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최중기 교수ㅣ해양생태학자ㅣ 해양생태계가 살아야 지구가 산다

최종 수정일: 3월 13일

 

황희정 기자 2024-03-05


















최중기 해양생태학자 planet03 DB



최중기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해양학을 전공했다. 1980년에서 2015년까지 인하대학교 해양학과에서 후학을 가르치며, 플랑크톤 생태학을 연구했다. 1989년 Univ. of Maryland 방문교수, 2008년 중국과학원해양소 중국해양대학 방문교수로 있었다. 현재 인하대 명예교수다. 한국해양학회 회장, 국제황해학회 회장, 한국원생생물학회 회장, 유해적조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다.저서로 『대청도』(2021), 『한강하구(공저)』(2021), 『장봉도』(2017), 『플랑크톤 생태학』(2011), 『원생생물학』(2011), 『한국의 원생생물(공저)』(2016) 가 있다.


 

해양생물은 어디서 와서, 어떻게 살아가고,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는가?


해양생물에 원래 관심이 많았다. 해양생물은 생물학적으로도, 생태학적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나는 해양생물이 바다에 어떻게 분포하고 어떤 변화를 겪는지를 다루는 해양생태학이 관심사였다. 말하자면, 해양생물이 바다에 주는 영향, 다른 편으로 바다가 해양생물에게 주는 영향을 연구한다. 바닷가에 가면 해양생물을 발견할 수 있다. 이 해양생물은 왜 그곳에 왔을까, 이 해양생물은 어떻게 살아갈까, 해양생물들 간에는 어떤 관계를 맺을지가 늘 궁금했다. 일단 제대로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전세계적으로 해양학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해양생물학을 공부하려면 기본적으로 생물학 전반을 살펴야 했다. 대학 시절 식물학과나 동물학과에서 해양생물 관련 강의가 열리면 빠짐없이 들었다. 이렇게 해서 지식을 어느 정도 쌓고 나서, 본격적으로 해양생물 공부에 들어섰다. 플랑크톤에 대해 주로 연구했다.


해양생태계의 바로미터, 플랑크톤에 집중하다


플랑크톤은 우리 눈에 안 보이는 단세포 생물부터 해파리까지, 물에 떠다니는 부유생물을 말한다. 식물성도 있고 동물성도 있다. 주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적조의 원인이다. 바다에서 플랑크톤은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 단계로, 유기물을 생산하고 먹이사슬의 위 단계로 유기물을 전달해서 어류나 바닥에 사는 생물들에게 공급한다. 플랑크톤의 양이 적절해야 해양생태계가 잘 유지될 수 있다. 너무 부족하면 먹이 공급이 안 되어 생태계가 빈약하고, 지나치게 많으면 적조현상을 일으켜 어패류가 해를 입는다. 적절한 양이 순환하며 먹이 순환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적으로 육상에서 배출되어 바다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 해양 자체의 생물지구화학적 순환도 적절해야 한다. 생물이 분해되어 무기물로 가서 영양염이 됐다가 다시 생물체에 이용되는 순환 과정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순환되어야 한다


너무 많은 유기물로 영양염류의 양이 지나치게 늘면, 이를 먹이로 삼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과하게 증가하여 적조와 같은 현상이 생긴다. 적조가 나타나면 바닷물 내 산소의 부족 등 다양한 문제가 벌어진다. 바닷물은 비교적 투명하고 빛이 잘 들어야 한다. 적조가 과하면 적조가 일종의 덮개 역할을 해서 빛이 투과되지 못한다. 바다에 들어오는 빛의 양이 적어지면, 바다 속 생물들의 생존에 영향을 끼치고, 생장을 멈추게 된다. 덮개가 가라앉아 분해가 되면서 산소를 지나치게 소모하는 문제도 있다. 이렇게 되면 바다 속에 무산소층이 형성되고, 그 밑에 사는 생물들은 대량 폐사하게 된다. 과거에 시화호에 방조제를 축조해 바닷물을 막았는데, 시화호에 적조가 대량으로 생겼고 적조가 가라앉고 썩자 산소 농도가 급격히 줄어서, 시화호에 살던 생물들이 떼로 죽어서 떠다니게 되었다. 수온이 증가하면 그러한 현상은 더 커진다. 온난화의 결과다. 우리나라는 남해안에서 적조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특히 우리나라 주변 해역은 질산염 농도가 높다. 이미 축산 폐기물로 질소 농도가 높은데, 비가 많이 오면 논이나 밭에 뿌렸던 비료까지 강을 타고 바다로 내려온다. 화학비료나 오수의 유입은 물에 인(P)이나 질소(N)와 같은 영양분을 과잉 공급하게 한다. 바다의 질소와 인의 농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상태로 햇볕을 쬐면 바다에 서식하던 식물 플랑크톤의 분열이 갑자기 빨라지고 개체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렇게 늘어난 식물 플랑크톤을 먹어 치울 동물 플랑크톤의 수가 적다면, 적조 현상은 대규모로 발생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죽은 생물은 부식되어 다시 영양분이 되어 과잉 공급되는 문제가 반복된다.


