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부 시대 ⑥ㅣ해양 공유부 배당을 통해 지구의 미래를 다시 설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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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3 금민, 유승경
"코펜하겐 인근의 미델그룬덴(Middelgrunden) 해상 풍력 단지는 그 상징적인 사례로, 전체 지분의 50%를 약 8500명의 시민이 참여한 협동조합이 보유하고, 나머지 50%는 당시 코펜하겐시 소유 전력회사가 보유하는 구조를 취했다. 주민들은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라 투자자이자 수익의 수혜자가 되었고, 이는 입지 갈등(NIMBY)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해상 풍력에 대한 사회적 정당성을 크게 강화했다."

금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소장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괴팅엔 게오르그아우구스트대학교 법학 박사과정 수료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BIKN) 운영위원장, 인터넷신문 프로메테우스 주필, 사회비판아카데미 이사장를 역임했고, 현재는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의 소장이다. 최근 디지털 자본주의, 에너지 전환, 기본소득, 공유부 기금 등이 관심사이며, 인공지능의 정치경제학으로부터 기본소득의의 의의를 끌어내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 Financing Basic Income-An Exploratory Study of the Korean Case(공저, 2022), 『모두의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다』(공저, 2021), 『기본소득이 있는 복지국가: 리얼리스트들의 기본소득 로드맵』(공저, 2021), 『이럿타로 경제에 눈뜨다: 쉽게 읽는 플랫폼 자본주의와 기본소득』(공저, 2020),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2020), 『진짜 민주주의』(2012), 『사회적 공화주의』(2007) 등이 있다.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 대안을 묻다 [유튜브]

유승경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선임연구위원
유승경은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의 수석연구위원으로서 화폐 및 금융 관련 연구자이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일리노이 주립대 경제학 석사,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LG경제연구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서 근무하고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의 원장을 역임했다. 저서는 『MMT 논쟁』(2021), 번역한 책으로는 『주권화폐–준비금 은행제도를 넘어서』(2023), 『기본소득과 주권화폐–경제 위기와 긴축 정책의 대안』(2021), 『경제 위기는 반드시 온다–금융 위기 200년사를 통한 경제 위기 예측과 대처법』(2020), 『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2020), 『우주의 거장들–하이에크, 프리드먼 그리고 신자유주의 정치의 탄생』(2019), 『세계화의 종말–위기의 자본주의와 포스트-신자유주의 경제질서 전망』(2012_)이 있다. 연구보고서는 『탄소세 도입 정책동향과 경기도 시사점』(책임연구)이 있다.
해양 공유부라는 문제 설정
'하늘과 대기가 누구의 것인가'라는 질문은 필연적으로 바다로 이어진다. 대기와 기후를 떠받치는 가장 중요한 기반은 해양이며, 해양은 인류 전체가 공동으로 이용하고 보전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전형적인 공유부(Commons)다.
해양은 단순한 자원의 저장소가 아니라, 지구 기후 시스템의 핵심 구성 요소이자 생태계 전체를 지탱하는 물리적·생태적 기반(infrastructure of life)이다. 해류, 수온, 염분, 해양 생태계는 대기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지구의 에너지 균형을 유지해 왔다. 이러한 의미에서 해양은 인류 문명의 외생적 조건이 아니라, 경제 활동과 사회 재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전제에 가깝다.
그러나 이 토대는 지금 전례 없는 압력 아래 놓여 있다. 과거에는 남획과 국지적 오염이 해양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이었다면, 이제는 인간의 경제활동이 초래한 기후변화 그 자체가 해양의 물리적·화학적 조건을 변화시키고 있다. 해양은 더 이상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지대로 기능하지 않으며, 기후위기의 충격이 직접적으로 축적되고 증폭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이 변화는 해양을 단순한 환경 관리의 대상으로 다루는 접근을 넘어, 기후 전환의 성패가 걸린 핵심 시스템으로 사유할 것을 요구한다.
