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종길의 끝장난 바다 | ④ 우리 바다 해양 생물자원을 정밀하게 파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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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3 제종길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1984년 151만 톤에서 2024년 84만 톤으로 급감했다. 오분자기, 홍합, 명태 등 과거 흔한 수산물은 외국산으로 대체되거나 사라지고 있다. 원인은 기후변화, 남획, 서식지 파괴 등이다. 해양생태계 회복을 위해 해양보호구역 확대(현재 1.8%), 블루카본 복원, 자연 기반 해법(NbS) 적용이 필요하다. 또한, 정확한 생물종 동정을 위한 분류학 인력 양성과 AI·유전자 분석 등 첨단 기술 도입이 시급하다. 한국 해역 해양생물 센서스(K-Census) 추진과 국제 협력 강화로 지속가능한 해양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제종길 박사는 건국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해양생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해양학자이다. 1984년부터 약 20년간 한국해양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했으며, 2001년 대통령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국회바다포럼’과 ‘국회기후변화포럼’을 창설했고, 2014년에는 제13대 안산시장으로 당선되어 '에너지 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를 주도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2019~2021),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2021)을 지냈으며, 현재는 (사)도시인숲 이사장과 수중환경과학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숲의 도시』(2022), 『도시재생학습』(2018), 『도시 견문록』(2014), 『도시 발칙하게 상상하라』(2014), 『환경박사 제종길이 들려주는 바다와 생태이야기』(2007), 『이야기가 있는 제주바다』(2002), 『우리바다 해양생물』(공저)이 있으며, 해양과 도시의 생태적 상상력을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분자기는 없고, 홍합 대신 뉴질랜드 담치
우리는 우리 바다가 풍요롭고 여전히 많은 생물자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우리가 수산물을 많이 소비하고, 시장이나 방송에선 언제나 넘치는 생물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메시지나 보호 캠페인이 와닿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의 두 이야기를 통해 생물자원의 실상을 알아보자. 과거에는 제주도 ‘해물뚝배기’에는 ‘오분자기’가 당연히 들어가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최근엔 여러 가지 제주 음식에 작은 고둥들을 일컫는 ‘보말’이 들어간다. 곧 흔했던 ‘보말’이 ‘오분자기’와 같은 처지에 놓일 거라는 우려가 있다.
울릉도에선 ‘따개비칼국수’가 관광객에게 인기이다 보니 경쟁적으로 여러 식당에서 이 메뉴를 올린 지 오래다. 이젠 육지 해안에서 ‘따개비(삿갓조개)’를 잡아 와야 할 상황까지 되었다. 동해안에서 ‘섭(홍합)’을 재료로 하는 음식이 인기를 끌었으나 이젠 뉴질랜드산 담치를 대신 쓰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이미 명태나 고등어는 외국산으로 대체 되었고 누구나 좋아하는 안주 재료인 ‘골뱅이’ 중에는 영국과 아일랜드 산이 상당하다. 이 두 나라에서 생산되는 거의 전량을 우리나라가 수입한다. 머지않아 그곳 골뱅이의 씨가 마를지도 모른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어디 이 몇 종뿐이겠는가? 백합과 흔하디흔했던 동죽 자원도 보기 힘들 정도로 줄었다. 조개들이 많이 나던 새만금과 시화호 주변 갯벌이 간척으로 사라지면서 조개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

어업생산량, 151만톤(1984년)에서 84만톤(2024년)으로 줄었다
지난달 초에 한 TV 방송에서 국립수산과학원 자료를 인용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생산량 변동 추이를 그래프로 보여 주었는데 1984년 151만 톤이던 것이 2024년에는 84만 톤으로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전년 대비 11.6%가 준 생산량이다. 문제는 지속해서 감소 추세라는 점이다. 그나마 양식업 생산량이 220만 톤 전후로 현상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해 극단적인 고수온에도 1.6% 정도만 감소한 것이 다행이긴 하나, 앞으로 일어날 고수온 현상에 잘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로 보인다.
