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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어스아워(Earth hour)

최종 수정일: 3월 27일

 

김우성 생태정치포럼 운영위원장 2024-03-26



어스아워, 전등을 끄고 생명의 빛을 켜는 한 시간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저녁 8시 30분, 우리 집 거실의 전등이 꺼졌습니다. 다른 많은 곳의 전등도 함께 꺼졌습니다. 어스아워(Earth hour)입니다.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저녁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진행하는, 어스아워는 한 시간 동안 전등을 끔으로써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미래를 만들자는 약속입니다. 2007년 호주에서 처음 시작된 어스아워는 현재 190여 국, 7000여 도시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의 자연보전 캠페인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사전 안내나 단체 대화방을 통해 미리 일정을 공유했습니다. 이제는 정부나 지자체, 공공기관에서도 구성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참여한 결과를 공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남산서울타워, 프랑스의 에펠탑, 대만의 타이베이 101,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같은 주요 랜드마크 또한 최소한의 조명을 남긴 채 전면 소등에 참여합니다. 조금씩 더 많은 사람들이 어스아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조명을 끄고 산책을 가거나 주변 사람들과 조용한 대화의 시간을 가지며 어스아워를 보냅니다. 




우리는 어스아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환경부에 따르면, 공공기관과 아파트, 주요 명소들이 단 10분만 소등에 참여하더라도 전력량 4만1189kWh(킬로와트시)가 절감되고, 20.3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3077그루의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이며, 출퇴근 시 4486대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동일한 효과입니다. 우리는 어스아워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인류는 매년 510억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스아워를 통해 줄일 수 있는 탄소는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들고, 대기 중에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어야 기후변화를 멈출 수 있습니다. 인류가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 혁신을 이룩하고, 그 기술을 인류의 삶에 적용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에 도달해야 합니다. 


행동의 변화는 의식의 전환으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전등을 끄고, 단열을 점검하고, 실내 온도를 낮추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운영하고, 일상적으로 텀블러를 사용해도 우리가 줄일 수 있는 탄소배출량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탄소배출은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 산업, 수송, 건축물 등에서 배출됩니다. 그렇다면 어스아워와 같은 개인의 노력이나 행동 변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행동의 변화는 의식의 전환을 가져옵니다. 어스아워처럼 전기를 절약하는 활동은 물론이고, 전통시장에서 채소 중심으로 장을 보거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거나, 포장재가 적은 물건을 고르는 것처럼 개인 행동의 변화가 우리의 의식을 바꾸고 소비의 방향을 정합니다. 기업들은 이런 경향에 맞춰 생산의 방향을 바꿔나가게 됩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 기후유권자가 많아지면 정치인은 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과 예산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우리의 행동은 주변으로 천천히 퍼져나갑니다. 개인의 변화가 모두의 변화로 번져갑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모방을 통해 배웁니다. 어스아워,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은 이야기가 되고, 추억이 됩니다. SNS에 기록되고 공유되며, 이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됩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어스아워에 참여할 것이고, 우리는 이런 행동들이 왜 필요한지 함께 모여 이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그 이야기 속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깊이 있는 아이디어가 피어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며, 우리는 문제 해결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기후변화 극복을 위해서는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의 한 걸음은 느리지만 결코 되돌아가지 않습니다. 다음 어스아워는 내년에 돌아오겠지만 지구를 위한 우리의 실천은 365일 계속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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