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획 3 | 탄소중립기본법 이전과 이후, 지방정부의 법정 책임 | ② 지역 행정 전체가 기후위기 대응을 중심으로 재편되도록
- 13시간 전
- 4분 분량
탄소중립기본법은 국가와 지방정부에 기후위기 대응의 법적 책임을 부여한 기본법이다. 법은 감축 목표를 정하고, 기본계획을 세우며, 예산과 이행 점검 구조를 갖추라고 하고 있다. 지방정부는 기본법 제정 이후 선언 주체에서 책임 주체로 바뀌었다. 기본계획 수립, 이행 점검과 결과 보고,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 지방기후위기대응위원회와 탄소중립지원센터 운영, 시민 참여 구조 마련까지 지방정부가 감당해야 할 법적 책임이 부여되었다. 지방선거는 이 책임을 정치적으로 묻는 절차다.
2026-05-22 김사름 기자
[편집자 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정부 탄소중립 선언 이후 5년 동안의 흐름을 4주에 걸쳐 정리한다. ① 2026.5.08 ‘탄소중립을 위한 지방정부의 핵심과제 ② 2026.5.15 ‘탄소중립을 위한 지역주민 거버넌스 구축 전략' ③ 2026.5.22 ‘탄소중립기본법 이전과 이후의 지방정부 책임과 의무’ ④ 2026.5.29 ‘17개 시·도별 탄소중립 성적표’ 등이다.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기후공약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후보자들이 지방정부의 법정 책임을 어떻게 공약으로 구체화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탄소중립기본법, 국가와 지방정부의 법적 책임을 묻다
탄소중립기본법은 기후위기 대응을 국가와 지방정부의 법정 책임으로 만들기 위해 제정됐다. 2050 탄소중립을 선언만으로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 감축 목표를 정하고, 기본계획을 세우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각각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하고, 예산과 이행 점검 구조를 갖추는 법적 기반이 필요했다.
탄소중립기본법은 그 기반을 만든 법이다. 이전에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체계가 있었지만, ‘저탄소’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수준의 접근이었다. 2050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적응, 정의로운 전환까지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탄소중립 정책 포털은 탄소중립기본법이 기존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의 ‘저탄소’ 기조가 탄소중립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이를 전면 개정해 만든 법이라고 설명한다. 탄소중립기본법은 2021년 9월 24일 제정됐고, 2022년 3월 25일부터 시행됐다.

감축에서 시작해 지역 경제, 재난 대응, 에너지 전환, 시민 참여까지 설계하도록
탄소중립기본법의 법취지는 기후위기의 심각한 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적응 대책을 강화하고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환경적·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을 육성해 경제와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하고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생태계와 기후 체계를 보호하는 것이다.
탄소중립기본법은 단순한 감축법이 아니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법이면서 동시에 적응, 정의로운 전환, 녹색산업, 세대 간 책임을 함께 다루는 기본법이다. 지방정부가 이 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역의 탄소중립은 배출량 숫자만 줄이는 일이 아니라 지역 경제, 일자리, 복지, 재난 대응, 에너지 전환, 시민 참여를 함께 설계하는 일이다. 탄소중립은 지역 행정 전체가 기후위기 대응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문제다.
탄소중립기본법 이후 지방정부의 법정 책임
탄소중립기본법 이후 지방정부는 법정 책임 주체가 됐다. 핵심 책임은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기본계획 수립 책임이다. 시·도는 시·도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세우고, 시·군·구도 지역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 계획에는 지역 배출 구조, 감축 목표, 부문별 대책, 기후위기 적응, 재원 조달, 추진 체계가 담겨야 한다.
둘째, 이행 점검과 결과 보고 책임이다. 계획은 세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매년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무엇이 이행됐는지, 무엇이 지연됐는지, 감축 효과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법은 국가 기본계획 등의 추진 상황과 주요 성과를 매년 정성·정량적으로 점검하고 결과보고서를 작성·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셋째, 예산 책임이다. 탄소중립기본법 제24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계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예산과 기금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재정 운용에 반영하는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도를 실시하도록 규정한다. 자료집도 이 조항을 근거로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도 관계 법률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도를 실시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넷째, 조직 책임이다. 지방기후위기대응위원회는 지방의 탄소중립 사회 이행과 녹색 성장 추진을 위한 주요 정책과 계획을 심의하는 기구다. 탄소중립지원센터는 지역 계획 수립과 시행, 지역 온실가스 통계 산정 등을 지원하는 실무 기반이다. 지방정부는 위원회와 센터를 형식적으로 두는 데 그치지 않고, 계획·예산·이행 점검·시민 참여와 연결해야 한다. 지방에는 이미 여러 기후 관련 조직이 있지만, 서로 다른 법률과 조례에 따라 움직여 계획·예산·이행 점검·시민 참여가 분리되는 문제가 있다는 점도 앞선 원고에서 정리됐다.
다섯째, 시민 참여와 거버넌스 책임이다. 탄소중립은 주민 생활과 직접 연결된다. 건물, 교통, 폐기물, 재생에너지, 도시숲, 침수 대응, 폭염 돌봄은 모두 지역 주민의 삶을 바꾼다. 그래서 지방정부는 시민이 계획 수립과 이행 점검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자율과 선언에서 책임 주체로 전환
법 이전의 지방정부 기후 정책은 선언과 자율에 가까웠다. 지방정부는 기후위기 비상선언과 탄소중립 선언에 참여했지만,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예산을 연결하지 않아도,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도 책임을 묻기 어려웠다.
구분 | 법 이전 | 법 이후 |
정책 성격 | 선언·자율 | 법정 책임 |
계획 | 지역별 편차, 임의성 | 광역·기초 기본계획 수립 의무 |
점검 | 제제 없음 | 추진 상황 점검·결과보고 의무 |
예산 | 기후 목표와 분리되어도 제제 없음 |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도와 연결 |
조직 | 부서별·조례별 분산 | 지방위원회·지원센터 등 추진 체계 |
시민참여 | 공청회·자문 중심 | 숙의·점검·거버넌스 구조 필요 |
법 이전에는 하겠다는 선언이었다면, 법 이후에는 무엇을 했고, 무엇을 줄였고, 예산을 어떻게 바꿨는가가 중심이 됐다. 탄소중립은 선언이 아니라 법정 책임 이행 계획이어야 한다.
지방선거는 법정 책임을 정치적으로 묻는 절차
탄소중립기본법을 안 지킨다고 해서 곧바로 모든 지방정부 책임자가 형사처벌을 받는 구조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행정 책임, 정책 책임, 재정 책임, 정치 책임이다.
기본계획이 부실하면 '정책 책임'이 발생한다. 지역 배출 구조를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거나, 부문별 감축 목표가 없거나, 예산과 담당부서가 없는 계획은 법정 계획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 추진 상황을 점검하지 않거나 결과를 공개하지 않으면 '행정 책임'이 발생한다. 시민은 지방정부가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고, 지방의회도 제대로 감시할 수 없다.
예산을 연결하지 않으면 '재정 책임'이 생긴다. 법에서 규정한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도는 지방정부의 각종 사업이 감축 목표에 기여하는지, 저해하는지, 중립적인지를 분류하고 정성·정량적으로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법정 책임을 정치적으로 묻는 절차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