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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 | 일본의 GX 추진 전략…150조엔 녹색전환 설계

  • 9시간 전
  • 3분 분량

2026-03-10 김사름 기자

일본은 2023년 ‘GX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탄소중립을 에너지 안보와 산업경쟁력 강화, 금융과 국제 협력까지 묶은 국가 전략으로 재편했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수소·암모니아 확대는 물론 10년간 150조 엔 투자와 GX 경제이행채 발행, 탄소가격제 도입까지 포함한 종합 구상이다. 탄소중립을 규제가 아니라 성장 전략으로 바꾸려는 일본식 GX 실험이 진행 중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KIEF세계경제 포커스' 발간물을 통해 일본 ‘GX 추진 전략’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을 분석한다.



에너지 안보·산업경쟁력·탄소중립을 한 묶음으로…일본, 150조엔 녹색전환 설계


일본 정부는 GX(Green Transformation)를 단순한 환경정책이 아니라 산업과 에너지, 금융과 무역을 모두 아우르는 국가 전략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2023년 7월 28일 발표된 ‘GX 추진 전략’은 화석에너지에서 청정에너지로 산업·사회 구조를 전환하겠다는 종합 로드맵으로, 에너지 안보를 전제로 탄소중립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겨냥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이 GX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는 에너지 위기와 글로벌 산업정책 경쟁이 있다. 일본은 에너지 자급률이 낮은 구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했다. 여기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의 그린딜 산업계획 등 주요국이 기후와 산업정책을 결합한 전략을 본격화하자, 일본도 탄소중립을 성장 전략으로 재구성할 필요성이 커졌다.


전략의 뼈대는 네 가지다. 첫째는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 둘째는 성장 지향형 탄소가격제 도입, 셋째는 국제 협력 강화, 넷째는 사회 전반에 걸친 GX 추진이다. 일본은 GX를 추진하되,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대전제로 두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수소·암모니아, 카본리사이클과 CCS를 포괄하고, 수요 측면에서는 에너지 효율화, 제조업 구조 전환, 운송, 디지털 투자, 건축물 효율 개선 등을 모두 GX 정책 범위에 포함시켰다.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도 구체적이다. 일본은 2030년까지 전원 구성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을 36~38%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태양광과 육·해상 풍력 확대, 전국 규모 전력계통 정비, 해저직류 송전시설 구축, ESS 도입, 차세대 태양전지와 부유식 해상 풍력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원전은 안전성 향상을 전제로 재가동과 차세대 혁신로 개발을 추진하고, 수소·암모니아 공급망도 전략적으로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2023년부터 10년간 20조엔 규모의 GX 경제이행채를 발행, 정부가 먼저 투자에 나서


일본 GX 전략의 또 다른 축은 돈의 흐름을 바꾸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향후 10년간 150조엔 규모의 GX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2023년부터 10년간 20조엔 규모의 GX 경제이행채를 발행해 정부가 먼저 투자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투자 대상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같은 비화석에너지 전환, 철강·화학 제조업의 산업구조 전환, 에너지 효율화, GX 기술 연구개발 등 폭넓은 분야다.


탄소가격제도 더 적극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일본은 그동안 탄소세와 배출권 거래제 도입에 비교적 소극적이었지만, 이번 전략에서는 2026년 본격적인 배출권 거래제 도입, 2033년 발전 산업 대상 유상할당, 2028년 탄소 부과금 도입 계획을 제시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기업 경쟁력 저하와 해외 이전 가능성을 우려해 탄소 가격을 낮은 수준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즉, 일본의 GX는 강한 탄소 규제보다 산업 충격을 최소화하는 ‘점진적 전환’에 더 가까운 방식이다.


국제 협력도 전략의 중요한 축이다. 일본은 아시아 제로 이미션 공동체(AZEC)를 제안하며, 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전환과 탈탄소 시장 형성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일본무역보험(NEXI), 일본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 등을 통한 자금 지원 확대, 양국 간 크레디트 제도(JCM) 확대도 그 구상의 일부다. GX를 국내 산업 정책에만 가두지 않고, 아시아 시장 질서와 기술 협력, 금융 주도권까지 연결하려는 셈이다.


일본은 사회 전반의 전환도 함께 내세우고 있다. 공정 전환, 소비자 수요 창출, 중소·중견기업 지원이 그것이다. 지역 단위 탈탄소 시범사업, 탄소발자국과 환경 라벨 활용, 녹색 제품 인센티브, 중소기업 탄소 배출 측정과 감축 지원 체계 강화 등이 포함됐다. 즉, GX를 대기업과 발전 산업만의 과제가 아니라 지역과 중소기업, 소비자 행동 변화까지 아우르는 정책으로 설계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한계도 지적된다. 보고서는 GX 경제이행채의 상환 가능성이 아직 불투명하고, 탄소가격제의 강제성과 감축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문제로 짚었다. 원전 재가동과 암모니아 활용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일본이 탄소가격제와 이행금융, 국제 협력, 산업투자를 한 묶음으로 재구성하며 탈탄소를 성장 기회로 전환하려는 점은 분명한 변화로 평가된다.


일본의 GX 추진 전략은 결국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탄소중립을 규제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과 금융, 무역과 기술의 문제로 다룰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본은 에너지 안보와 산업경쟁력을 전제로 그 답을 찾으려 하고 있다. 한국에도 시사점은 적지 않다. GX를 선언에 그치지 않게 하려면, 산업 전환의 방향만이 아니라 그 전환에 필요한 에너지 체계, 자금 조달 구조, 국제 협력 전략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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