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만의 기후테크와 주식ㅣ① 탄소배출권 거래제(ETS), 지속가능한 미래의 핵심 솔루션— ‘에코아이’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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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7 유성만
[편집자주] 기후위기에 대응하거나 적응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새로운 솔루션을 바탕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정부 정책에 맞춰 기업환경을 혁신하려고 노력합니다. 탄소 배출권(ETS), 에너지 저장기술(ESS), RE100, REDD+, 도시 자연화, AI 기술 등 분야에 뛰어든 기업들의 고군분투를, 그리고 투자자들의 반응과 동향, 전망을 주식시장이란 프리즘으로 살펴봅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기업분석 애널리스트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및 동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국민대학교 BIT전문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에서 약 10년 동안 애널리스트로 근무했고,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CSO(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으며, 2021년 4월부터 리딩투자증권에서 기업분석 애널리스트로 재직 중이다. 새로운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맞는 리서치에 중점을 두고, 산업 및 기업을 분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탄소 배출권 시장의 태동과 진화
오늘날 우리는 기후변화라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의 중심에는 탄소배출권 거래제(ETS: Emissions Trading System)가 있습니다. ETS는 기업들이 온실가스의 일정량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인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제도로,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하여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는 효과적인 정책 수단입니다. 국내 전문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를 수행한 후 UNFCCC, Verra, Gold Standard 등 국제 기구 및 사설 인증기관으로부터 배출권을 발급받아 국내외 시장에서 거래하며 수익을 창출합니다.
국내 ETS 연관 기업들이 다수 있지만, 이중에서2021년 국내 최초 탄소배출권 I-KOC 발행 등을 통해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에코아이(대표이사 이수복)를 사례를 통해, 탄소배출권 시장의 태동, 진화, 동향, 전망을 해 보겠습니다.
에코아이는 2005년 설립된 탄소배출권 분야 전문 기업으로,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UNFCCC, Verra, Gold Standard 등 국제기구 및 사설 인증기관으로부터 배출권을 발급받아 국내외 시장에서 거래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 영역은 쿡스토브 보급, PNG 메탄가스 누출 방지, 맹그로브 조림 등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입니다,
초기 탄소배출권 시장은 기후변화 체제 변경에 따른 인증 지연과 배출권 가격 하락 등의 이유로 성장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2024년에는 에코아이의 매출액이 258억 원(YoY -60.2%), 영업이익이 2억 원(YoY -98.9%)에 그치는 등 실적이 크게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 및 둔화 우려에 따른 배출권 수요 감소와 UNFCCC를 통한 배출권 발급 지연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25년을 기점으로 점진적인 업황 회복이 기대되며, 2026년에는 폭발적인 성장세로의 전환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의 배경에는 중요한 국제적 합의가 있습니다.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 29)에서 파리협정 제6.2조(협력적 접근법)와 제6.4조(국제탄소시장)가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습니다. 이는 신 기후 체제에서도 감축 사업으로 UN 인증을 취득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국내외 규제적 시장으로의 판매 재개 기반이 마련되었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제6.4조에는 교토의정서 CDM(청정개발체제)의 PACM(파리협정 제6.4조 시장 메커니즘 )으로의 이전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으며, 올 연말 세부 지침 수립과 함께 임시 인증서(Provisional CER)의 공식 인증서(CER) 전환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 탄소배출권 시장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글로벌 ETS 정책 동향: 유상할당 확대와 국경세 도입
탄소배출권 시장은 각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더욱 견고해지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3~5년씩 계획 기간을 설정하는 배출권거래제 정부 정책이 제4차 계획 기간(2026년~2030년)을 앞두고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12월 정부는 현재 10% 수준인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본 계획을 확정했습니다. 이러한 유상할당 비율 상향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명확한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국내 배출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신정부는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함께 탄소중립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며, 유상할당 확대 및 감축 목표 상향 등 관련 공약들은 제4차 할당계획 수립 과정에서 반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격 상승에 대비하여 에코아이와 같은 선도 기업들은 최근 배출권 매입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현재 약 795만 톤(tCO₂eq)의 탄소배출권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1.7% 증가한 수치로 신규 프로젝트 확대 효과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아울러 현재 UN 승인 대기 중인 물량은 약 2,000만 톤 규모에 달하며, KOC 인증까지는 약 6개월에서 1년의 기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배출권 확보 노력은 2026년 하반기부터 에코아이의 실적 고성장세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유럽에서는 2026년부터 철강, 알루미늄 등 고탄소 제품 수입 시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에 상응하는 인증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EU CBAM)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이 제도 시행에 따라 글로벌 배출권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격에 점진적인 상승 압력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주변국들은 미국의 공격적인 관세 부과에 맞서 보복관세보다 환경세(탄소세) 등을 활용하여 미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관세 전쟁과는 달리 환경세(탄소세)는 상대적으로 정당성과 당위성이 높고, 미국산 제품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며, 국제 공조를 통한 견제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미국(Non-US) 국가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탄소 감축 사업의 확장과 실적 전망
에코아이에서는 올해부터 유럽에너지거래소(EEX)를 통한 유럽탄소배출권(EUA) 사업도 본격화되었습니다. 또한, 폐냉매 회수 사업(베트남), 바이오매스 발전(캄보디아, 베트남), 수력발전 지분 사업 등 신규 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이러한 사업들은 사업 등록 시 최소 10년간 배출권 창출이 가능하며, 감축 사업이 탄소배출권 발급으로 이어지기까지 최소 3.6년의 시간이 소요되어 국가 선점으로 진입장벽을 형성했습니다.
