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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기후행동

최종 수정일: 5월 24일

 

이유경 기자 2024-05-16


기후 위기는 세계적이고, 국가적이며, 전 지구에 걸친 총체적이고 거대한 난제라고 한다.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 생길 것이라는 공포감도 존재한다. 그러나 각자 발 딛고 서 있는 곳에서, 각자의 직업 속에서,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 기후 위기를 극복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기후 위기의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실천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있어 절망은 희망이 될 것이고,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조금 덜 미안할 수 있을 지 모른다. 이번 주는 기후 위기의 시대, 3인의 선택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이용철 교사: 서울에서 30년 넘게 생물교과 중등교사로 근무하였다. 현재는 전교조의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회의(이하 기후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planet03 DB
이용철 전교조 기후정의위원장. 서울에서 30년 넘게 생물교과 중등교사로 일했다. 현재 전교조 기후정의위원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planet03 DB

교육민주화선언, 교사가 되다


85학번으로 대학에 들어가 연구원이나 교수가 되기를 꿈꿨다. 그러던 중 1987년, 민중항쟁이 일어났다. 당시 대학교 3학년으로 학생회 활동을 하고 있었다. 후배들의 손을 잡고 항쟁에 나섰고 호헌 철폐까지도 이루어냈다. 당연히 민주정부가 들어설 줄 알았으나 단일화 결렬로 전두환 정권의 핵심이었던 노태우가 당선되었고 대학원 진학을 포기했다. 마침 교육민주화선언이 있었다. 교사가 되어 운동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했다. 원래는 1989년에 임용이 되었어야 했다. 그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의 선배들이 교단에서 쫓겨나기 시작했다. ‘우리를 내쫓고 너희를 임용해서 채우겠다는데, 가만히 있으면 되겠느냐.’라는 선배들의 말에 집회에 나갔다. 선생님들을 지키겠다고 학생들도 집회를 열고, 징계를 받고, 그러다가 결국 1992년에나 교단에 섰다. 처음 전교조에 들어가서 풍물 모임에서 활동했다. 그러던 중 친구였던 정진영 선생이 환경교육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전국교사모임'(이하 환생교)에 참여하게 되었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로


우스개 소리로 '환생교'의 대표를 교주라고 부르곤 한다. 친구인 정진영 선생은 환생교의 얼굴처럼 활동했던 사람이다. 사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환경 교육을 하는 것에 대해 내세울 게 없어 '환생교' 활동을 주저했다. 그냥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아서 두루두루 어울리다 보니 어느새 교주가 되어 있었다. 이후 선생님들은 점점 가속화되는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면서 전교조가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상설위원회로 '기후정의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전교조 회관을 지을 때도 옥상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고, 빗물 저장고를 만들고, 종이컵과 같은 일회용품 사용을 멈추는 친환경적 운영을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기후 위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하여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원래는 지금 가장 기온이 온화하고 푸르른 날이 계속 되어야 한다. 그래서 5월에 행사도 많다. 그런데 당장 요즘만 봐도 그렇지 못하다. 더웠다가 쌀쌀했다가 기온이 들쭉날쭉하고 장마처럼 비가 며칠씩 내리기도 한다. 여름의 홍수도 심해졌다. 수도권에서 홍수로 고생할 때, 전라남도에서는 저수지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가뭄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잘 느끼지 못한다. 학교와 집을 오가며 뉴스로만 기후 변화를 접할 뿐, 마치 남의 일처럼 기후 위기를 접한다. 몇몇 사람들은 ‘어른들이 걱정해야 할 일을 아이들에게 넘길 필요가 없다.’라고 말한다. 당연히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진 않다. 그러면, 학생들은 어른들의 보호 속에서 환경 위기를 간접적으로만 알 뿐이다. 조금만 덥고, 조금만 추워도 빵빵한 냉난방을 요구하는 모습이 현실이다.


아이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환경 교육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생태 체험을 강조하자는 쪽과 ‘일회용품 안 쓰기’ 등 운동적 교육을 강조하자는 쪽이 있다. 둘 다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기후 위기를 실감하기 위해서는 전자의 교육이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환생교에서는 20년 넘게 제자와 자녀들을 데리고 '새만금 걷기' 교육을 하고 있다. 새만금을 걸어 본 학생들은 자라서도 과거의 새만금을 기억한다. 이들은 갯벌이 사라지고 방조제와 십자(十)도로가 생긴 지금의 새만금을 보며 안타까움과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느낄 것이다. 이처럼 아이들을 꾸준히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야 한다. 좋은 것을 보여줌으로써 시시각각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은 이전의 상태를 모르기 때문에 지금이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았음을, 그리고 앞으로 더 망가질 수 있음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움직이면, 교사들도 변한다


이론가들은 갈등 끝에 '생태전환교육'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기후행동 365'를 조직해 교사, 학생, 보호자가 함께하는 캠페인을 진행하지만, 많은 교사들은 여전히 의무로 환경 교육을 행하고 있다. 교육청에서 환경 교육을 하라고 공문을 내리는, 상명 하달의 시스템으로 인해 자발적 실천이 미미하다. '탄소중립 학교'도 사실상 모범 사례가 없다. 다수의 사람이 작은 공간에 모이는 학교라는 공간의 특성상 탄소중립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서울시에서 학교 옥상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려고 노력했으나, 시행된 학교는 많지 않다. 광주의 사립학교에서 채식 선택 급식제가 이루어지는 성과가 있었지만 공립 학교에서는 아직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변화가 계속해서 나타나리라 믿는다. 최근 학생들이 헌법재판소에 기후소송을 걸었다. 아이들이 움직이면, 교사들도 변화하고 실천할 수밖에 없다.


작은 실천을 귀찮아하지 말았으면


부디 생활 속 작은 실천을 귀찮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환경과 기후 위기를 말할 때, 꼭 논점을 흐리는 사람들이 있다. 무언가의 실천을 주장하면 그거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며 기업과 국가 등의 거대 담론을 끌고 온다. 맞는 말이다.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집단의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보다 모두가 채식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그러나 말은 누가 하는가에 따라 공허할 수도, 힘을 가질 수도 있다. 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조차 하지 않으면서 주장만 하는 일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라도 작은 것부터 실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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