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 이번엔 ‘바람소득마을'이다
- sungmi park
- 1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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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2 박성미 총괄
‘햇빛소득마을’에 이어 이번에는 ‘바람소득마을’이다. 재생에너지 정책이 단순히 전력을 생산해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주민 소득 창출과 지역 산업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 준다. 정부가 육상 풍력 경쟁입찰을 통해 주민 참여형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갈등을 완화하고 지역과 상생하는 구조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려는 시도로 읽힌다.

기후부의 육상 풍력 관련 입찰, '전문 개발사'과 '주민 참여형' 선발
‘햇빛소득마을’에 이어 이번에는 ‘바람소득마을’이다. 재생에너지 정책이 전력 생산을 넘어 주민 소득과 산업 전략을 동시에 겨냥하는 모양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 2월 2일, 2025년 하반기 육상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결과를 확정해 사업자들에게 개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입찰은 약 230MW 규모로 공고됐으며, 총 176.28MW 규모의 4개 사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평가를 거쳐 3개 사업, 총 156.28MW가 최종 선정됐다.
선정된 사업은 72.28MW AWP영양풍력(GS E&R), 48MW 곡성천지에너지풍력(뷔나에너지), 36MW 영암삼호풍력(전남개발공사) 등이다. 20MW 대관령차항풍력은 평가 점수에서 밀려 제외됐다. 접수 용량 기준 경쟁률은 약 1.1대 1 수준이다.
이번 입찰의 특징은 ‘전문 개발사 중심 선별’과 ‘주민 참여형 모델의 본격화’로 요약된다. 평가는 2단계로 진행됐다. 1차에서는 산업·경제 효과와 주민 수용성 등 비가격 요소를, 2차에서는 입찰 가격을 반영한 계량 평가가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기후부가 사업의 안정성과 완성도를 중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선정된 GS E&R, 뷔나에너지, 전남개발공사는 모두 육상 및 해상 풍력 개발 경험을 보유한 전문 개발사다. 반면 대관령차항풍력은 전문 개발사가 운영하지 않는 사업으로, 개발 역량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입찰은 처음으로 ‘안보 점수’가 도입됐고, 지난해 12월 정부가 밝힌 국산 풍력 공급망 육성 기조가 실제 평가에 반영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육상 풍력을 단순한 발전원이 아니라, 국내 산업 기반을 키우는 전략 산업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기술 측면에서도 주목할 변화가 있다. 전남개발공사의 ‘영암삼호풍력’에는 유니슨의 4.5MW급 터빈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기존 4MW급 터빈을 개선한 모델로, 국산 터빈의 경쟁력 확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뷔나에너지의 곡성천지에너지풍력 사업에는 국내 도입 초기 단계인 6MW급 터빈이 사용된다. 산지가 많은 국내 여건상 대형 터빈 설치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던 만큼, 이번 사업은 향후 육상 풍력의 규모 확장 가능성을 시험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선정된 사업은 모두 '주민 참여형 바람소득 모델'
기자의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선정된 모든 사업이 ‘주민 참여형 바람소득 모델’로 추진된다는 점이다. 발전 수익의 일부를 지역 주민과 공유하는 구조로, 바람이라는 공공재의 혜택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풍력발전을 “전력만 생산하는 시설”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소득과 복지를 키우는 장치로 재설계하고 있다. 주민이 협동조합을 통해 사업에 참여하고, 수익을 마을 복지나 공동체 사업에 활용하는 구조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입찰 우대, 금융 지원 확대, 전력 계통 접속 우선권 제공 등 인센티브도 함께 추진된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아 온 인허가 문제가 있다. 현재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10.2GW 규모의 육상 풍력 가운데 절반인 5.1GW가 인허가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육상 풍력은 8개 부처, 22개 법령을 거쳐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통과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 주도 계획입지 발굴, 환경영향평가와 계통 접속의 초기 단계 선(先)진행 등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주민 참여형 사업에 대해서는 이격거리 규제 완화도 검토 중이다.
결국 이번 육상 풍력 입찰은 한 가지 질문으로 수렴된다. 재생에너지가 지역의 갈등 요인이 아니라, 지역의 소득이 될 수 있는가. ‘햇빛소득’에 이어 등장한 ‘바람소득’은 정부가 그 답을 제도와 시장을 통해 시험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탄소 감축, 산업 육성, 주민 소득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 이번에 선정된 156.28MW가 그 첫 시험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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