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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기본법 이전과 이후, 지방정부의 법정 책임 |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 제도, 기후 행정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

  • 8시간 전
  • 5분 분량

성인지 예산이 예산을 성평등의 기준으로 다시 보는 제도라면,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은 예산을 기후위기 대응의 기준으로 다시 보는 제도다. 어떤 예산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지, 어떤 예산이 배출을 늘리는지, 어떤 예산이 중립적인지를 따져보자는 것이다. 예산을 단순한 돈의 배분이 아니라 기후 정책의 실행 수단으로 보는 방식이다.

탄소중립기본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과 기금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재정 운용에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를 작성하는 반면, 지방정부는 아직 지방재정법 등 관련 법률 정비가 충분하지 않아 지역별 차이가 크다. 탄소중립 기본계획이 목표를 말하고 결과보고서가 이행을 말한다면,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는 그 목표와 이행이 실제 돈의 흐름으로 연결됐는지를 보여 주는 기후 행정의 핵심 지표다.


2026-05-22 김사름 기자

[편집자 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정부 탄소중립 선언 이후 5년 동안의 흐름을 4주에 걸쳐 정리한다.  ① 2026.5.08 ‘탄소중립을 위한 지방정부의 핵심과제 ② 2026.5.15 ‘탄소중립을 위한 지역주민 거버넌스 구축 전략' ③ 2026.5.22 ‘탄소중립기본법 이전과 이후의 지방정부 책임과 의무’ ④ 2026.5.29 ‘17개 시·도별 탄소중립 성적표’ 등이다.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기후공약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후보자들이 지방정부의 법정 책임을 어떻게 공약으로 구체화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대구 지역 시민단체가 지방정부에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는 지방정부 예산이 감축에 기여하는지, 배출을 늘리는지 확인하는 기후 재정 장치다. 탄소중립 기본계획이 목표를 말한다면, 예산서는 그 목표가 실제 돈의 흐름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 준다. 사진_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
대구 지역 시민단체가 지방정부에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는 지방정부 예산이 감축에 기여하는지, 배출을 늘리는지 확인하는 기후 재정 장치다. 탄소중립 기본계획이 목표를 말한다면, 예산서는 그 목표가 실제 돈의 흐름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 준다. 사진_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

‘인지 예산’은 예산에 특정 기준을 적용해 다시 보는 방식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도'는 “정부가 편성·집행하는 예산이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하거나 반대로 얼마나 증가시키는지를 사전에 분석·표시하도록 한 제도”다. 지방정부가 쓰는 예산이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되는지, 오히려 배출을 늘리는지, 아니면 영향이 거의 없는지를 기준으로 보자는 것이다.


여기서 ‘인지’는 예산을 편성할 때 특정 기준을 의식하고, 그 영향을 분석한다는 뜻이다. '성인지 예산'이 성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보듯이,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은 예산이 온실가스 감축에 미치는 영향을 본다. 예산을 단순한 돈의 배분이 아니라 기후 정책의 수단으로 보는 방식이다. 지방정부의 각 세부 사업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기여하는지, 저해하는지, 중립적인지를 분류하고 그 효과를 정성·정량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러스트=AI 생성(ChatGPT 활용), 플래닛03 2026
일러스트=AI 생성(ChatGPT 활용), 플래닛03 2026

지방정부도 대상에 포함, 지방재정법 등 관련 법률 정비가 충분하지 않아


법적 근거는 탄소중립기본법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24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계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예산과 기금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운용에 반영하는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도를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중앙정부 예산서 작성의 직접 근거는 「국가재정법」이다. 국가재정법 제27조는 정부가 예산이 온실가스 감축에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한 보고서, 즉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같은 조항은 예산서에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기대 효과, 성과 목표, 효과 분석 등을 포함하도록 정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5년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서 및 기금운용계획서 작성지침」을 공개하고 있다. 이 작성지침은 중앙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와 기금 운용 계획서를 작성할 때 적용하는 실무 기준이다.

정리하면,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은 탄소중립기본법에서 제도 원칙이 제시되고, 중앙정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예산서와 기금 운용 계획서를 작성하는 구조다. 지방정부도 탄소중립기본법상 제도 대상에 포함되지만, 지방재정법 등 관련 법률 정비가 충분하지 않아 지역별 적용 수준에는 차이가 있다.


재정 운용 전반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기여하도록


탄소중립은 예산 없이 실행되지 않는다.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 대중교통 전환, 전기버스 도입, 재생에너지 확대, 폐기물 감량, 도시숲 조성, 침수 취약지 정비는 모두 예산을 필요로 한다. 지방정부가 탄소중립을 말하면서 예산은 여전히 배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편성한다면 감축은 현실이 되기 어렵다.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는 이 간극을 확인하는 도구다. 감축 사업에는 돈이 얼마나 배정됐는지, 배출을 늘릴 수 있는 사업에는 얼마가 배정됐는지, 중립 사업으로 분류된 예산은 어떤 성격인지 보여 준다. 예산이 감축 목표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확인하게 하는 장치다.


