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8 김사름 기자
동물권변호사단체 피엔알(PNR)은 지난 2024년 11월 18일부터 23일까지 강남 신논현역 '비타카페'에서 ‘제1회 동물법 컨퍼런스’를 기념하는 '예술작품'과 '도서전'를 개최했다. 총 13종의 '동물권' 관련 도서와 변호사들의 추천사가 전시되었으며 고상우, 정의동, 문선희, 문서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말을 할 수 없는 작은 생명들의 침묵 속 상처와 고통
문서인 작가는 동물권을 주제로 작업하는 신진 화가다. 그의 작품은 학대와 소외를 겪는 강아지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화려하거나 꾸며낸 감정 없이, 있는 그대로의 동물을 그린다. 경북대 회화과 시절 우연한 계기로 시작된 강아지 초상화 작업이 계기였다고 말한다.
강아지들은 인간과 가깝지만, 그만큼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는 문작가는 강아지의 표정과 눈빛에 집중한다
문서인의 대표작 ‘외면’은 학대로 한쪽 눈을 잃은 강아지의 사진에서 영감을 얻었다. 인간이 동물의 고통을 외면하는 상황을 담고 있다. ‘개의 잃어버린 초상화’는 번식 산업의 피해자인 강아지들을 담았다.
문서인 작가는 작품에 감정을 과도하게 부각시키지 않는다. 강아지와 눈을 맞추고, 차분히 그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마주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담담함을 유지한다.
예술이 세상을 바꾸지 못하지만, 생각의 시작점을 될 수 있어
문 작가는 예술이 동물권 문제를 논의하는 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예술이 세상을 직접 바꿀 순 없지만, 어떤 생각의 시작점이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특정한 결론이나 강한 주장을 던지기보다는, 관람객 스스로 동물의 처지를 고민하도록 유도한다.
" 현대사회의 유기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신체적 학대를 받은 실제 강아지를 모델로 하여 평면 작업에서 다시 한번 재해석한다. 조용한 침묵 속에서 구원의 손길을 바라는 유기견들을 붓으로 통해 옮겨 가면서 작가 본인의 과거 속 상처를 다시 한번 회상하게 된다. 어렸을 적, 어두운 방황 속에서 길을 잃어 깜깜한 현실만 마주하였을 때 누구든지 도움을 구하고 싶었다. 그림 속에서 출발점은 '나의 과거'에서 비롯된다. 신체적,정신적 학대 속에서 방치되었던 내가 다시 한번 목소리를 내어 많은 약한 존재들을 지켜줄 수 있는 힘이 쥐어지는 작업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강아지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면 수많은 강아지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의 감정 속, 슬픔과 공허함에 나를 대입해 그들의 울림이 더 커질 수 있도록 진심 어린 작업을 이어지게 된다." 문서인 작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DCVRC9CTSsB/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