탄소 흡수원으로서의 해양과 붕괴의 징후
해양은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CO₂)의 약 25~30%를 흡수해 온 지구 최대의 탄소 흡수원(carbon sink)이다. 이 기능은 세 가지 메커니즘을 통해 작동해 왔다. 첫째, 이산화탄소가 해수에 직접 용해되는 물리적 흡수, 둘째, 식물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고 사멸 후 심해로 침강하며 장기 저장을 가능하게 하는 생물학적 펌프, 셋째, 산호와 패각 생물이 탄산칼슘 구조를 형성하며 탄소를 고정하는 탄산염 펌프이다. 이 복합적 메커니즘 덕분에 산업화 이후 급증한 온실가스 배출에도 불구하고 지구 평균기온 상승은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해수 온도 상승은 이 균형을 빠르게 무너뜨리고 있다. 따뜻해진 바닷물은 이산화탄소 용해도를 감소시키고, 해수의 층화(stratification)를 심화시켜 표층에서 흡수된 탄소가 심해로 이동해 장기 저장되는 과정을 방해한다. 해양 산성화는 플랑크톤과 산호, 패각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며 생물학적·탄산염 펌프의 효율을 약화시킨다. 더 나아가 연안 습지, 염습지, 맹그로브 숲과 같은 블루카본 생태계(Blue Carbon Ecosystems)의 파괴는 해양이 담당해 온 자연적 탄소 저장 능력을 직접적으로 감소시킨다. 이로써 기후변화는 해양에 외생적으로 작용하는 환경 위험이 아니라, 해양 시스템 내부의 기능을 잠식하는 물리적 리스크(Physical Risk)로 전환되고 있다.
이 변화는 해양 생물다양성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온 상승으로 어종의 분포가 급격히 이동하면서 기존의 어업 질서는 붕괴되고, 해양 생물의 상당 부분이 의존하는 산호초는 대규모 백화(coral bleaching)를 겪고 있다. 해양의 산소 농도 저하로 저산소 해역이 확대되면서 연안 생태계의 안정성과 어업 생산성은 동시에 약화되고 있다. 이제 문제는 해양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해양이라는 시스템 자체의 붕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있다.
해상 풍력과 해양 공유부의 재편
해양 생태계의 붕괴를 늦추기 위해서는 남획 규제나 해양보호구역 확대와 같은 사후적 관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해양이 더 이상 탄소 흡수 능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에너지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해양 문제는 필연적으로 에너지 문제로 수렴한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환 없이는 해양 생태계의 안정성도 지속될 수 없다.
해상 풍력은 이러한 전환의 핵심 수단 가운데 하나다. 해상 풍력은 장기적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감축하고, 그 결과 해양 생태계에 가해지는 기후 압력을 완화한다. 이는 단순한 발전 설비의 도입이 아니라, 에너지 시스템과 해양 공간의 기능을 동시에 전환하는 구조적 전환이다. 특히 해상 풍력은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도전(Grand Challenge)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가 주도적으로 시장을 형성해야 하는 대표적인 임무지향적 산업정책(Mission-Oriented Industrial Policy)의 대상에 해당한다.
물론 해상 풍력이 해양 생물에 미치는 단기적·국지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해양 포유류에 대한 수중 소음, 해저 케이블 설치 과정에서의 저서생물 교란, 전자기장이 일부 어종의 방향 감각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쟁점은 해상 풍력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논거라기보다는, 입지 선정과 설계, 운영 단계에서 중대 피해 방지 원칙(DNSH: Do No Significant Harm)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의 문제로 정리될 수 있다.
실제로 해상 풍력 단지 인근 해역은 파괴적 어업이 제한되면서 해양보호구역과 유사한 효과를 보이기도 하고, 기초 구조물이 인공 어초 역할을 하여 새로운 서식지를 제공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핵심은 해상 풍력이 해양 공간을 재편하는 대규모 공간 이용이라는 점을 전제로, 생물다양성과의 조화를 제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다.
