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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북ㅣ미국의 빅테크 기업들, AGI라는 바벨탑을 쌓다

2025-09-19 박옥균 객원기자

구글과 오픈AI, 두 거인의 대결을 다룬 책 『패권』은 AI 기술이 가져올 경제, 사회, 문화적 변화를 분석하며, 패권이 누구에게 돌아갈지를 다룬다. 샘 올트만의 ‘인류 종말’ 경고는 폭발적인 마케팅 효과를 누렸고 ‘효과적 이타주의’ 뒤에 숨어 막대한 이윤을 챙겼다. AI가 인간을 뛰어넘는다는 오만은 신에 도전했던 ‘바벨탑’을 떠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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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균 리더스가이드 대표

독자의 길라잡이라는 뜻의 리더스가이드를 운영하며, 이곳에서 책을 만들고, 소개하고, 파는 일을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물리교육과에서 ‘과학’과 ‘교육’을 공부했다. 중학교에서 3년 동안 과학을 가르쳤고, PC 통신 ‘하이텔’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2002년부터 ‘리더스가이드’를 창립해 도서 정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빅데이터 관련 기술을 공부하면서 도서 7만여 종에 대해 빅데이터 작업을 진행했다. 빅데이터 관련 특허 두 건(‘도서 관리 시스템 및 도서 관리 방법’, ‘집단 지능을 이용한 상품 검증 방법’)을 등록했고, 데이터 교육과 관련한 자문과 최신 흐름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이전에 쓴 책으로는 『수학은 스토리다』(2023),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데이터 이야기』(2022)가 있다.

블로그 리더스가이드 / 홈페이지 www.readersguide.co.kr / 서점 알지책방


허세로 부푼 '죽', AI 열풍의 허와 실


한국의 속담에 자주 등장하는 '죽'처럼, 지금 세계의 AI 시장 역시 한껏 부풀어 오른 모습이다. 이 거품이 터져 순식간에 가라앉을지, 아니면 더 크게 팽창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실체에 비해 과도하게 커졌다는 우려는 이미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목소리는 거대한 마케팅과 끊임없는 이슈몰이 속에서 쉽게 묻히곤 한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은 바로 오픈AI의 샘 올트먼이다. 그는 챗GPT 출시 이후 전 세계 리더들을 만나며 연일 화제를 만들고,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AI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탁월한 이야기꾼인 올트먼은 자신의 기술에 대한 공포와 경외심, 그리고 '셀프 디스'를 교묘하게 섞으며 마치 마술사처럼 대중을 현혹하고 있다.


'트랜스포머'를 놓친 구글과 '파괴적 혁신가' 올트먼


AI 사업 이전 벤처 투자자였던 올트먼은 구글이 개발하고도 검색 광고 시장 잠식을 우려해 사장시켰던 '트랜스포머' 기술을 활용해 오픈AI를 성공시켰다. 구글 역시 딥마인드라는 뛰어난 AI 팀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 회사의 대표인 데미스 허사비스는 AI를 활용한 3차원 단백질 구조 예측으로 2024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은 언어 AI 분야에서 오픈AI에게 선수를 빼앗겼고, 뒤늦게 AI 팀을 통합하고 허사비스에게 전권을 주며 재미나이를 내놓기에 이른다.


파미 올슨 지음, 이수경 옮김, 『패권』, 문학동네, 2025.06
파미 올슨 지음, 이수경 옮김, 『패권』, 문학동네, 2025.06

두 거인의 대결을 다룬 책 『패권』은 AI 기술이 가져올 경제, 사회, 문화적 변화를 심층 분석하며, AI 시대의 패권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 책은 올트먼의 모순적인 화법이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라는 양극단의 이미지를 동시에 만들어 냈다고 지적한다. 그는 AGI(범용 인공지능) 시대가 곧 온다고 장담하면서도, 자신의 기술이 불완전하니 규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픈AI 5.0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선 경험을 했다"고 말하면서도, "AI로 인해 인류가 멸망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반복하는 것이다.

     

'환상'과 '엄살'로 이룬 성공, 그리고 그 이면


올트먼의 '인류 종말' 경고는 역설적으로 AI 산업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투자를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사람들은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면 비즈니스에도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고, 너도나도 AI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오픈AI는 이미 2025년 연 매출이 200억 달러(약 27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2023년 한 해 동안 12조 원에 가까운 비용을 썼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다. 올트먼의 '환상'과 '엄살'은 제대로 된 마케팅 효과를 누린 셈이다.


하지만 AI가 정말 인간을 뛰어넘는 AGI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챗GPT에서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발생하는 비율은 여전히 높고, 실제 존재하지 않는 판례를 만들어 내는 등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언어 AI는 확률적 문장 구조라는 근본적인 한계 때문에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다.


'효과적 이타주의' 뒤에 숨은 빅테크의 속셈


올트먼은 위험성이 있지만 AI가 그 해결책도 제시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얻은 수익은 나중에 나누겠다고 말한다. 소위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내세우는 '효과적 이타주의'이다. 하지만 '효과적 이타주의자'로 유명했던 샘 뱅크먼프리드가 고객의 돈을 횡령하고 수십 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례에서 보듯, 이 달콤한 말은 때론 허울 좋은 변명에 불과할 때가 많다.


'인류의 공영'을 이야기하며 비영리, 오픈 소스를 표방했던 오픈AI는 이제 거대 빅테크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듯하다. 수백억 달러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솔루션으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고 있으며, 구글 역시 숨겨둔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AI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모두의 '언어'가 필요한 바벨탑


언어 AI의 핵심은 엔비디아의 칩, 언어 처리 알고리즘, 그리고 데이터이다. 앞의 두 가지는 투자의 대상이 되지만, 데이터는 누구의 것인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한다. 언어 AI 업체 중 하나인 앤트로픽이 작가들과 저작권 합의를 진행하고, 뉴욕타임스 같은 언론사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법원도 '공정 이용'이라는 명목으로 소수의 빅테크들이 막대한 부를 쌓고 수많은 이들을 실직자로 만드는 현실에 계속해서 면죄부를 줄 수는 없을 것이다.


올트먼이 말하는 AGI는 성경 속 '바벨탑'의 특징을 닮았다. 인간을 뛰어넘는다는 오만함은 신에게 도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바벨탑'이 무너진 이유가 서로 다른 언어 때문이었다는 성경 구절은 한 언어에 내재된 위험성을 경고한다. 인터넷에 올라 있는 방대한 데이터는 단순히 덩치만 큰 묶음이 아니다. 각자의 저작권을 가진 개별적인 언어(규칙)가 필요한 것이다. AGI라는 '바벨탑'을 쌓는 빅테크 기업들은 과연 이 바벨탑의 교훈을 잊지 않고 있을까?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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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kim
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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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와 챗지피티, 누가 승자가 될 지 궁금해지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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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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