순환을 막고 해양생태계를 무너뜨리는 주범은 미세플라스틱이다


2000년대 이후로 육지에서 온 오염물질과 기후 온난화로 생태계가 심하게 변동하고 있다. 특히 육지에서 온 쓰레기의 미세플라스틱이 문제다. 미세플라스틱(유기오염물질)이 플랑크톤에 흡착하였다가 먹이연쇄를 타고 상위로 올라가면, 생태계에 이상 현상이 속출하게 된다. 미세플라스틱이 생물체로 흡수되면, 호르몬 이상, 생식률(Fertility Rate) 저하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사람에게도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우리가 생선을 먹으면 우리도 모르게 아주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수 있다. 바다의 포유류나 새들도 마찬가지다. 미세플라스틱은 이름과 같이 아주 미세해서 처리도 어렵다. 우선, 육상의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고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동안의 일회용품 사용 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다가 규제 해소 차원에서 제도를 없애는 정책은 문제가 있다. 방글라데시는 플라스틱 사용을 거의 막는다고 한다. 우리도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바다는 전체 지구 표면적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물 환경에 있어서는 바다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바다에는 육지보다 더 다양한 생물다양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바다를 지켜야 지구가 산다.


생태계의 안정은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것이다


10종의 생물들이 100개체가 있다고 해보자. 그중 91개체는 한 종으로 같고, 나머지 9개 종이 1개체씩 있는 생태계를 생각해 보자. 다른 하나로 10종의 생물이 10개체씩 사는 생태계가 있다고 하자. 어느 생태계가 안정될까. 당연히 다양한 종이 골고루 있는 쪽이 지속적이다. 한 종이 91개체가 있는 경우, 그 종이 병이 들어 다 죽으면, 그 생태계에는 결국 9개체만 남는다. 그런데 각각 1종씩 10개체가 있으면 한 종이 무너져도 90개체가 남으니, 생태계가 훨씬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생물다양성은 이래서 중요하다. 종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생태계가 안정되고, 소수 몇몇 종이 우점하는 것보다는 여러 종이 골고루 많은 게 더 안정적이다. 전세계적으로 멸종 현상이 빈번하다. 지구 온난화나 사람들의 남획 등이 원인이다. 생물들은 각자가 다 존재 이유가 있다. 생물 관점에서 보면 적조도 환경을 정화하고 빨리 순환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 생물들의 역할을 더 연구해야 한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려면 서식지 보호가 중요하다


전세계는 무분별한 개발로 서식지 파괴되고 있다. 서식지 파괴는 거기 사는 특별한 종들이 멸종에 가까워지는 일이다. 종 보호만이 아니라 서식처 보전까지 함께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해양 보호 구역을 확대하자는 게 추세다. 보호 구역을 해양의 30%까지 확대하자는 말이 나온다. 우리도 추세를 따라야 하지 않을까? 보호 구역 확대는 국제적 표준으로 성립했고, 그 나라의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생물다양성 보호에도 좋고, 보호 구역 주변의 수산 자원도 증가한다. 짧게 보면 당장 어업을 못해서 수입이 줄겠지만 길게 보면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다. 전체 생태계가 주는 혜택을 계속해서 누릴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가치가 아닌 계속해서 누릴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


생태계가 주는 혜택은 당장 눈에 보이는 재화로 가치를 환산할 수 있지만, 눈에 띄지 않아서 재화로 환산할 수 없는 경우도 흔하다. 이를 다 고려해서 평가하고 장기적으로 어떤 게 더 큰 이익인지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2021년 우리나라 서해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전제 조건은 2025년까지 인천의 갯벌, 특히 강화 남단 갯벌을 포함해 지역을 확장하라는 것이다. 강화군의 경우 정치적으로 반대 입장이다. 주민은 70%가 찬성한다. 세계자연유산 지정이 국가적, 지역적 혜택이 얼마나 큰 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생물다양성이 높아지고 서식지가 보존되면 장기적으로 지역적, 국가적, 세계적으로 이익이 된다. 이것이 현재의 세계적인 추세다. 지역 지자체들이 국제적 경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댓글 1개

1 Comment

Rated 0 out of 5 stars.
No ratings yet

Add a rating
Guest
Mar 08
Rated 5 out of 5 stars.

미세플라스탁이 무섭네요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