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북ㅣAI는 독이 든 사과?
- hpiri2
- 6월 27일
- 4분 분량
2025-06-27 박옥균 객원기자
AI 미래 문제점 대안, AI는 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일자리 대체와 교육 분야의 변화, 그리고 AI 산업에서의 빈부격차 심화 등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박옥균 리더스가이드 대표
독자의 길라잡이라는 뜻의 리더스가이드를 운영하며, 이곳에서 책을 만들고, 소개하고, 파는 일을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물리교육과에서 ‘과학’과 ‘교육’을 공부했다. 중학교에서 3년 동안 과학을 가르쳤고, PC 통신 ‘하이텔’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2002년부터 ‘리더스가이드’를 창립해 도서 정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빅데이터 관련 기술을 공부하면서 도서 7만여 종에 대해 빅데이터 작업을 진행했다. 빅데이터 관련 특허 두 건(‘도서 관리 시스템 및 도서 관리 방법’, ‘집단 지능을 이용한 상품 검증 방법’)을 등록했고, 데이터 교육과 관련한 자문과 최신 흐름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이전에 쓴 책으로는 『수학은 스토리다』(2023),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데이터 이야기』(2022)가 있다.
블로그 리더스가이드 / 홈페이지 www.readersguide.co.kr / 서점 알지책방
1990년대에는 PC통신이 시작되던 때이다. 한석규, 전도연 주연의 영화 <접속>에서 보듯이 ‘통신’은 사람들의 만남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컴퓨터만 있으면 세상 모두와 연결될 수 있었다. ‘연결’은 단순히 낯선 두 사람의 만남을 넘어선 큰 의미가 있었다. 그 연결을 통해 정보가 오갈 수 있으며,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람이 하나의 큰 집단이 될 수 있었다. 사회 정의를 희망하던 사람들은 정보를 담은 통신, IT를 통한 민주주의를 꿈꾸었다. IT를 선량한 시민들 중심으로 구축하며 사회 민주화를 꿈꾸었다. 기대처럼 IT는 독재의 자양분을 하나씩 빼앗았다. 정보 통제, 개인에 대한 폭력 등이 고발되고 공유되며 변화의 흐름이 일어났다. 하지만 독초도 함께 자라났다. 시간이 지나며 방법을 학습한 극우들이 다양한 포퓰리즘과 왜곡으로 극성을 부렸다. 음지에서 행해졌던 차별과 폭력은 공공연하게 정당하다며 외치고 있다. IT 시대의 경험은 기술의 진보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AI 시대에 다시 묻게 된다.
요즘 AI라고 하면 보통 대량언어모델에 바탕을 둔 AI다. OPEN AI사에서 만든 chat GPT가 처음 시작했기 때문에 이 언어 AI를 ‘챗GPT’로 부른다. 다른 브랜드가 많이 생겼고, AI가 언어모델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가장 핫한 AI는 챗GPT(이하GPT)이다. 새로운 정부가 만들겠다는 AI 프로젝트도 이 모델을 대상으로 한다. 챗GPT는 오픈하자마자 사용자 100만 명을 5일 만에 모았다. 인스타그램이 2.5개월, 페이스북은 10개월, 넷플릭스는 3.5년이 걸린 것에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이다. 1억 명이 사용하는데 두 달이면 충분했다. 엄청난 가입 속도가 말해주듯 사람들은 ‘쇼킹’해했다. 앨빈 토플러가 IT 혁명을 두고 ‘컬쳐 쇼크’라고 했지만, 문화를 넘어서 모든 분야에 충격을 주었다.
