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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활동가, 청년 김우성의 기후숲 | 김우성

 

생태학자 아빠의 육아 에세이, 아이를 키우는, 한국의 젊은 스콧과 헬렌 니어링


김우성은 40살 청년 생태활동가이다.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에서 산림환경학(학사), 조림복원생태학(석사),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에서 생물지리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동갑내기 생태학자 한새롬 박사와 결혼해 아홉 살 딸 산들이와 울산에서 지역 활동가로 살았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수련생을 거쳐, 울산광역시 환경교육센터 팀장,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을 맡아 활동했다. 현재는 자연과공생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이 책은 기후가 숲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던 생태학자였고, 지역 도시에 내려와 숲과 마을을 살리기 위해 일했던, 한 생태활동가의 자전적 에세이이자, 늘 숲 가까이로 가려한 그의 가족 이야기이다. 그는 한 가족의 주부로 식탁을 책임졌고, 이타주의자인 아내의 삶이 지속하기를 꿈꿨다. 그리고 누구보다 아이가 자라는 데 숲이, 마을이 필요함을 실행해 보였다. 숲 활동가로서 다친 나무에 마음이 다쳤고,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잘라 버려진 나무의 몸을 좀 더 길게 우리 곁에 머물게 하는 방법을 찾아 시도했다. 그의 글은 숲을 닮았다. 그의 사진도 숲을 닮았다.


한국형 숲활동가의 탄생 과정을 읽는다


이 책은 기후가 숲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던 생태학자였고, 지역 도시에 내려와 숲과 마을을 살리기 위해 일했던, 한 생태활동가의 자전적 에세이이자, 늘 숲 가까이로 가려한 그의 가족 이야기이다. 그는 한 가족의 주부로 식탁을 책임졌고, 이타주의자인 아내의 삶이 지속하기를 꿈꿨다. 그리고 누구보다 아이가 자라는 데 숲이, 그리고 마을이 필요함을 실행해 보였다. 숲 활동가로서 다친 나무에 마음이 다쳤고,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잘라 버려진 나무의 몸을 좀 더 길게 우리 곁에 머물게 하는 방법을 찾아 시도했다. 숲의 생태를 알고 사랑했던 그의 글은 숲을 동경한다. 숲 가까이에서 살며 누렸던 기쁨과 비껴가지 않고 봤던 숲의 괴로움을 책에 고스란히 기록했다. 이렇게 한국에서 숲활동가로 산다는 것을 사진과 글로 책에 밝혀 놓았다. 또 저출산, 일자리, 양극화, 기후 변화 등 우리 사회가 부딪힌 과제의 답을 숲에서 발견한다.


우리의 생태자리(니체)는 어디일까 - 지방 도시로 내려가다


이 책의 저자인, 아홉 살 산들이의 아빠 김우성은 생태학자였다. 전국의 산꼭대기에 살아남은 ‘분비나무’의 생태를 추적했고, 말레이시아 열대림과 러시아 한대림, 북극에서 기후 변화가 숲과 토양의 미생물에 준 영향을 조사한, 기후와 숲 연구자였다. 아내 한새롬 박사 역시 생태학자로 열대림에서 탄소의 이동과 기후 변화가 식물에 주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 생태학자 부부가 아이를 낳았다. 부부는 아이 ‘산들이’가 숲 가까이에서 자라기를 바랐고, 인구 밀도가 낮은 소도시로 내려가 숲의 문제를 마주하고 싶었다. 부부는 학자로서 삶을 멈추고, 자신들의 ‘니체(niche)’를 찾아 울산으로 내려간다. 니체는 생물이 먹이사슬에서 차지하는 위치, 온도, 빛, 수분 등으로, 생물이 있어야 하는 ‘생태자리’를 뜻한다. 산들이네 가족은 숲, 강, 바다가 있는 지방 도시 울산에서 생태자리를 잡았다.



아이가 자라려면 숲이 필요하다 - 생태학자 부부의 육아법


육아는 엄마가, 주방은 아빠가 맡았다. 산들이는 미식가다. 아빠 주부가 식재료를 하나씩 넣고 빼면서 아이의 알레르기 반응을 확인하며 이유식을 조리했기 때문이다. 아내의 비건 레시피를 마련하고, 손님용 메밀 막국수도 준비한다. 오일장이 열리는 전통 시장까지 걸어가서 지역 채소들을 구입해 음식을 만든다. 가난한 주방에서 바쁜 아빠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생태 주부가 되어갔다.


