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특별기고] 노종욱 경남연합일보 편집국장 | 더 늦기 전에, '탄소상쇄숲'의 확장을 위해

2025-10-13 노종욱

ree








노종욱 경남연합일보 편집국장 (http://www.gnynews.co.kr)



“우찌 이런 일이!”

지리산을 품은 산청군에 무심한 하늘은 3월의 대형산불에 이어 물 폭탄을 쏟아 부었다. 7월의 물난리로 마을 하나는 아예 송두리째 사라졌고, 사망자에 실종자까지 조용하던 산촌은 생지옥을 경험했다. 그동안 자연은 우리에게 그동안 꾸준히 경고해 왔다. 지구촌 전체가 이상 기온으로 점점 이상해지더니, 폭염과 가뭄과 홍수와 태풍으로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교만했으며, 자연의 질타와 호소와 경고를 모두 외면했다. 결국 인간의 이러한 일련의 모습이 재난이 되고 이런 불행한 사태를 가져온 거 아니겠는가.


무분별한 개발을 위한 산림 훼손은 산사태의 도화선이 됐고, 재앙이 되었다. 자연 보전에 대한 무감각이 이 모든 화를 자초한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자연이 전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자연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잘 알아야 한다. 벌써 늦은 듯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자연과 공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ree

바라보던 것에서 거래 가능한 미래 자산으로


사방을 둘러봐도 나무와 숲만 있는 작은 지방에서 ‘탄소중립’을 외쳐야 할 때가 왔다. 산림을 활용한 탄소 상쇄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산림탄소상쇄제도는 단순한 나무 심기가 아니다. 나무의 탄소 흡수량을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만들어 새로운 산림 경제로 만들어내는 과정이며, 이 과정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 재앙을 막는 길이고, 지리산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이다.


산림은 기후변화에 맞서는 중요한 자산이다. 탄소 흡수원으로서 산림을 주목해야 한다.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규제하기로 했고 기업들은 할당된 배출량 이상으로 탄소를 배출하면 초과분에 대해서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반대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거나 탄소를 흡수하는 조림사업 등을 통해 발생한 여유분의 탄소배출권은 다른 기업에 판매할 수 있다. 산림의 탄소 상쇄 능력이 지금 우리에게 귀한 자산인 것이다. 산촌 주민과 기업이 손잡고, 지방정부가 상호 협력하면 우리 모두가 살고, 지구도 살릴 수 있다.


바라보던 산이, 이제 기후위기를 막아내고 주민과 지역을 살리는 자산으로 돌아오고 있어. 사진 노종욱
바라보던 산이, 이제 기후위기를 막아내고 주민과 지역을 살리는 자산으로 돌아오고 있어. 사진 노종욱

소수지만 국내 기업들이 하나 둘 ‘탄소상쇄숲’ 조성에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은 올해로 12번째 ‘태양의 숲’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대형산불 피해지인 울진에 조성했다. 특히 이번에는 산불에 강하고 기후변화 적응력이 높은 쉬나무, 피나무, 오동나무 등을 심었다고 들었다. 이 나무들이 성장하면 연간 약 90톤 이상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태양의 숲’ 캠페인을 2011년부터 시작했고 현재 축구장 210개에 달하는 규모이고 심은 나무는 약 55만 그루 정도라고 한다. 더 많은 기업들이 ‘탄소상쇄숲’ 조성에 나서길 바란다.


태양의 숲 조성을 위해 식재 중인 관계자와 아이들의 모습. 사진 한화그룹
태양의 숲 조성을 위해 식재 중인 관계자와 아이들의 모습. 사진 한화그룹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꾸준히 ‘탄소상쇄숲’ 조성을 해오고 있다. 2022년 창녕군, 2023년 밀양시, 2024년 김해시, 2025년 올해는 경남 하동군에 ‘탄소상쇄숲’을 조성했다. 주민들이 같이 동참하고 지방정부도 적극적이다. 


