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빙하 소멸 속도 2배 빨라져…아시아 20억 인구 ‘물 안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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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7 김사름 기자
네팔에 본부를 둔 정부 간 국제기구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는 3월 19일 히말라야 빙하가 21세기 들어 두 배 넘는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고 보고서를 공개했다. 문제는 빙하의 감소가 아시아 20억 인구의 물과 식량, 전력 기반을 흔들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기후위기가 생존의 질서를 바꾸고 있다.

빙하의 소실이 2000년 이후 두 배 수준으로 가속
히말라야산맥 빙하가 21세기 들어 녹는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네팔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정부 간 국제기구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 The International Centre for Integrated Mountain Development)가 3월 19일 공개한 보고서와 이를 인용한 AFP,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의 보도에 따르면, 힌두쿠시·히말라야(HKH) 지역 빙하는 2000년 이후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얇아지고 있다.
ICIMOD가 발표한 ‘HKH Glacier Outlook 2026’은 38개 관측 빙하 자료를 종합한 결과, 이 지역 빙하의 소실이 2000년 이후 두 배 수준으로 가속됐다고 밝혔다. AFP가 전한 보고서 핵심 내용에 따르면, 빙하 두께 감소 속도는 2000년 이전 연평균 약 34㎝에서 2000년 이후 연평균 약 73㎝로 빨라졌다.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전체 빙하 면적의 약 12%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과 인도 등을 포함한 약 20억 명의 물 안보 위협
힌두쿠시·히말라야 산맥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얀마까지 약 3500㎞에 걸쳐 이어지며, 최소 10개의 아시아 주요 강 수계를 떠받치는 거대한 빙하권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지역 빙하 후퇴가 중국과 인도 등을 포함한 약 20억 명의 물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기후 문제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빙하들은 식수뿐 아니라 농업 용수, 수력 발전, 지역 생계 전반과 연결돼 있다.
문제는 빙하 감소가 단지 산악지대의 환경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빙하가 빠르게 줄면 초기에는 유량 변동성이 커지고, 장기적으로는 건기 물 부족과 가뭄 위험이 심화될 수 있다. ICIMOD는 이번 보고서와 관련 행사 안내에서 빙하 손실이 아시아 강 유역의 물 안보와 재난 위험, 지역사회 생계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ICIMOD 빙하 전문가 파루크 아잠은 에이에프피(AFP)에 “기온 상승으로 이 지역 빙하가 더 이상 본래 질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히말라야 일대가 지구 평균보다 더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빙하가 사실상 되돌리기 어려운 후퇴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검은 탄소’도 빙하 소멸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에이에프피 보도에 따르면, 화석연료와 폐기물의 불완전 연소로 생기는 그을음 입자가 눈과 얼음 표면의 반사율을 떨어뜨려 융해를 가속하고 있다. 단순한 기온 상승뿐 아니라 에너지 체계와 대기오염 문제가 히말라야 빙하 감소와 직결돼 있다는 뜻이다.
ICIMOD의 페마 걈초 사무총장은 이번 상황을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전개되는 위기”라고 규정했다. 그는 빙하 관측을 확대하고 적응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ICIMOD도 공식 발표에서 힌두쿠시·히말라야 빙하권 일부가 비가역적 후퇴의 임계점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 ICIMOD는 2023년 관련 보고서에서 현재 배출 경로가 유지될 경우 세기말까지 힌두쿠시·히말라야 지역 빙하가 최대 8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번 2026년 보고서는 그 경고가 단순한 장기 전망이 아니라, 이미 현재진행형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 주는 후속 근거에 가깝다.
히말라야 빙하의 후퇴는 결국 물의 문제다. 그러나 그 물의 문제는 곧 식량의 문제이고, 에너지의 문제이며, 생존의 문제다. 기후위기는 폭염과 해수면 상승만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세계 최대 산악 빙하 지대의 얼음이 조용히 줄어드는 방식으로도 온다. 그리고 그 충격은 가장 아래쪽 강 유역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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