엄마처럼 산들이도 나무에 오르기를 좋아한다. 산들이는 낙엽에 폭 싸여서, 비 내리는 웅덩이에서, 민들레 씨앗을 불며, 마음에 드는 꽃과 풀를 컵에 담으며, 나뭇가지와 돌과 흙으로 집을 지으며 놀았다. 논에 가서 볏짚에 누었고, 백합나무 이파리로 인형을 만들고, 토끼풀로 반지를 선물했다. 시시콜콜 풀밭에서 행복했다. 아이는 엄마, 아빠의 취향과 습관, 장내 미생물까지 물려받으며 숲 가까이에서 자랐다.


큰 나무 아래 마을에서 아이가 자란다 - 마을과 숲을 연결하기


부부는 아이가 큰 나무가 있는 마을에서 자라기를 바랬다. 부부는 울주군의 소호분교에 있는 500년이 넘은 아름드리 느티나무에 반했다. 아빠는 환경교육센터에서, 엄마는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일하면서, 수시로 산골 소호마을을 찾았다. 산골 폐교를 마을 학교로 키운 전직 교사, 산촌 유학과 휴양 등 산림 자원을 활용한 창업을 지원하는 그루매니저 할배, 나무 공방의 목수 삼촌, 귀촌한 청년 여성들의 멘토인 시골 언니들과 어울렸고, 산촌과 도시를 연결했다. 가지치기 당한 도시 학교 운동장의 플라타너스, 놀이터의 메타세쿼이아 옆에서 마음이 다쳤지만, 전문가와 마을 사람들, 어린이들은 솎아베기한 나무로 미끄럼틀, 정글짐, 악기를 만들었다. 소호마을의 나무 공방에서 나무 반지, 나무 화분, 나무 조명, 목조 카누가 만들어졌고, 나무는 낭만이 되었다. 이렇게 나무와 숲이 마을 사람들 삶의 울타리가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아이 마음의 울타리가 되어 주었다. 아이는 자연에서 온 탄소를 예쁘게 쓰고 천천히 돌려주는 방법을 알아가며 성장했다.



숲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다 - 한국형 숲활동가의 삶


아빠는 아이 친구들의 간식을 챙기면서도, 이타주의자 아내와 함께 숲활동가로서 바빠졌다.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을 맡아서 공원 조성, 가로수와 해안 숲의 문제를 연구자들과 지역 시민사회와 함께 고민했고, 산불로 망가진 숲의 복원을 위해 기업과 지자체의 문을 두드렸고, 숲과 사람이 공생할 테이블을 만들어갔다. 또 청년들의 숲 일자리를 마련하고, 제로웨이스트숍의 운영을 돕고, 숲 공연 등 숲에서 소득을 늘릴 방안들을 실행했다. 지자체의 정책과 입법, 기업의 지원, 시민사회의 동의와 참여를 이끌어 가며 숲활동가로 성장해 갔다.



기후 변화와 사회 갈등 - 기후숲에서 답을 찾다


숲은 수많은 생물체들의 갈등으로 복잡하다. 이런 생태계의 갈등을 연구해 온 생태학자에게 사회문제들이 빚는 대립과 갈등은 낯설지 않다. 우선, 기후 변화로 인한 철새의 텃새화, 소나무의 소멸 등 한반도 생물종의 변화에 대비로 백년숲, 기후숲을 들고 있다. 이런 숲을 가꾸는 데 일자리가 필요하며, 숲 가까이로 향했던 저자의 선택과 삶이 청년들의 결혼, 출산, 육아에 힘이 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저자 스스로 지구에 초록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표현하듯, 한반도 북쪽에 나무를 심어, 남쪽의 숲이 중국과 러시아로 연결되기를 꿈꾼다.



저자는 ‘자연을 많이 사랑하면 숲활동가로 버티기 힘들다’고 말한다. 가로수의 고통, 도시숲의 문제, 서식지 파괴, 산불, 방사능 오염, 기후 변화 등 암울한 현실을 차가운 머리로 보기 위해 미지근한 마음 유지하며, 분노에 길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더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 문제를 더 깊게 파고드는 사람, 경이로움에 감각을 가진 사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위해 저자 스스로 ‘도구’로서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서 역할을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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