수산물 자급률은 2010년 중반부터 약 73%에서 소폭 하락하고 있다. 자연산만으로 볼 때는 자급률이 약 20%에 불과하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수산자원의 감소 원인을 기후변화와 과도한 어업(남획)이라고 다들 말하고 있다. 남획은 과도한 소비와 재미로 잡는 일과도 연결되어 있어 연계성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미래를 대비한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해수면 온도 상승, 해양 열파 증가, 해수면 상승 등, 시나리오별 예측 정보로 관리해야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은 어종의 북상과 어획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수산자원 관리와 어업 활동에 중대한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순응적 관리(adaptive management)’가 필요하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양환경은 해수면 온도 상승, 해양 열파 증가, 해수면 상승 및 염분 변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가 예측된다. 해양생태계와 수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이므로, 시나리오별 예측 정보를 통해 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동해, 남해, 서해, 제주도, 울릉도와 독도 해역... 각각 독립 해양생태계로 나누어 대책 수립
답은 간단하다. 우리 바다의 생산력을 높이고, 지속이 가능한 관리 정책을 마련하면 된다. 물론 기후변화를 고려하여 국제적인 공동 대응에도 잘 협조해 나가야 한다. 우리 바다는 남다른 장점도 있다. 서해와 동해에 해저 냉수괴가 있어 해수온 상승에 저항력이 있고, 서남해안에 섬이 많아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엄청나게 다양한 서식지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 두 요인이 바다가 큰 회복력을 갖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 점을 잘 이해하여 효율적으로 관리할 때 이점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먼저, 한반도 주변 해역을 동해안, 남해, 서해, 제주도 주변 해역 그리고 울릉도와 독도 주변 해역을 나누어 생각해보고 각각이 하나의 독립된 해양생태계라고 가정해보자. 각 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위협 요인, 기후변화와 육지나 선박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 어업의 강도, 보전 역량 등을 감안하여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정책을 수립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이 절대 아니고 지금까지 잘하지도 못했다.


해법은 간단하지만, 실행은 절대 쉽지 않다
방안으로는 ‘자연 기반 해법(NbS, nature based solution)’을 적용하여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된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다. 중요 해역을 선별하고, 보호구역을 지정하여 잘 관리해서 생물자원들이 다른 해역으로 넘쳐 나가게 하면 된다. 2024년 자연산 생산량이 84만 톤이니 일차 목표를 100만 톤으로 잡고, 이 목표만 달성할 때까지 75만 톤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생태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생산량을 조금씩 늘려나가면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서해 바다 가운데 한두 곳을 큰 금어구역으로 지정하고 성과를 내면서 이해당사자에게 이해를 구해 나가는 방식이다. 간척된 곳이나 훼손된 해안, 특히 하구와 내만에 광활한 식생대를 복원하여 ‘블루카본(blue carbon)’ 생태계로 만드는 것도 함께해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 당연히 그 이전에 정밀한 조사를 통해 앞에서 열거한 다섯 해역의 생태계 구조와 기능을 잘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해법은 간단하지만, 실행은 절대 쉽지 않다. 다른 왕도는 없다.
회복력과 복원력 강화가 핵심 전략
즉, 해역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일이 먼저이다. 그리고 조치를 잘하면 해양생태계가 살아나고 회복력(resilience)과 복원력(restoration capacity)이 자연스럽게 강화되기 때문이다. 해양생태계를 살려 기후변화에 대한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자연 기반 해법’이 해양에선 ‘블루솔루션(blue solution)’이다.
건강한 해양생태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완화(mitigation)하고,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며 잘 적응(adaptation)하며, 탄소 흡수, 홍수와 폭풍 피해를 완충하는 등 다층적인 혜택을 인류에게 제공한다. 생물다양성이 높은 생태계일수록 ‘블루카본’을 흡수·저장하여 기후변화의 충격에 대한 대응력이 상승한다. 생태계 구조가 붕괴하였을 때나 갑작스러운 환경재앙이 닥쳤을 시 빠르게 회복되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은 기후변화를 비롯한 해양생태계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모든 교란 요인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 된다.
우리 바다 해양생물 종은 1만5600여 종
그러니 우리 바다에는 해양생물이 얼마나 많이 사는지 그리고 어떤 곳이 중요한 서식지인지 알면 좋다. 해답을 찾으려고 여러 기관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해양생명자원 통합정보시스템(MBRIS)’에 따르면 2023년 현재까지 기록된 종 수는 모두 1만5600여 종이며, 어류와 포유류 등 척추동물이 약 1500여 종, 해양무척추동물 6100여 종 그리고 해양식물이 1100여 종이다. 그 밖의 종들은 단세포 해양 원생동물과 해양 미생물이 3000여 종으로 나타나 있다.
이웃 일본은 해양 단세포 원생생물과 미생물을 제외한 종 수가 약 3만3000여 종이고, 이 종 수는 전 세계 해양생물의 약 14.6%라 하였다(‘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 JAMSTEC’ 자료 인용). 한국의 종 수를 이 기준에 맞추면 약 9000여 종이 되므로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3배 이상 많다. 해양무척추동물만으로 보면 6개 대형 동물군인 ‘문(phylum)’에 속하는 종만으로도 2만2700여 종이니, 우리나라의 약 4배가 된다.
일본은 긴 국토에 아열대에서부터 아한대까지 지리적으로 다양한 요소를 가지고 있어 어쩌면 당연한 차이다. 하지만, 연구 강도와 질의 따른 차이도 살펴봐야 한다. 이때 종을 확인하는 방식이 매우 중요한데 아마추어와 준전문가들이 일차 동정이 쉬워야 하는데 우린 그렇지 못하다. 이 부분이 잘 해결되지 않으면 생태나 자원 조사 더 나아가 생태계 모델 연구나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변화 추적에 한계가 발생한다.