3차 혁명인 IT 혁명 때까지만 해도 산업혁명은 주로 육체노동을 대체하거나 변화시키는 내용이었지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는 ‘정신’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창조의 영역인 작가, 미술가, 음악가의 영역을 넘본다. 지식 집약 전문가인 변호사, 분야별 전문 지식이 필요한 의사까지 위기감을 심어주었다. 더 나아가 언어 능력이 인간 이상으로 뛰어나기 때문에 모든 AI로 가는 입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J.A.R.V.I.S.)처럼 뛰어난 집사 역할을 수행한다. 사람이 할 일을 대신하는 것은 원래의 언어 AI에는 없는 기능이다. 하지만 언어 모델의 특성상 인간과 소통이 가능하고, 음식점 접수 AI나 항공 티켓 AI 등의 에이전트 AI과 협업하면 가능한 일이다.

높이 솟은 나무는 그늘도 길게 드리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석학 유발 하라리는, 인간과 같은 유기체와 다른 AI 속도가 불안을 넘어 파괴적 위험을 가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마디로 사람에게는 ‘미친’ 속도감이라는 뜻이다. AI가 가져올 미래를 이야기하는 책으로 『GPT 제너레이션 : 챗GPT가 바꿀 우리 인류의 미래』 (이시한 지음/북모먼트)가 있다. GPT가 사회와 라이프스타일에 미칠 영향을 소개하며 긍정적인 면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부분도 함께 다루며 개인에게는 유효한 활용을 사회에게는 가능한 통제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위험한 분야 중 제일 먼저 떠오르는 분야가 일자리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위에 자율주행택시가 불타올랐다. 중국 우한의 도시 우한의 택시운전사는 자율주행택시 때문에 생존을 걱정한다. 육체노동 뿐만 아니다. GPT 이후에는 웬만한 화이트칼라나 전문직도 AI로 일자리 대체가 가능할 수 있다. 미국의 한 변호사는 자신을 제외한 직원들을 대체해 각각 역할에 맞는 AI 시스템을 갖춘 경우도 있다.
일자리 만큼이나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분야가 교육이다. 이제는 대학에서 과제를 내준다는 것의 의미가 없다. GPT를 이용하면 내용을 전혀 몰라도 A급 리포트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교수는 해당 주제에 관해서 학생이 말하는 영상을 제출하는 과제를 내준다고 한다. 직업에서만 AI가 위협하는 게 아니다. 인간 자체도 대체될 수 있다. 이미 튜링테스트(사람과 기계를 구별할 수 있는 시험)를 통과한 GPT가 디지털 공간에서나 인간의 모양을 갖춘 로봇 등의 외형을 갖춘다면 사람의 존재 자체도 위협할 수 있다. 그래서 GPT의 창지자 샘 올트먼은 인간임을 증명하는 ID(인식표)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
먼 미래 이전에 현재 진행되는 AI는 산업과 개인의 경제력을 좌우하고 있다. 웬만한 국가 예산 정도를 쓸 수 있는 거대 대기업이 아니면 AI 사업의 일류 대열에 합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에서 중요 과제로 국가적 차원의 AI를 들고나온 이유가 국가 플랫폼의 지원이 없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듯싶다. 경쟁에 합류한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결국 세계는 AI 산업을 주도하는 몇 개의 기업만이 살아남아 세계를 몇개의 독과점 기업이 지배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을 제외한 사업들은 이류 혹은 그 이하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개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새로 등장하는 AI들은 대부분 유료이다. 그 AI들은 개인의 호기심을 메꿀 수단이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생산수단이기도 하다. 그 수단을 살 수 있는 사람은 높은 효율성으로 큰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 AI는 빈부격차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라면, AI가 만드는 유토피아 세상에 대다수 사람은 이등 시민으로 굴욕적으로 살아갈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미래학자는 AI를 ‘잠깐 멈추’고 방침을 정하고 다음 걸음을 걷자고 말한다. 하지만 폭주 기관차의 브레이크는 작동하지 않을 것 같다. 현 정부에서 국가 AI 플랫폼을 진행하며, 윤리 등도 함께 다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만든 저작물의 임의적 도용, 엄청난 전기 에너지 소모, 편향된 의견 확장, 거대 자본의 독과점 등 ‘AI 산업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는 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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