덴마크 사례와 해양 공유부 배당의 정치경제학
이제 문제는 해상 풍력을 어떻게 설치할 것인가를 넘어, 그로부터 발생하는 경제적 성과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로 이동한다. 해상 풍력의 수익은 바람이라는 자연력에서 비롯되지만, 그 바람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공유수면(public waters)이라는 공공 공간을 수십 년간 독점적으로 점유해야 한다. 여기서 제기되는 핵심적인 정치경제적 질문은 분명하다. 이러한 발전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고정자산을 투자한 민간 사업자가 전적으로 차지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질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가장 일관된 제도적 해법을 제시해 온 모델이 덴마크다. 덴마크는 해상 풍력을 단순한 민간 발전사업이 아니라, 공공 공간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프로젝트로 인식해 왔다. 1990년대 이후 덴마크는 풍력 산업 초기 육성 과정에서 지역 사회 참여와 공공의 역할을 핵심 요소로 삼았다.
코펜하겐 인근의 미델그룬덴(Middelgrunden) 해상 풍력 단지는 그 상징적인 사례로, 전체 지분의 50%를 약 8500명의 시민이 참여한 협동조합이 보유하고, 나머지 50%는 당시 코펜하겐시 소유 전력회사가 보유하는 구조를 취했다. 주민들은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라 투자자이자 수익의 수혜자가 되었고, 이는 입지 갈등(NIMBY)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해상 풍력에 대한 사회적 정당성을 크게 강화했다.

덴마크 사례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해상 풍력 허가와 입찰 과정에서 공공이 일정한 공공 지분(Public Equity) 또는 이에 준하는 권리를 사전에 확보함으로써, 장기적인 수익이 사회 전체로 환류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소득 재분배를 넘어, 공공이 혁신의 위험을 감수하는 만큼 그 성과 역시 공공의 몫으로 귀속되어야 한다는 정치경제적 원칙에 기반한다.
한국형 해상풍력 모델: 임대료를 넘어 공공 지분과 시민 배당으로
이 원칙은 한국적 맥락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한국의 바다는 사유화가 불가능한 공유수면이며, 해상 풍력은 이 공간 위에서 바람이라는 자연력을 독점적으로 활용하는 대규모 고정자산 투자사업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제도는 점·사용료라는 임대 논리에 머물러 있어,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개발 이익을 공공으로 환류하는 데 구조적 한계를 보인다.
보다 합리적인 접근은 공유수면 점·사용료 방식을 대체하거나 보완하여, 해상 풍력 사업에 일정 비율의 공공 지분을 의무적으로 할양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확보된 지분 수익과 공공 투자 수익을 결합해 관리하고, 이를 시민 배당의 형태로 환류한다면, 해상 풍력은 탄소 감축과 분배를 동시에 달성하는 이중 배당(Double Dividend)의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설계될 때 해상 풍력은 더 이상 갈등의 원천이 아니다. 그것은 기후위기로 위협받는 해양 시스템을 복원하는 동시에, 자연 자원을 기반으로 형성된 새로운 부를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새로운 사회 계약(New Social Contract)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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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누구나 기본소득을 말한다. 그리고 걱정한다.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까? 아마도 우리 사회에서 공유부(Common Wealth)에 대한 관심은 여기서 출발한 듯하다. 하지만 공유부의 역사는 깊고 넓다. 공유부는 공기와 바다, 토지와 광물이라는 자연 자원을 넘어, 일테면 탄소배출권, 인공지능의 바탕이 된 데이터, 화폐와 금융시스템, 행정·사법·의회제도에 이르기까지 사회를 지탱하는 정치, 경제, 문화적 인프라들로 확장한다. 그야말로 인류가 자연으로부터 물려받고, 사회적 협력으로 발전시켜 온 문명의 기반이 바로 공유부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유부는 누구의 것인가? 어떻게 나눠야 하는가? 필자들은 [공유부 시대] 연재를 통해 불평등과 기후위기 시대의 생존 언어로서 ‘공유부'의 철학과 역사를 살펴보고 경제학의 언어로, 사회 정의의 언어로 전진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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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의 과거 기사들 - [기후와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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