포장마차 담치가 우리 참담치인지, 지중해담치인지? 종 구분이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친근한 조개류 중에 ‘홍합과’에 속하는 종들이 있는데 크기가 크고 해안에서 쉽게 대할 수 있는 종인데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고 있어 혼선이 빚어지기도 한다. ‘홍합(Mytilus coruscus)’은 한반도 연안에 서식하는데 동해의 것과 서해의 것을 구분할 수 있는지? 우리가 포장마차에서 흔히 조개탕으로 먹는 담치가 ‘지중해담치(M. galloprovicialis)’뿐인지 아니면 ‘진주담치(M.edulis)’도 있는지? 또 두 종이 같은 종의 아종 관계인지? “유럽 지중해산 외래종으로 알려진 ‘지중해담치’가 우리 바다에 들어와 뛰어난 번식력과 적응력으로 토종 홍합류인 ‘참담치(Mytilus trossulus)’를 밀어내고 우점종이 되었다.”라는 기록이 있는데 과연 참담치는 존재했는지, 그랬다면 그 생김새는 어떤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세 종류의 홍합류가 기재되어 있는데 어떤 종들인지? 제종길 등(1990)은 ‘홍합속(Mytilus) 세 종의 형태 특성과 분포’ 연구에서 동해 바위 해안에 서식하는 홍합류를 주목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유는 따뜻한 온대 해역에서 온 ‘지중해담치’의 북상을 관찰할 필요성을 내다보았기 때문이다. 이 종이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을 비롯한 세계 여러 곳에 침범하여 분포를 넓히는 현상을 알아서다.

해양생물 동정을 정리할, 분류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홍합과 같이 큰 종의 동정에도 오류가 일어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크기가 무척 작은 무척추동물 동정에 필요한 꼼꼼하게 정리된 문헌이 필요하다. 물론 해조류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동정이 정확하지 않다면 생태계 분석이나 모델링 결과 의미가 축소되거나 무의미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할 수 있는 이용에 필요한 종의 정확한 동정, 명명, 분류, 목록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을 ‘분류학적 장애(taxonomic impediment)’라고 한다.
생물다양성협약에서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 분류학자 양성을 회원국에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일부 나라에서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시민과학자들에게 동정 교육을 하고 있다. 물론 한국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 협력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나 아직 개발도상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서천에 있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나 인천의 국립생물자원관에 여러 명의 분류학자가 있지만 절대 부족이다. 해양생물 분류학 연구 역사가 극히 짧은데도 대학에서는 일찌감치 분류학자 양성을 포기하였다. 그러므로 해양생물 분류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한 과제다.
해양 생물다양성을 알려는 국제 협력 체계들
전체 해양에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을 알아내려는 노력이 국제적인 협력 체계를 통하여 경주하고 있다. 2025년 현재 ‘세계 해양생물종 등록소(WoRMs, World Register of Marine Species)’에 인정된 해양생물 종 수는 약 24만7000여 종이고, 분류명이 정리된 해양생물의 이름은 약 51만4000여 종이나, 이미지까지 등록된 종 수는 약 5만2400여 종이다. 매년 2000여 종이 검토되고 등록된다.
국제적으로 한국도 참여하는 해양생물 다양성을 공동 연구하는 대표 기구와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다. ‘해양 생물다양성 정보시스템(OBIS, Ocean Biodiversity Information System)’은 IOC-UNESCO가 주관하고 해양생물의 분포 정보를 전 세계적으로 공유하며 2025년 현재 약 1만2000종의 생물 정보를 갖고 있다. 전 세계 20개 이상의 OBIS 지부(node)가 56개 국 500개 기관을 연결한다. 이 노드들은 박테리아에서 고래까지, 표층에서 1만900m 수심까지, 열대에서 극지방까지 약 12만 종의 해양생물에 대한 4500만 건 이상의 관측 데이터를 제공한다. 데이터 세트는 통합되어 있어 종명, 상위 분류 단계, 지리적 영역, 수심, 시간 및 환경 변수별로 모든 데이터를 원활하게 검색하고 지도에 표시할 수 있다. OBIS는 해양생물 센서스(2000∼2010)에서 시작되었으며, 2009년 IOC-UNESCO의 ‘국제 해양 데이터 및 정보(IODE)’ 프로그램의 프로젝트로 채택되었다.
‘해양생물센서스(CofML, Census of Marine Life)’는 전 세계 80여 국의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2700여 명의 과학자들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해양에서 한 최초의 총괄적인 조사이다. 이 조사에서 1200종의 신종을 찾아냈으며 위 정보시스템의 기반이 되었다.