하동군 자원봉사센터가 LH와 함께하는 희망 나무 심기 행사. 사진 하동군청
하동군 자원봉사센터가 LH와 함께하는 희망 나무 심기 행사. 사진 하동군청

우리나라는 2013년 ‘산림탄소상쇄제’를 처음 시작했다. 이 제도는 ‘탄소흡수원 유지 및 증진에 관한 법률(제23조)’ 시행규칙에 의해 기업, 산주, 지방자치단체가 자발적으로 탄소 흡수원 유지 및 증진 활동을 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탄소 흡수량에 대해서 국가가 인증을 해 주는 제도다. 산을 지키고 숲을 가꾸어온 산주들에게 그동안 산림은 사실 큰 경제적 가치가 없었다. 하지만 기후위기 시대에 ‘산림’의 탄소 흡수 능력이 재평가되면서 산림이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조금씩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제도 시행 이후 2015년, 강원도 인제의 한 산주가 ‘거래형 산림탄소상쇄사업’에 등록을 했는데 아마도 최초일 것이다. 연간 143t의 산림 탄소 흡수량을 인증받았는데 등록된 사업 계획에 따라 산림을 경영할 경우, 전체 사업 기간(35년) 동안 4995t의 이산화탄소(tCO2)를 빨아들일 것으로 평가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운영하는 K-VER제도의 톤당 거래 값을 적용하면 연평균 수백 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지방의 고령화된 산주분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인증을 받고 나서도 산림탄소상쇄운영표준에 맞춰 산림 탄소 흡수량을 5년 마다 산림탄소센터에 보고해야 하고 전문기관 검증과 인증을 거쳐야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다. 그래도 얼마나 획기적인 일인가. 보기만 하던 산과 나무가 그 자체로 돈이 되는 세상이다.


그런데 이 중요한 산림이 대형산불에, 폭우에 송두리째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숲이 만들어지는 데 수십 년 수백 년이 걸리는데 단 며칠만에 숲이 사라지고 숲에 기대 살던 주민들은 삶터를 잃었다. 숲이 다시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인가. 우리는 그 회복의 과정에서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국가와 지방정부는 남은 숲에 대해서 주민들에게 '산림'의 가치를 알려나가야 한다. 탄소중립에 대해 알려나가야 한다. 산림의 가치를 주민들이 인식해야만 숲이 지켜진다. 그래야만 국가가 국제사회에 책임져야 할 탄소중립목표도 책임질 수 있고, 기업도 살 수 있고 주민도 살 수 있다.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지구를 위해 ‘산림’에 기대 살던 주민들이 기여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 세상이다. 



참고 링크






댓글 1개

별점 5점 중 0점을 주었습니다.
등록된 평점 없음

평점 추가
trokim
10월 23일

탄소상쇄숲..산림탄소상쇄제도 가 좀더 널리 홍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아요

ㅇㅇㅇ

회원님을 위한 AI 추천 기사

loading.jpg

AI가 추천 기사를
선별중입니다...

loading.jpg

AI가 추천 기사를
선별중입니다...

loading.jpg

AI가 추천 기사를
선별중입니다...

유저별 AI 맞춤 기사 추천 서비스

로그인한 유저분들께만
​제공되는 기능입니다.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이 기사를 읽은 회원

​로그인한 유저들에게만 제공되는 기능입니다. 로그인 후에 이용 가능합니다.

이 기사를 읽은 회원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유저 찾는중..

​로그인한 유저분들께만 제공되는 기능입니다

유저별 AI 맞춤
기사 추천 서비스

로그인한 유저분들께만
제공되는 기능입니다.

​ㅇㅇㅇ

회원님을 위한 AI 추천 기사

loading.jpg

AI가 기사를 선별하는 중입니다...

loading.jpg

AI가 기사를 선별하는 중입니다...

loading.jpg

AI가 기사를 선별하는 중입니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