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금융위, ESG 공시 의무화 2028년(2027 회계연도)부터...4월 중 최종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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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김사름 기자
2월 25일 금융위원회는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통해 2028년부터 ESG(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를 하겠다는 로드맵(안)을 발표했다. 2021년 논의가 시작된 뒤 무려 5년이 걸렸다. 일본은 2027년 6월에 시작한다. EU는 2029년부터 EU에서 비중있는 해외 기업도 공시 의무를 적용한다. 국내 기업들이 지금부터라도 공시 경험을 쌓아야 향후 수출·투자·공급망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ESG 공시 의무화, 2028년(2027 회계연도)부터 시작
금융당국이 2026년 4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로드맵을 확정하기로 하면서 ESG 공시 의무화가 본격화되었다. 2021년 관련 논의가 시작된 지 5년여 만이다. 타임라인이 정해지면서 기업들도 확정된 ESG 공시 기준에 맞춰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시 2025년부터 ESG 공시를 시작하려 했으나 2023년 ESG 금융추진단 회의에서 2026년 이후로 미뤘다. 당시 구체적인 도입 시기가 나오지 않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ESG 공시기준 초안 발표도 연기되었다.
정부안에 따르면 ESG 공시 의무화 시기는 2028년(2027 회계연도)부터 시작한다. 한국과 경제·산업 구조가 유사한 일본에서 내년 6월부터 공시가 시행될 예정이고 EU 역외 공시의무는 2029년부터 적용된다. 우리 기업이 공시 경험을 쌓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법정공시는 과징금·형사 처벌로 이어져
정부는 이날 논의된 방안을 바탕으로 다음 달 말까지 업계 의견을 듣고, ESG 금융 추진단을 거쳐 ESG 공시 로드맵을 확정 발표한다. 이후 거래소 공시규정 개정 등을 추진한다.
공시 대상은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단계적으로 늘린다. 2029년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하고, 추후 국제 동향·준비 상황을 고려해 더 확대하기로 했다. 법정공시는 과징금·형사 처벌로 이어지는 만큼 우선 일정 기간 거래소 공시로 운영한다. 다음 달 의견 수렴을 통해 법정공시 전환 시기를 확정할 예정이다.
기업에서 부담스럽다고 호소해 온 스코프3(온실가스 총외부배출량)는 3년 유예하되 원칙적으로 2031년부터 공시하도록 했다.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업종별 매출액 최대 140억 원 이하)으로 고탄소 배출 업종이 아닌 가치사슬 내 기업은 공시를 면제하되 추후 법정공시 전환시 면제 범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공시기준은 국제적 정합성을 고려해 IFRS 재단(ISSB) 기준을 기반으로 제정한다. 국제적으로 기준이 확립된 기후공시부터 의무화하고, 기후 외 환경·사회·지배구조와 같은 주제는 기업이 선택 공시할 수 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 특수성을 고려해 일부 사항도 완화한다. 가족친화경영·인권경영 등 정책공시도 추후 재검토하기로 했다.
‘생산적 금융’과 녹색전환
금융위원회가 말하는 ‘생산적 금융(生産的 金融)’은 쉽게 말해 금융 자금이 부동산·담보 같은 “안전한 곳”에만 머무르지 않고, 산업·혁신·전환 같은 “실물 경제의 성장과 구조 개편”에 흘러가게 하자는 정책 방향이다. 금융위는 생산적 금융을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선도하는 금융의 본질적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미로 설명한다.
녹색전환(GX, Green Transformation)은 산업·에너지·교통·건물 등 경제 전반을 '저탄소 구조'로 바꾸는 전환을 뜻한다. 정부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을 경제의 성장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취지에서 민관합동 K-GX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K-GX 전략’을 수립·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녹색 대전환(K-GX)을 견인하는 기후 금융 활성화 방안”을 함께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배구조보고서'는 2026년부터 시행
ESG 공시와 별개로 2026년부터 시행되는 '지배구조보고서'는 ‘지속가능성 공시(ESG공시)’ 중 ‘G(지배구조)만’을 다루는 거래소 공시다.
'지배구조보고서'는 2025년 7월 9일에 금융위원회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 일부 개정안」을 승인하면서 의무공시 대상이 기존 자산총액 5000억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541개(2024년 말 기준)에서 2026년부터 코스피 전체 842개(2024년 말 기준)로 확대되었다.
‘지배구조(G)’보고서는 이사회가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는지, 감사기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주주권 보호 장치가 있는지 등 회사의 의사 결정과 통제 시스템을 시장에 공개하는 문서로 한국거래소(KRX)가 공시 이행을 집행하며, 상장사는 규정을 어기면 제제를 받을 수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자율공시하는 기업은 225개로 매년 늘고 있어
한국거래소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자율공시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는 기업은 225개 사로, 2021년 78개에서 2024년 204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공시'가 의무화되면 대상 기업은 공장 연료·보일러·자사 차량 등 기업 활동에서 직접 발생하는 직접 배출(Scope1), 전기·열 등 구매 에너지 사용에 따른 간접 배출(Scope2), 원자재 조달부터 물류, 제품 사용·폐기까지 가치사슬 전반(공급망 포함)에서 생기는 기타 간접 배출(Scope3)을 공개해야 한다. 금융위 로드맵(안)은 스코프3 공시를 3년 유예하는 방침을 담고 있다.
공시를 통해 주주들은 ① 이사회/경영진이 기후 리스크를 감독하는 구조(책임선), ② 공시 숫자를 산출·검증하는 내부 통제(권한 분장, 검증 프로세스), ③ 배출량 데이터 수집·관리(사업장·계열사·협력사까지), ④ 감축 목표와 전환 계획(투자 계획 포함), ⑤ 기후 위험 요인이 매출·비용·자산가치에 미치는 영향(재무 영향 설명)을 알 수 있게 된다.
ESG공시는 기업의 탄소 감축을 ‘선택’에서 ‘필수 조건’으로 바꾸는 시도
공시가 탄소를 ‘직접’ 줄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배출량과 전환 계획이 표준화되어 공시되면, 시장은 기업의 탄소 감축은 “친환경 이미지”가 아니라 기업의 “위험 관리 능력”으로 평가하게 된다. 여기서 지배구조보고서(2026 확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후 리스크 대응은 결국 이사회가 결정을 내리고, 내부 통제가 데이터를 만들며, 감사·감독이 이를 견제하는 구조 위에서 돌아간다.
‘G 공시’를 시장 전체로 넓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속가능성 공시가 본격화되면 탄소 감축 압력은 기업에게 현실이 된다. 특히 스코프3는 대기업의 경우 협력사로 그대로 전이된다. 공급망 전체의 배출을 모르는 기업은 글로벌 고객·투자자·금융의 질문에 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공시는 기업의 탄소 감축을 ‘선택’에서 ‘필수조건’으로 바꾸는 장치적 기능을 할 수 있다.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이 기업 가치 기준으로 정착 중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24년 기준 글로벌 시가총액의 91%가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를 공개한다고 집계했다(2022년 86%에서 상승). 또한 가치사슬 배출의 핵심인 스코프3는, 2024년에 시가총액 기준 76%가 ‘최소 1개 범주’라도 공시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2026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지배구조 공시) 전면 확대, 2028년 지속가능성 공시 단계 도입(30조·58개), 2029년 10조로 확대하자는 로드맵이다. 기업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다. 탄소 배출 감축은 더 이상 ‘CSR 부서의 과제’가 아니라 자본과 거래를 움직이는 기준이 될 것이다.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이 기업 가치의 기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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