해를 지나며 수증기를 공급받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모레부터 서해안 지역에는 10cm 이상의 적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재난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하는 등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고. 노약자·독거노인 안부 확인, 수도와 난방시설 동파 예방, 가축 축사와 양식장 피해 점검 등 기후 대응에 바빠졌다.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생긴 "지구온난화의 역설"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북극의 기온 상승 폭은 중위도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북극과 중위도의 온도 차가 줄어들고,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둬 두던 제트기류가 약해졌다.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찬 공기가 한번 남하했을 때 예전처럼 빠르게 되돌아가지 못하고, 중위도 지역에 오래 머무를 가능성이 커진다.
한파가 “왔다가 가는 현상”이 아니라, “붙잡혀 머무는 현상”으로 바뀌는 구조다. 이 같은 패턴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북미와 유럽, 동아시아 전반에서 최근 겨울 한파가 더 길고, 더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춥다"를 넘어 "재난형 한파"가 반복
이번 한파의 직접적인 기상 원인은 대기 상층의 공기 흐름이 막히는 ‘블로킹 현상’이다. 대기 상층에서 서에서 동으로 흐르던 제트기류가 약해지거나 정체되면서, 찬 공기가 한반도 쪽으로 반복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동시에 대기 하층에서는 차가운 대륙 고기압이 세력을 넓히며 매서운 북서풍을 몰고 온다.
문제는 이 같은 찬 공기 유입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찬 공기가 내려왔다가도 비교적 빠르게 밀려나갔지만, 최근에는 한반도 상공에 며칠씩 머무르며 한파를 장기화시키는 경향이 뚜렷하다.
2011년 이후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가 5일 이상 지속된 사례는 총 8차례로 집계됐다. 이는 그 이전 시기와 비교하면 약 1.6배 늘어난 수준이다. 과거의 한파가 ‘강하지만 짧은’ 단발성 추위였다면, 최근의 한파는 극단적 저온이 연속적으로 유지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체감상 “춥다”를 넘어, 교통·물류·에너지·보건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재난형 한파"가 반복되고 있다.
기후온난화는 폭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파까지 가져오는 "연속적 재난"
겨울의 변화는 단순한 기온 하강의 문제가 아니다. 겨울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다. 난방비 부담은 물론, 수도·전력 시설 동파, 물류 차질, 야외 노동자의 건강 위험까지 한파의 영향은 ‘며칠짜리 변수’가 아닌 상시적 리스크로 커지고 있다.
빙판길 사고 위험도 누적된다. 기온이 낮은 상태가 길게 이어질수록 그늘진 도로와 교량의 결빙이 해소되지 않아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열기 사용 증가로 인한 화재 위험 역시 함께 커진다. 앞으로의 겨울은 재난이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한파의 빈도 자체는 줄어들 수 있지만, 한번 발생하면 더 길고 더 극단적으로 지속된다. 기후온난화는 폭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파까지 가져오는 연속적 재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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