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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과제 ②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공동 정책 지표 설정

  • 12시간 전
  • 3분 분량

탄소중립 공약은 방향보다 지표가 먼저다. 재생에너지 확대, 대중교통 전환, 건물 에너지 절감이라는 말만으로는 실제 감축 성과를 확인할 수 없다. 지역별 배출 구조가 다른 만큼 모든 지자체가 함께 관리할 공동지표와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지표가 함께 필요하다. 유권자는 후보자의 공약이 무엇을 측정하고, 어떤 수치를 공개하며, 예산과 감축 효과를 어떻게 연결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측정할 수 없는 공약은 점검할 수 없고, 점검할 수 없는 공약은 책임을 물을 수 없다.


2026-05-08 김사름 기자

2026년 3월 9일 '기후정치바람'은 <2026 지방선거, 유권자의 선택>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기후 의식과 정책 선호를 살펴본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전국 17개 시도 유권자 1만7865명 중 절반 이상인 53.5%의 유권자가 "기후공약이 마음에 들면 평소 정치적 견해가 다른 후보나 정당에게도 투표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지방선거 민선 9기 임기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로, 재생에너지 확대와 산업·교통 구조 전환 등 탄소중립 정책 실행이 본격화하는 시기다. 또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중간 단계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 지방정부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라는 의미다.


출처 기후정치바람
출처 기후정치바람


탄소중립 공약, ‘좋은 방향’이 아니라 ‘측정 가능한 지표’로 제시되어야 한다


탄소중립 공약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방향이 아니라 지표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 “대중교통을 늘리겠다”, “건물 에너지를 줄이겠다”는 것은 감축 성과를 확인할 수 없다. 유권자가 성과를 확인하고 이후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제시되어야 한다. 감축 기여도와 목표 부합성을 토대로 중앙정부와 공동으로 관리할 핵심 정책 지표를 지방정부와 설정해야 한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지표도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지역별 배출 구조가 다르면 감축 방식도 다르다


지역별 배출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산업단지가 많은 지역, 대중교통 수요가 큰 대도시, 농축산 비중이 높은 농촌, 산림과 흡수원이 중요한 지역은 모두 감축 방식이 다르다. 그렇다고 모든 지자체가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성과를 제시하면 국가 목표 수치와 연계하기 어렵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공동지표와 지역 특화지표다.


공동지표는 모든 지자체가 공통으로 관리해야 할 기준이다. 예를 들어 건물 부문에서는 공공건물 에너지 사용량, 노후건물 효율 개선 실적, 건물 부문 감축량 등이다. 수송 부문에서는 대중교통 분담률, 전기버스·전기택시 전환율, 승용차 통행량 변화 등이 해당 된다.


폐기물 부문에서는 생활폐기물 발생량, 재활용률, 소각·매립 감축량이 공통 지표가 될 수 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공공부지 태양광 설치량, 지역 전력소비 절감률을 볼 수 있다. 흡수원 부문에서는 도시숲 조성면적, 산림·습지 복원, 녹지 확충 효과를 관리할 수 있다.


같은 탄소중립이라도 지역마다 측정해야 할 항목이 다르다


지역특화지표는 지역 조건을 반영하는 지표다. 산업도시는 산업단지 에너지 효율,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 기업 감축 협약을 지표로 삼을 수 있다. 대도시는 건물 에너지, 대중교통, 배달·물류 수송, 주차 수요 관리가 중요하다. 농촌지역은 농축산 배출, 산림 흡수원, 영농형 태양광, 마을 단위 에너지 전환을 봐야 한다. 해안지역은 항만, 어업, 해양 폐기물, 블루카본과 연결된 지표를 둘 수 있다.


같은 탄소중립이라도 지역마다 측정해야 할 항목이 다르다. 후보자의 공약은 이 두 지표를 함께 담아야 한다. 국가 공통지표로 무엇을 관리하고, 지역 특화지표로 무엇을 추가할 것인가를 제시해야 한다. 공통지표가 없으면 국가 목표와 연결되지 않고, 특화지표가 없으면 지역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예산과 점검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예산과 점검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감축 지표가 없으면 예산이 실제 감축에 쓰였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예산은 집행됐지만 배출은 줄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사업 규모는 작아도 감축 효과가 큰 사업이 있을 수 있다.


후보자는 사업명만 나열할 것이 아니라, 사업별로 어떤 지표가 개선되는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공건물 에너지효율 개선”이라는 공약이 있다면 단순히 몇 개 건물을 고치겠다는 수준이 아니라 대상 건물 수, 에너지 사용량 절감률, 예상 감축량, 투입 예산, 연도별 추진 계획이 함께 있어야 한다.


“전기버스 확대” 공약도 마찬가지다. 몇 대를 바꿀 것인지, 전체 버스 중 전기버스 비율이 얼마가 되는지, 연료 전환으로 감축되는 배출량은 얼마인지 제시돼야 한다.


공동 정책 지표가 없으면 지방정부 탄소중립은 비교도 어렵고 책임도 흐려져


2024년 제출된 시·도 기본계획에는 감축 목표와 사업이 담겨 있다. 그러나 유권자가 확인해야 할 것은 그 계획이 실제로 측정 가능한 구조인지다. 부문별 감축량이 있는가. 연도별 목표가 있는가. 사업별 담당부서와 예산이 있는가. 이행률을 매년 공개할 수 있는가. 결과보고서가 시민에게 설명 가능한 형식으로 정리되는가.


공동 정책 지표가 없으면 지방정부 탄소중립은 비교도 어렵고 책임도 흐려진다. 어느 지역은 사업 수를 성과로 말하고, 어느 지역은 예산 집행률을 성과로 말하고, 어느 지역은 선언과 조례 제정을 성과로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탄소중립의 최종 기준은 온실가스 감축이다. 제도와 예산, 사업은 모두 감축으로 연결돼야 한다.


측정할 수 없는 공약은 점검할 수 없고, 점검할 수 없는 공약은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제시해야 할 것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지표다. 건물, 수송, 폐기물, 에너지, 흡수원별로 무엇을 측정할 것인지, 매년 어떤 수치를 공개할 것인지, 국가 목표와 지역 목표를 어떤 지표로 연결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유권자는 후보자가 지역 탄소중립 공약의 핵심지표를 제시했는가. 국가 NDC와 연결되는 공동지표가 있는가.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지표가 있는가. 예산과 지표가 연결돼 있는가. 매년 결과보고서에서 이 지표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탄소중립은 측정할 수 있어야 실행할 수 있다. 측정할 수 없는 공약은 점검할 수 없고, 점검할 수 없는 공약은 책임을 물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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