2024년 에코아이의 실적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매출액 258억 원, 영업이익 2억 원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2025년에는 국내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안정적인 매출 확보와 함께, 자발적 시장 내 프리미엄 등급 배출권 중심의 판매가 점진적으로 확대되며 실적 회복의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2025년 매출액 321억 원, 영업이익 30억 원으로 실적 반등을 전망했습니다.
진정한 전환점은 2026년으로 예상됩니다. 제4기 배출권거래제 진입과 함께 탄소감축 프로젝트를 통해 발생하는 연간 약 1,000만 톤 규모의 배출권 판매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현재 시장 단가(톤당 약 8,800원)를 적용할 경우 약 880억 원 수준의 매출이 가능하며, 이는 가격 상승을 반영하지 않은 보수적인 추정입니다. 에코아이는 2027년 매출액 2,000억 원, 영업이익률 40% 수준의 실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제4기 K-ETS(유상할당 확대, 감축 목표 상향)와 EU ETS의 무상할당 축소 등 국내외 제도 변화로 탄소배출권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탄소배출권 시장의 미래: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
현재 국내 배출권 시장은 수요 둔화와 무상할당 지속(잉여 배출권 누적)에 따른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과 2050년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유통 가능한 배출권 물량은 점차 제한될 가능성이 높고, 공급 축소에 따른 가격 반등 여지도 충분합니다. 특히 2026년부터는 국내 자산운용사 및 증권사들을 통해서 ETS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ETF, ETN)이 상장될 계획이라서, ETS 관련 수요는 점진적으로 증가해 나갈 것입니다.
임시 인증서를 반영한 에코아이의 보유 배출권 전체 규모는 지난해 1천만 CO2eq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배출권 거래 활성화에 따른 실적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26년에는 단숨에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도 분명 존재합니다.
에코아이는 국내외 정책 변화의 방향성과 일치하는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중장기 시장 변화에 따른 실질적 수혜가 기대됩니다.
또한, 탄소배출권 시장은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이자,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는 중요한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탄소배출권 시장은 기업들에게는 혁신과 성장의 기회를,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는 더욱 깨끗하고 건강한 지구를 선사할 것입니다.
용어 설명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 지구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안정화시켜 기후 시스템에 위험한 영향을 미치는 인간 활동을 제한하기 위해 체결된 국제 협약입니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 환경 개발 회의(UNCED)에서 채택되었으며,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목표로 합니다.
Verra 2005년 설립된 비영리 기관으로 자발적 탄소 시장에서 탄소 크레딧(배출권)을 발행하고 관리합니다. 온실가스 감축 프로그램인 VCS(Verified Carbon Standard)를 운영하며,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인증하고 있다.
Gold Standard 탄소 상쇄 및 지속가능한 개발 프로젝트를 평가하고 인증하는 국제적 표준이다. 탄소 배출 감소와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기여하는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높은 품질과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다.
YoY 전년 동기 대비의 의미로 ‘Year on Year’의 약자이다.
KOC 인증 ‘Korea Offset Credit’의 약자로서 ‘K-ETS(대한민국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국내 감축사업 기반 탄소배출권’이다. 국제적으로 UNFCCC 산하의 ‘CDM(청정개발체제)에서 발급하는 ‘CER(Certified Emission Reduction)’과 비슷한 개념의 국내제도이다.
교토의정서 CDM의 PACM으로의 이전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이루어지는 감축 프로젝트에 투자하거나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온실가스를 줄이고 동시에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고자 한 메커니즘이다. PACM(Paris Agreement Crediting Mechanism)은 파리협정 크레딧 메커니즘을 의미하며, 새로운 국제 탄소 크레딧 메커니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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