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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본격 시행(Definitive Regime)

  • 20시간 전
  • 3분 분량

2026-02-09 박성미 총괄

세계는 지금 '탄소가 돈이 되고, 탄소가 장벽이 되는 시대'의 정점에 서 있다. 2026년 1월 1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되면서 글로벌 무역의 문법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탄소 감축은 윤리적 선택이 아닌, 국가 부(富)의 유출을 막기 위한 처절한 생존 전쟁이다. 대한민국이 아시아 최초 도입국의 자존심을 지키며 글로벌 탄소 패권 경쟁에서 '룰 메이커(Rule Maker)'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아니면 거대한 장벽 앞에 무너지는 '룰 테이커(Rule Taker)'가 될지 긴박한 갈림길에 섰다.


브라질 바쿠에서 열린 COP29 회의장에서 유럽연합의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CBAM)이 개발도상국들의 불공정하고 공평한 성장 기회를 제한한다고 주장하며 선진국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활동가들. 사진  COP29 아제르바이잔 의장국(플리커 경유). 자료_COP29 debate highlights rising tensions over unilateral trade measures in climate policy
브라질 바쿠에서 열린 COP29 회의장에서 유럽연합의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CBAM)이 개발도상국들의 불공정하고 공평한 성장 기회를 제한한다고 주장하며 선진국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활동가들. 사진  COP29 아제르바이잔 의장국(플리커 경유). 자료_COP29 debate highlights rising tensions over unilateral trade measures in climate policy

2026년부터 탄소 배출량만큼 'CBAM 인증서'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 단계(Definitive Regime)에 들어섰다. 2023년 10월부터 시작된 전환 기간이 2025년 12월 31일부로 종료된 것이다. 2년여간의 '전환 기간'에는 단순히 배출량을 보고해야 했지만 이제부터는 EU로 수입되는 제품에 포함된 탄소 배출량만큼 'CBAM 인증서'를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실제 인증서 구매와 제출은 2027년 1월~5월 사이에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 산정 기준이 되는 배출량은 2026년 1월 1일 수입분부터 적용된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수소, 전기 등 6개 품목에 우선 적용


2025년 말, EU는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부 규칙을 개정했는데 연간 수입 중량이 50톤 이하인 소규모 수입업체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인증서 판매 시작일도 2026년 1월에서 2027년 2월 1일로 조정했다.


기업들이 2026년 배출량을 먼저 확정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준 조치라고 밝혔다. 우선은 탄소 배출량이 많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수소, 전기 등 6개 품목에 먼저 적용한다. 하지만 EU는 2026년 초애 유기화학물질, 플라스틱 등 대상 품목을 확대하기 위한 입법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내 탄소 가격을 정상화해야


CBAM의 핵심은 "EU 내 배출권 가격(EU-ETS)과 수출국 내 배출권 가격의 차액을 징수"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 배출권 가격은 약 1~2만 원대인 반면, EU는 10만 원을 웃돈다. 결과적으로 우리 기업이 한국 정부에 낸 2만 원은 인정받지만, 나머지 8만 원의 차액은 유럽 세관에 내야 한다. 사실상의 ‘추가 관세’다.


우려되는 지점은 이 8만 원이 한국 정부의 세수로 들어와 우리 기업의 기술 지원에 쓰이는 게 아니라, 유럽 정부의 수입으로 고스란히 넘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국부 유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내 탄소 가격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항 목

유럽 (EU-ETS)

한국 (K-ETS)

배출권 가격

약 12만 원대 (80~90€)

약 1~2만 원대

유상할당 비율

발전 부문 100% (2013년~)

발전 부문 15~50% (단계적)

시장 성숙도

금융화 완료 (파생상품 활발)

초기 금융화 단계

CBAM 대응

제도 주도국 (수입 규제)

피규제국 (수출 타격)


파리협정 6조의 타결: ‘국제 탄소 시장’의 개막


2024년 11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0년의 논의 끝에 파리협정의 핵심인 '유엔 주도의 국제 탄소 시장 운영 규칙'이 최종 승인되었다.


2026년 현재, 유엔이 직접 인증한 감축 실적을 시장에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국가 간에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서로 사고팔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은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아 국내 공장에서 탄소 1톤을 더 줄이려면 막대한 비용(예: 톤당 10만 원 이상)이 든다.


기업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감축 잠재력이 큰 국가에서 태양광 설치, 산림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 실적을 국내로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태양광 발전소를 지어 탄소를 줄였다면, 이를 'ITMO(국제 감축 실적)'로 전환해 한국의 감축 목표 달성에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 줄이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가성비)으로 국가 및 기업의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가장 저렴한 탄소배출권을 사 들이는 '글로벌 탄소 쇼핑', 탄소 역직구의 시대다.


지구적 '탄소 감축'인가, ‘탄소 제국주의’인가


파리협정 제6조 타결로 기업들에게는 당장의 이윤을 위한 배출권 구매가 경영적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자본의 논리로 남반구(Global South)의 토지와 자원을 소유하고 감축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 새로운 '기후 식민주의(Climate Colonialism)' 혹은 '탄소 제국주의'라는 비판에 귀 기울여야 한다.


실제로 규제가 허술한 개도국을 돌며 탄소 실적을 헐값에 가로채는 소위 ‘탄소 카우보이(Carbon Cowboys)’가 등장하고 있으며 국제 탄소 시장은 '기후 정의'와 멀어지고 있다.


베트남의 햇빛과 인도네시아의 숲을 자본으로 소유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혁신 기술을 그들의 땅에 심어 함께 숨 쉴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탄소배출권은 시장에서 싸게 ‘사는 것’에 집중하기 이전에, 지구 전체의 탄소 절감을 위해 ‘함께 만들어가는 지구’라는 도덕적 리더십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일까.


2026년, 우리가 진정한 ‘룰 메이커’가 된다는 것은 저렴한 배출권을 빨리 많이 확보하는 능력이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한 글로벌 감축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진정한 기후국가의 리더가 되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해외에서의 ‘탄소 역직구’가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는 있어도, 국내 산업의 체질 개선이라는 ‘본질’을 앞설 수는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해외의 햇빛을 찾아 나서는 쇼핑 리스트가 아니라, 우리 공장의 저탄소 혁신을 끌어낼 파격적인 시설 투자 지원과 유럽에 낼 추가 관세를 우리 산업의 미래 동력으로 돌려놓는 배출권 가격의 정상화이다. 밖에서 권리를 사 오는 것보다 안으로부터 변화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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