‘글로벌 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MBON, Marine Biodiversity Observation Network)는 해양생태계 변화를 감지하고, 종 모니터링과 해양보호구역(MPA) 성과를 측정한다. 기술 요소로는 위성 관측, 현장 샘플링, 유전자 분석(eDNA) 등을 융합하여 평가한다. 이 밖에도 여러 기구와 프로그램이 있다.


유전자 분석, AI 기반 동정 기법과 영상 분석 등 첨단 과학과 기술적 접근 필요
생물자원의 정밀 파악은 단순한 생물종 목록 작성을 넘어, 생물의 공간·시간적 분포, 유전적 다양성, 생태계 기능, 기후 영향과의 상호작용까지 포괄하는 고도화된 과학·기술적 접근이 필요하므로 위에서 언급된 첨단 기술이 유용하다. 유전자 분석 기술 등 첨단 기법이 국내에 도입되고 있다. AI 기반 동정 기법도 주목받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실용화될 것으로 본다. 자동화 수중 센서와 연계한 AI 영상 분석은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과 자율무인잠수정(AUV) 등을 통해 해저 생물군집이나 서식지 상태를 촬영한 후 AI 기반 객체 인식 분석으로 자동 종 판별과 군집 구조 분석도 하게 될 것이다.
해양보호구역에 대한 이해 부족과 관리 미비
앞에서 언급한 ‘해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해양보호구역이었다.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인 까닭이다. 2025년 기준, 우리나라의 해양보호구역은 모두 39개소에 총 3124.7㎢로 전체 해역의 약 1.8%에 불과하다. 2010년 생물다양성협약에서 권고한 ‘아이치 타켓(Aichi Target)’에서는 2020년까지 해역의 10% 지정에도 훨씬 못 미친 것으로 선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해양수산부는 2025년에 제주 관탈도 주변(약 1,000㎢)과 격렬비열도 주변(약 1,600㎢)을 대형 해양보호구역으로 신규 지정하고,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위한 '해양보호구역법(가칭)'을 같은 해에 제정할 계획이다. 이런 계획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서 제안한 2030년까지 목표는 해역의 30% 지정인데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현재까지 지정된 해양보호구역에 대한 이해 부족과 관리 미비로 기대했던 생태계 개선과 회복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다.

섬의 바위 해안, 기수역, 연안 식생대가 해양생태계를 지탱하는 주요 자원
한반도의 해양생태계를 지탱할 주요 자원은 섬의 바위 해안과 기수역, 그리고 연안 식생대라 할 수 있다. 한국은 총 3418개의 섬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유인도는 464개, 무인도는 2954개이다. 섬들은 주로 서해안과 남해안에 집중되어 있다. 전라남도가 2014개 (유인도 271개, 무인도 1743개)로 가장 많고, 경상남도가 552개이며, 충청남도 220개, 경기도 198개 순이다. 도서지방의 생물다양성과 ‘블루카본’ 식생대를 파악해야 할 필요성은 앞의 연재에서 강조하였다. 특히 외딴섬의 바위 해안의 해조류 숲은 상대적으로 덜 훼손된 생태계여서 기후변화 대응에도 필요하니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
또 하구 등 기수역의 보전 상태와 복원 가능성도 진단해야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갈대밭이나 잘피밭, 염습지와 같은 식생대는 ‘블루카본’을 흡수·저장력이 육상의 숲보다 몇 배 뛰어나 기후변화 완화와 대응 차원에서도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생태계다. 국내에서는 대형 강의 하구가 대부분 막혀 있는 상태여서 생태와 환경 측면에서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해역 해양생물 센서스’ 전략팀을 해양수산부 산하로
결론적으로 ‘블루솔루션’으로 해결해야 할 일은 태산인데, 기본 정보와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해양보호구역 등에서 생물자원 관리도 미흡한 상태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리 바다의 해양생물다양성과 서식지를 체계적이고 정밀하게 파악하는 임무를 가진 ‘한국 해역 해양생물 센서스(K-Census for Marine Life)’ 전략팀을 해양수산부 산하에 결성하고, 장기 계획을 수립하되 국내 관계 기관의 임무와 역량을 파악하여 공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제시하신방식대로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나갈 수 있다면 좋겠네요
진심으로 응원합니댜!!!!!
미래세대를 위한 정부차원에서의 전방위적 블루솔루션의 적립과 확립의 중요성을 배우게됩니다.
글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도 이젠 바다의 산업 경제성에만 집중하던 시대가 지나고, 해양 보호 정책을 통한 지속가능한 해양 자원의 개발 시대가 왔음을 체감합니다.
결국 바다에 대한 청책을 어떻게 하느냐가 식량안보랑 기후변화 대처에 큰 영향을 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