국가 예산이 온실가스 감축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예산 편성에 반영하고, 결산 시 적절하게 집행됐는지를 평가해 환류하는 제도로 감축 효과가 높은 사업의 투자를 확대하고 사업 추진 방식의 전환을 유도해 재정 운용 전반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예산 사업을 기후 영향 기준으로 재분류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은 예산 사업을 기후 영향 기준으로 다시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사업이다. 둘째, 배출을 늘릴 수 있는 사업이다. 셋째, 감축 또는 배출 효과가 명확하지 않거나 중립적인 사업이다.


감축 사업은 다시 정량 사업과 정성 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정량 사업은 감축량을 수치로 계산할 수 있는 사업이다. 예를 들어 전기차 보급, 노후 경유차 저감,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처럼 감축량 산정이 가능한 사업이다. 정성 사업은 직접 감축량을 수치로 계산하기 어렵지만 제도 개선, 교육, 기반 구축, 계획 수립 등을 통해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이다.


배출 사업도 중요하다. 도로 확장, 대규모 개발, 에너지 다소비 시설 조성처럼 온실가스 배출을 늘릴 가능성이 있는 예산은 별도로 표시되어야 한다. 그래야 지방정부가 감축 사업과 배출 사업을 동시에 늘리는 모순을 피할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탄소중립 예산을 감축 사업 목록으로만 보면 부족하다. 배출을 늘릴 수 있는 예산까지 함께 봐야 한다. 그래야 예산이 감축으로 가는지, 배출로 가는지 판단할 수 있다.


중앙정부,국회 예산심의와 정책 검증의 대상


중앙정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와 기금 운용 계획서를 작성한다. 국가재정법은 정부가 예산이 온실가스 감축에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고, 그 안에 기대 효과와 성과 목표, 효과 분석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국회예산정책처도 매년 중앙정부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를 분석하고 있다. 2025년도 분석 보고서는 제도 의의와 추진 체계, 작성 기준과 방법, NDC 부문별 예산안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가 단순한 행정 서류가 아니라 국회 예산심의와 정책 검증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방정부의 경우, 탄소중립의 상당 부분이 지역에서 실행되지만, 지방정부의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방정부,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 의무화되어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차이가 있다. 중앙정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와 기금 운용 계획서를 작성하도록 되어 있다. 반면 지방정부는 지방재정법 등 관련 법률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아직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를 작성하는 것이 의무가 아니다.


지방정부는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자체 조례에 따라 예산서를 작성하는 지자체가 있고, 아직 작성하지 않는 지자체도 있다. 작성은 하지만 공개하지 않는 지자체도 있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지방정부가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세웠더라도 예산서가 없으면 계획과 재정이 연결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기본계획에는 감축 목표가 있지만, 예산은 기존 관성대로 편성될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는 바로 그 간극을 드러내는 장치다.


지방정부 조례 현황


전국 지방자치단체 243곳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 관련 조례를 제정한 자치단체는 63곳이다. 전체의 25.9%다. 이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도 운영’을 조례명에 직접 명시한 자치단체는 22곳으로 전체의 9.1%다. ‘탄소인지 예산제 운영’을 조례명에 명시한 자치단체는 4곳, 1.6%다. 기후위기 대응 관련 조례 안에 조문으로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도 운영을 포함한 자치단체는 37곳, 15.2%다.


조례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제도가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기후위기 대응 조례 안에 관련 조문을 둔 지자체 중 일부는 구체적 운영 방안을 별도 조례로 위임하고 있지만 실제 별도 조례를 제정하지 않은 상황도 있다. 다수 조례가 지방재정법과 지방회계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관련 법 개정이 없으면 구체적 실행 계획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한다.


광역지자체 운용 현황


2025년 기준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를 실제 운용하는 곳은 10곳으로 서울, 부산, 인천, 광주, 경기, 충북, 전북, 전남, 경남, 제주가 해당한다. 대구, 대전, 울산, 세종, 강원, 충남, 경북은 작성하지 않고 있다. 예산서를 작성하더라도 공개하지 않으면 시민과 지방의회가 검증하기 어렵다.


2025년 기준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를 작성하는 10개 광역지자체 중 서울, 전라북도, 경상남도 3곳이 공개하고 있다. 작성 지자체의 70%인 7곳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현황은 지방정부 기후 재정의 현재 위치를 보여 준다. 계획은 세워졌지만 예산 검증은 아직 충분히 제도화되지 않았다. 예산서를 작성하는 지역도 제한적이고, 공개는 더 제한적이다.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 기후 행정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의 핵심은 보고가 아니라 환류다. 감축 효과가 높은 사업의 투자를 확대하고 사업 추진 방식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제도의 목적이다. 예산이 감축에 기여하는지 분석하고, 그 결과를 다음 해 예산 편성과 집행 평가에 반영되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는 결과보고서와 연결되어야 한다.


탄소중립기본법 제24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를 모두 제도 대상으로 규정하지만, 지방정부 예산서 작성 의무를 뒷받침할 지방재정법 등 관련 법체계는 아직 충분치 않다. 탄소중립 기본계획은 목표를 말하고 결과보고서가 이행을 말한다면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서는 예산의 목표와 방향을 말한다. 세 문서가 연결되어야 지방정부의 기후 행정이 생겨나고 책임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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