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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에너지 | 외면받던 수소, 핵심 에너지로 부상 중

최종 수정일: 5일 전

2025-11-12 김복연 기자

수소 에너지는 친환경성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그린수소의 높은 생산 단가로 인한 경제성 부족, 극저온 액화 및 운송의 기술적 난제, 그리고 '수소폭탄' 연상에서 비롯된 대중의 공포와 NIMBY 현상이라는 3대 장벽에 막혀 주류 에너지로 부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재생에너지 단가 하락과 액화 운송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고, 각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이 더해지면서, 수소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산업 탈탄소화를 이끌 현실적인 핵심 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수소. 사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친환경에너지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수소. 사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친환경 에너지의 미래로 불리며 전 세계 에너지 지형을 뒤흔들 핵심 동력으로 급부상한 수소. 하지만 수소는 수십 년간 화학 산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며 '잠재력 있는 에너지'라는 수식어에 머물러야 했다. 과연 무엇이 이 청정 에너지의 상업적 확산을 가로막았던 것일까? 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를 넘어, 경제성, 물성(物性)의 난제, 그리고 사회적 인식의 복합적인 장벽이 있었다.


'그린수소'의 높은 생산 단가와 딜레마


그린수소. 사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그린수소. 사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수소 에너지가 주류 에너지 시장에서 외면 받은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압도적으로 높은 생산 비용이었다. 특히 진정한 의미의 청정 수소인 '그린수소(Green Hydrogen)'의 경제성이 확보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컸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수전해)하여 생산된다. 과거에는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 자체가 전통 화석연료 대비 현저히 높았으며, 이 비싼 전기를 원료로 사용하는 수소의 가격은 당연히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더해, 수소를 생산하는 핵심 기술인 수전해 설비의 기술 성숙도가 낮고 가격이 높아 생산 원가를 더욱 끌어올렸다.


반면 당장 생산 단가가 저렴한 '그레이수소(Grey Hydrogen)'는 천연가스를 고온으로 개질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한다. 이는 곧 수소를 사용하는 목적, 즉 '탄소중립 달성'과 모순되는 결과를 낳는다. 결과적으로 수소는 "비싸서 쓸 수 없는 청정 수소”와 "친환경적이지 못한 저가 수소"라는 딜레마에 갇혀 상용화에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수소의 '물성적 한계'와 인프라 구축의 부담


다양한 기술적 문제 극복이 필요한 수소. 사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다양한 기술적 문제 극복이 필요한 수소. 사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수소는 지구 상에서 가장 가볍고 작은 원소라는 '물리적 특성' 때문에 저장과 운송이 매우 까다롭고 고비용이 발생하는 기술적 난관에 부딪혔다. 수소는 부피 대비 에너지 밀도가 매우 낮다. 이를 극복하고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수준의 에너지를 저장하려면 700bar(바, 압력의 국제 표준 단위로 1바는 1기압에 해당) 이상의 초고압으로 압축하거나, 수소의 끓는점인 영하 253°C(정확히 -252.87°C)까지 온도를 낮춰 액화해야 한다. 이러한 고압 압축이나 극저온 액화 과정은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며, 이를 위한 특수 장비와 설비 구축에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했다.


또 다른 난관으로는 수소 취성(Hydrogen Embrittlement) 문제가 있다. 수소 분자는 워낙 작아 금속 내부로 침투하여 금속 결합을 약화시키고 파이프나 저장 탱크를 부식시키거나 파괴하는 수소 취성 현상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기존의 인프라(천연가스 배관 등)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으며, 수소에 강한 탄소 복합 소재나 특수 합금을 사용해야 했고, 이는 인프라 구축 비용을 더욱 높이는 요인이었다.


이러한 기술적 난제와 비용 부담으로 인해 수소의 생산지부터 최종 소비처까지 연결하는 대규모 파이프라인, 액화 운송선, 수소 충전소 네트워크 등 필수 인프라 구축이 매우 더딜 수밖에 없었다. 인프라가 없으니 수요가 발생하기 어렵고, 수요가 없으니 인프라 투자가 지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안전성 오해'와 불확실한 국가 전략

'차르 봄바(Tsar Bomba)'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가진 핵무기로, 수소 폭탄의 파괴력을 상징하며 대중에게 '수소'에 대한 극도의 공포를 심어 준 대표적인 사례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일본에 투하한 원자폭탄 '리틀 보이(Little Boy)에 비해 파괴력이 3300배에 달한다. 사진 자유유럽방송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차르 봄바(Tsar Bomba)'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가진 핵무기로, 수소 폭탄의 파괴력을 상징하며 대중에게 '수소'에 대한 극도의 공포를 심어 준 대표적인 사례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일본에 투하한 원자폭탄 '리틀 보이(Little Boy)에 비해 파괴력이 3300배에 달한다. 사진 자유유럽방송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수소는 오랜 기간 대중의 오해와 정책적 지원의 불확실성이라는 사회적 장벽에 부딪히기도 했다. 일반 대중에게 수소는 여전히 '수소폭탄'이라는 위험한 이미지로 남아있었다. 수소는 가벼워 누출 시 빠르게 확산되어 폭발 위험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 오해는 수소 저장 시설이나 충전소 건설 시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NIMBY)를 초래했다. 이는 곧 인프라 구축 속도를 더욱 늦추는 결과를 낳았다.


게다가 수소 경제는 국가 차원의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과거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자주 바뀌거나, 산업 육성 정책과 인프라 구축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 간의 협력이 미흡하여 '컨트롤 타워 부재'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대규모, 장기 투자를 결정하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산업 생태계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잠재적 미래'에서 '현실적 대안'으로의 도약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Net-Zero) 선언은 수소 에너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 인프라로 격상시켰다. 과거 수소 상용화를 가로막았던 경제성, 기술력, 정책 및 인식의 문제는 이제 글로벌 차원의 대규모 투자와 혁신을 통해 극복되고 있다. 핵심은 그린수소의 생산 단가 하락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급격히 낮아지고, 수전해 설비 기술이 고도화되고 대형화되면서 그린수소의 생산 원가가 획기적으로 절감되고 있다. 동시에 수소의 저장 및 운송 난제 역시 극저온 액화수소 기술과 암모니아(NH3, 질소 원자 1개와 수소 원자 3개로 구성된 화합물로 액체 수소 대비 암모니아는 부피당 더 많은 수소를 저장할 수 있어 운송 효율성이 뛰어남) 등 수소 운반체 기술 개발을 통해 효율적으로 해결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은 국가 수소 경제 로드맵과 청정 수소 인증제를 도입하여 산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안전성 표준을 강화함으로써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노력 덕분에 수소는 산업 부문의 탈탄소화와 재생에너지 간헐성 보완이라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현실적인 대안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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